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땀 한땀 모발이식, 구준엽처럼 문신…감쪽같이 젊어졌네

중앙선데이

입력 2021.08.07 00:02

업데이트 2021.08.07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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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48호 19면

[서정민의 ‘찐’ 트렌드] 모발 산업의 진화

“중년에 이르기 위해 우리 몸의 일부를 내놓아야 한다면, 털집이야말로 희생해도 좋은 대상이다. 어쨌거나 대머리 때문에 죽는 사람은 없다.” 미국 작가 빌 브라이슨이 자신의 저서 『바디, 우리 몸 안내서』에서 쓴 말이다.

통증·비용 줄어든 모발 이식
두피 절개 않고 모낭조직만 채취
수술 다음날부터 일상 생활 가능

빈 곳 채워주는 두피문신
모근 안 죽어 이식 힘들 때 시술
미세한 점 찍어 숱 풍성하게 보여

그의 말처럼 대머리가 됐다고 죽는 사람은 없겠지만, 죽고 싶을 만큼 고민하는 사람은 많다. 특히 요즘 같은 폭염에 매일 머리 감으며 한 움큼씩 빠져나가는 머리카락을 보면 애간장이 끊어진다는 사람들이 꽤 된다. 한여름 땀과 피지가 엉겨 붙은 두피는 모근을 약하게 하고, 결과적으로 탈모의 원인이 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지난해 탈모 진료를 받은 환자는 23만4780명. 2016년도보다 10.27% 늘어난 숫자다. 이 중 2030세대는 10만2812명으로 44%를 차지했다. 중년이나 청년이나 대한민국 남녀는 지금 심각하게 ‘탈모’로 고민 중이다. 하지만 탈모를 커버할 수 있는 과학기술도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중년들 사이에선 최근엔 가발보다 모발이식과 두피문신이 더 인기다. 청년들은 탈모를 예방해주는 헤어 제품에 관심이 많다.

‘털’ 하나로 인상이 달라졌다

회사원 A씨(46)는 올해 초 모발을 이식했다. 40대 초반부터 이마 양 끝을 심각하게 파고든 M자형 탈모 때문이다. A씨보다 탈모가 더 심각했던 선배의 3년 전 ‘모험’이 계기가 됐다. 1500만원을 들인 ‘절개식’ 수술로 머리부터 턱까지 멍이 들었던 모습이 떠오른 A씨는 ‘비절개식’을 택했다.

그래픽=이정권 기자 gaga@joongang.co.kr

그래픽=이정권 기자 gaga@joongang.co.kr

수술 전 얼굴에 그림을 그리고 머리 모양을 디자인하면서, 의사는 “앞머리엔 이미 흰 머리가 많으니 뒷머리에서 뽑아온 검은 머리랑 위치를 잘 섞어보자”고 말했다. 모발 굵기, 자라는 방향 등을 검사한 뒤 M자형 탈모를 커버하기 위해 900모를 심기로 했다. 요즘 모발이식 비용은 3000모 이식에 600~700만원이 기준이다. “수술실에는 3개의 모니터가 있었는데, 하나는 TV도 보고 게임도 할 수 있는 모니터였고, 나머지 2개로는 내 뒷머리에서 모발을 뽑는 장면과 그걸 알코올에 씻은 후 앞머리에 심는 과정을 볼 수 있었죠. 징그럽기는 하지만 내 머리에서 지금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보고 있으니 덜 무섭고 믿음이 갔어요.”

수술 중 통증은 미미했다. 정작 힘들었던 건 3시간 30분 동안 꼬박 90도로 앉아 있기였다. 자세가 흐트러지면 모발을 잘 심을 수 없다는 의사의 말에 똑바로 앉아서 병원이 제공하는 점심까지 먹으며 모발을 심었다. 수술 후 두피에 난 미세한 상처 때문에 딱지가 앉았지만, 의사의 당부대로 손톱으로 긁어내지 않고 버티니 10일 후에는 깔끔해졌다. A씨는 수술 후 다음날부터 바로 일상생활이 가능했다고 한다. “원래 스포츠스타일의 짧은 머리여서 그랬는지 아무도 알아차리지 못했죠. 7~8개월 정도 지나니 진짜 자연스러워졌어요. 인위적으로 심은 머리카락이라 밀도 부분에서 살짝 틈새가 보이지만, 이 정도면 대만족입니다.”

모발이식은 뒷머리 또는 옆머리에서 모낭을 뽑아 앞머리에 심는 방법이다. 절개와 비절개 방식이 있는데, 산의 나무를 옮길 때 하나씩 뽑아 옮기는 경우와 넓은 면적의 땅을 다 갈아엎어 옮기는 차이와 같다. ‘모빈치’ 한미루 원장은 “절개방식은 두피 자체를 도려내기 때문에 수술 후 봉합이 필요하고 이때 심한 통증과 멍을 동반해서 요즘은 기피한다”며 “모낭 조직을 하나씩 채취해 옮기는 비절개 방식은 직경 0.8mm 깊이 3mm 정도로 작고 얕은 상처만 생기기에 하루만 지나면 거의 회복된다”고 설명했다.

최근 두피문신으로 화제가 된 가수 구준엽.

최근 두피문신으로 화제가 된 가수 구준엽.

