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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비 투자 큰 제조업, 현금 창출 능력 ‘EBITDA’ 살펴야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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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48호 15면

실전 공시의 세계

반도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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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적 시즌에 투자자들로부터 받는 질문 중 이런 것이 있습니다. “많은 기업들이 실적자료에서 ‘EBITDA’라는 용어와 수치를 제시하는데, 무슨 뜻인가요?” 손익계산서의 영업이익은 회사가 영업활동(생산 제조 판매활동)으로 창출하는 현금 흐름과는 차이가 있습니다. 예컨대 기계설비 등 유형자산에서 발생하는 감가상각비는 영업비용으로 반영합니다. 하지만 실제로 현금이 유출되는 비용항목은 아닙니다.

기업 밸류에이션 판단 중요 지표 #실적 발표 때 변화 추이 주목해야

반도체, 자동차, 석유화학 등 대규모 설비투자를 단행하는 기업은 감가상각비가 아주 큽니다. 그만큼 영업이익은 감소합니다. 그래서 이런 회사들은 회계상의 영업이익 외에 영업활동을 통해 창출하는 현금의 수준과 그 추이를 따져보는 것도 중요합니다. EBITDA(Earnings Before Interest, Taxes, Depreciation and Amortization)는 이자, 법인세, 감가상각(무형자산 상각도 포함) 비용을 반영하기 전 영업이익을 말합니다.

이 세 가지 가운데 영업이익을 산출하는 단계에서 반영되는 것은 감가상각비 밖에 없습니다. 따라서 영업이익에다 감가상각비만 더해주면 EBITDA를 알 수 있습니다. EBITDA는 현금흐름 기준의 수익성 지표라고 할 수 있습니다.

현대차가 2분기 실적 공시 때 첨부한 설명자료를 보면 영업이익은 1조8860억원인데 EBITDA는 3조120억원입니다. 영업이익에다 유무형자산 상각비(1조1260억원)을 더해 EBITDA를 구했기 때문입니다. 29일 삼성전자가 2분기 실적을 공시하면서 첨부한 설명자료에는 ‘EBITDA 마진율’(매출액 대비 EBITDA)이 31%(전 분기 대비 6%포인트 상승)로 기재돼 있습니다.

SK하이닉스는 27일 내놓은 2분기 실적공시 설명자료에서 영업이익은 2조6900억원, EBITDA는 5조3100억원으로 집계됐다고 밝혔습니다. EBITDA 마진율은 51%로 삼성전자보다 크게 높았습니다. 두 회사의 영업이익률 차이는 6%포인트(삼성전자 20%, SK하이닉스 26%)입니다. EBITDA 마진율 차이가 20%포인트로 확대된 것은 SK하이닉스의 감가상각비가 차지하는 상대적 비중이 훨씬 더 컸기 때문입니다.

일반적으로 EBITDA는 설비투자가 큰 전통 제조기업군들이 중요하게 여겨온 수치입니다. 최근에는 비제조기업도 ‘조정 EBITDA’라는 수치를 산출해 회사의 영업현금 창출 능력을 투자자들에게 적극적으로 제시하고 있습니다. 조정 EBITDA는 영업이익에다 현금이 유출되지 않은 주요 영업비용 항목을 더한 수치입니다.

네이버의 2분기 실적자료를 보면 조정 EBITDA가 제시되어 있는데요, 영업이익 3356억원에 비현금비용 1447억원을 더한 4803억원입니다. 전년 동기 대비로는 20%, 전 분기보다는 9% 증가한 금액입니다.

네이버는 비현금비용 항목 가운데 ‘주식보상비용’이 590억원을 차지했다고 기재했습니다. 주식보상비용은 회사 임직원들에게 부여한 스톡옵션의 가치를 매 분기, 반기, 연말 결산 때마다 측정해 비용 처리한 것을 말합니다. 최근 네이버의 스톡옵션 부여 규모가 커지면서 조정 EBITDA는 이번 2분기에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했습니다. 기업의 밸류에이션은 현금 창출 능력과 밀접하게 관련 있기 때문에 실적발표 때 EBITDA의 변화 추이를 살펴보는 것도 의미 있다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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