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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당 김밥집 199명 덮친 ‘그놈’…여름엔 ‘식칼쓰는 법’ 다르다[뉴스원샷]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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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스더 복지팀장의 픽: 여름철 식중독

[사진 pxhe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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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성남시 분당구에 있는 유명 프랜차이즈 김밥집 지점 2곳에서 집단 식중독이 발생했습니다. 성남시에 따르면 지난달 29일부터 5일까지 김밥집 두곳에서 음식을 사 먹은 고객 199명이 복통, 고열, 설사 등 식중독 증상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경인지방식품의약품안전청이 식중독 환자에 대해 검사한 결과 살모넬라균이 검출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문제의 기간 두곳에서 팔린 김밥이 4200줄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피해 규모가 더 커질 우려도 제기됩니다. 전문가들은 식중독 발생에 가장 중요한건 기온이라고 말합니다. 당분간 높은 습도와 무더운 날씨가 이어질 전망입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와 전문가 조언을 토대로 어떻게 해야 집단 식중독을 피할 수 있을지 정리해봤습니다.

여름은 세균성 식중독의 계절이라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기온과 습도가 높아 세균 증식이 활발해집니다. 식중독의 원인균은 다양한데, 세균성으로는 살모넬라(장티푸스, 파라티푸스), 황색포도알균, 장염비브리오, 콜레라, 병원성 대장균, 이질, 캠필로박터, 열시니아, 클로스트리디움이 있습니다. 바이러스는 노로바이러스, 로타바이러스, 장관아데노바이러스 등이 있습니다. 세균성 식중독은 여름, 바이러스 식중독은 겨울에 주로 발생합니다. 최근 5년간 병원성대장균 식중독의 발생 현황을 보면, 총 195건 8881명의 환자 중 여름철(6~8월)에만 114건(58%) 6,357명(72%)의 환자가 발생했습니다.

병원성대장균에 의한 식중독은 일반적으로 오염된 채소를 제대로 세척하지 않고 생으로 섭취하거나 쇠고기 등 동물성 식재료를 충분히 가열하지 않았을 때 발생할 수 있습니다. 동물의 분변에 오염된 물, 오염된 용수로 세척한 식품, 도축과정에서 오염된 육류를 통해 감염될 수 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특히 분변, 축산폐수 등에 오염된 지하수, 강물 등을 정수하지 않고 농업용수로 사용해 채소를 재배하면 채소가 병원성대장균에 오염될 수 있습니다.

묽은 설사, 복통, 구토, 피로, 탈수 등의 증상이 나타나며, 병원성대장균의 한 종류인 장출혈성대장균 O157:H7의 경우 출혈성 대장염(피가 섞인 설사), 용혈성 요독증후군(HUS) 등 더 심한 증상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육류ㆍ가금류ㆍ달걀 및 수산물은 칼과 도마를 구분해 사용하고, 구분 사용이 어려운 경우는 그대로 먹는 식품 〉 채소 〉 육류 〉 수산물 〉 가금육(닭, 오리) 순서로 사용하고 각 재료가 서로 닿지 않도록 주의해야 합니다. 오염되지 않은 식재료까지 교차오염 될 수 있어서입니다.

육류를 조리할 때는 충분히 가열하고 특히 햄버거 패티 같은 다짐육은 속까지 완전히 익혀야 합니다. 조리한 음식은 가능한 2시간 내 빨리 먹어야 합니다. 가열 후 바로 먹을 수 없는 경우는 식혀서 바로 냉장보관하는 것이 좋습니다. 채소류는 세척과정에서 미세한 흠집이 생겨 세척 전보다 식중독균이 서식하기 더 쉬운 조건이 됩니다. 따라서 세척 후에는 바로 섭취하거나 냉장 보관해야 합니다.

대량으로 음식을 조리하는 식당이나 급식소에서는 식재료의 세척, 보관, 조리에 각별히 주의해야 합니다. 식중독은 타인에 전파될 수 있습니다. 조리자는 조리 전ㆍ후에 비누 등 세정제를 이용해 30초 이상 손을 깨끗하게 씻어야 합니다. 또 설사 등 식중독 의심 증세가 있는 조리종사자는 증상이 없어진 후에도 최소 2~3일까지는 조리하지 말아야 합니다. 식중독 의심 증상자가 발생하면 증상자를 빨리 별도 공간에 분리해 집단이나 가정 내 전파를 방지해야 합니다.

최정민 인제대상계백병원 소화기병센터 교수는 식장이나 학교 등의 집단 식중독을 막기 위해 “조리 종사자, 식재료 운반자의 위생교육 및 조리작업 전 건강상태를 꼼꼼하게 확인하고 식재료 유통과정 및 조리작업 단계별 확인, 온도 관리, 조리 종사자의 조리작업 전후 손 씻기를 생활화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합니다.

구입 뒤 바로 먹을 수 있는 신선편의식품을 쇼핑 뒤 차량 트렁크 등에 잠시 방치해 놓을 경우에도 식중독 위험이 높아져 주의가 필요합니다. 여름과 가을에는 1시간, 봄과 겨울에는 2시간 이상 차량에 보관하면 황색 포도상구균이 증식하기 시작한다고 합니다. 경상대 농화학식품공학과 심원보 교수팀이 대형마트에서 산 신선편의식품(훈제 닭가슴 샐러드)을 매대 통과 후 경과 시간에 따라 식중독균 수 변화를 관찰한 결과입니다.

식중독 치료의 기본은 구토나 설사로 인한 몸 안의 수분 및 전해질 손실을 보충하는 것입니다. 환자들은 탈수와 전해질 부족으로 전신이 무기력해져 생활을 하기가 힘든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최정민 교수는 “음식이나 물을 마시면 설사가 더 늘어날까봐 겁이 나서 아무 것도 먹지 않는 경우가 있는데 잘못된 생각”이라며 “물을 마시지 않으면 탈수로 증상이 악화되고 회복이 늦어져서 입원을 해야 할 수도 있다”라고 말합니다. 설사를 하는 것은 해로운 물질을 몸 밖으로 배출하려는 우리 몸의 노력이라고 합니다. 음식을 먹거나 물을 마신다고 설사가 심해지는 것은 아니며, 식중독에 걸리면 이온 음료나 물을 하루 1리터 이상 꼭 마시는 것이 좋다고 합니다. 그러나 구토나 복통이 심해 음료나 물을 마실 수 없는 상태라면 수액 주사가 필요하고 더 심한 경우는 입원을 해야 합니다. 비브리오 패혈증이나 용혈성 요독 증후군일 경우에는 전신 장기 부전으로 투석ㆍ중환자실 치료를 받게될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예방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합니다.

이에스더 기자 etoil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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