최근엔 ‘클론’의 멤버 구준엽 때문에 두피문신도 화제다. 젊은 시절부터 삭발을 하고 다녔던 그는  “두피문신 후 50대임에도 젊어 보인다는 소리를 많이 듣는다”며 만족감을 표했다.

두피문신은 기존 모발 색과 비슷한 염료를 이용해 두피에 미세한 점을 찍는 방법으로, 모발 밀도가 적은 곳을 촘촘하게 채워 숱이 많이 보이게 하는 효과를 낸다. 한 원장은 “탈모라고 하면 단순히 머리카락이 빠지는 것만 생각하지만 머리카락이 가늘어져서 숱이 적어 보이는 경우도 많다”며 “모발이 약해져서 가늘어지긴 했지만 모근이 죽은 상태는 아니어서 새로운 모발을 이식할 수 없을 때 두피문신을 많이 권한다”고 말했다. 모발이식과 두피문신을 혼용하는 경우도 많다. 갈라지는 가르마, 휑한 정수리, 또는 승무원들처럼 머리를 자주 묶어서 생기는 앞머리 견인성 탈모, 모발이식 후 부족한 두피 밀도를 채울 때도 두피문신이 추천된다.

눈썹문신 전문 병원 ‘리앤채움’ 최상미 상담실장은 “두피문신은 5년 정도 지나도 색이 좀 흐려지는 정도라 반영구 문신으로 만족도가 높다”고 말했다. 시술 후 1주일 간격으로 3회 리터치를 해야 하지만, 이후 관리는 눈썹문신보다 쉽다. 최 실장은 “두피문신은 미세한 주사바늘 상처의 딱지가 2주간 붙어 있다 떨어질 뿐 겉으로 드러나는 흔적이 없어 선호하는 것 같다”고 했다. 두피문신 비용은 명함 한 장 넓이에 50~100만원 선이다.

탈모 공포 씻어줄 샴푸 개발 경쟁

펜데믹에 취업·결혼 등 각종 스트레스로 탈모를 고민하는 2030이 늘었다. 일찍 찾아오는 탈모 때문에 전전긍긍하는 Z세대의 니즈를 파악한 국내 샴푸 시장은 치료는 물론 예방 효과도 높아진 기능성 샴푸에 승부를 걸었다.

그래픽=이정권 기자 gaga@joongang.co.kr

그래픽=이정권 기자 gaga@joongang.co.kr

지난해 라이프 스타일 브랜드 ‘로이비’를 론칭한 신세계인터내셔널(SI)이 사내 2030세대 탈모 임직원 2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 조사 결과 기존 탈모 방지용 샴푸에 대한 불만 1위로 ‘평범한 향’이 꼽혔다. 로이비 김현일 팀장은 “탈모샴푸는 ‘올드하다’ ‘아재스럽다’는 선입견에서 벗어나는 게 주요 목표였다”며 “MZ세대를 만족시키기 위해 ‘내 욕실에 놓을 만한, 오브제 같은’ 샴푸를 만드는 데 주력했다”고 했다. 화장품 앱 ‘화해’가 선정한 20가지 유해 성분은 배제한, ‘착한 성분’이면서 향수처럼 매력적인 향을 가진 인스타그래머블(인스타그램에 올릴 만한) 패키지 디자인의 샴푸가 시장에서 늘고 있는 이유다.

SI의 로이비는 검은 콩·쌀·깨 등 블랙 푸드 콤플렉스 성분과 함께 정제수(물) 대신 미네랄이 풍부한 강원도 청정 해양심층수와 자작나무수액을 사용해 MZ세대의 만족도를 높혔다. 이 외에도 로즈마리(아로마티카), 어성초(제이숲), 콩제비꽃(튠나인), 영지버섯·홍삼에센스(애경), 병풀(센텔리안24) 등 다양한 성분이 MZ세대를 위해 개발된 샴푸 성분들이다. 특히 검은깨·검은뽕나무열매·검은서양송로·블랙커민·블랙체리 추출물 등을 이용한 샴푸 ‘모다모다 프로체인지 블랙샴푸’는 미국 젊은 층이 많이 사용하는 대표적인 크라우딩 펀딩 서비스 킥스타터 론칭 9일 만에 목표 펀딩 금액의 1000%를 초과달성하며 화제가 되기도 했다.

탈모가 시작된다는 건 몸이 필요로 하는 영양소가 부족하다는 얘기이기도 하다. 영양학 박사인 박주연 ‘뉴트리미’ 대표는 “다이어트를 심하게 하는 분들 중 탈모가 많은 게 이런 이유”라며 “평소 식생활에서 영양소의 밸런스를 맞출 것”을 강조했다. 그는 황을 함유한 아미노산인 시스테인과 메티오닌이 풍부한 음식을 추천했다. 이 성분들을 풍부하게 섭취한 생쥐의 털은 실크처럼 부드럽고 숱도 풍부한 반면, 부족했던 생쥐의 털은 초췌했다고 설명했다. 박 대표는 “머리카락을 구성하는 주요 단백질 성분인 시스테인과 메티오닌이 풍부한 우유·달걀·검은콩·쇠고기·등푸른생선을 중심으로 탈모 예방에 도움이 되는 양파·허브류·견과류·마늘 등을 섭취하는 게 도움이 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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