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우한 아닌 美연구소서 유출" 조급해진 中의 반격

중앙일보

입력 2021.08.06 19:37

업데이트 2021.08.06 21:01

중국 풍자작가 우허치린이 7월 30일 공개한 삽화. 미국이 포트 데트릭 연구소에서 개발한 신종코로나바이러스를 세계로 퍼뜨린 뒤 중국에서 기원했다고 덮어씌웠다는 암시가 들어있다. [웨이보 캡쳐]

중국 풍자작가 우허치린이 7월 30일 공개한 삽화. 미국이 포트 데트릭 연구소에서 개발한 신종코로나바이러스를 세계로 퍼뜨린 뒤 중국에서 기원했다고 덮어씌웠다는 암시가 들어있다. [웨이보 캡쳐]

중국이 우한바이러스 연구소의 코로나19 바이러스 유출 의혹과 관련해 수세적 방어에서 미국을 향한 정면 공세로 돌아섰다. 바이든 미 대통령이 지난 5월 26일 “코로나19 기원을 90일 이내에 밝히라”며 지시한 날짜인 8월 24일 기한을 3주 가량 앞두고서다.

코로나 기원 조사 발표 앞두고 中 “미국이 유출” 공세
中 과기망 “미국 바이러스 재조합 기술 확보”
中 외교부, “미 연구소 2곳 유출 가능성...WHO 조사해야”
서방 매체 무반응...“정치 선전 불과”

중국 정부는 그간 “우한연구소의 유출 가능성은 없다”, “미국의 정치공작에 불과하다”며 반박해 왔다. 그런데 최근 입장을 바꿔 미국 연구소에서 유출됐을 가능성에 대한 구체적 근거를 제시하며 미국을 압박하고 있다.

6일 중국 과학기술일보는 미국 내 코로나바이러스 최고 전문가 중 한 명으로 꼽히는 노스캐롤라이나대(UNC) 랄프 베릭(Ralph Beric) 교수가 지난 2008년 미 국립과학원보에 ‘유사 사스(SARS) 바이러스 인공 합성’ 논문을 게재한 사실을 보도했다.

6일 중국 과학기술일보는 ″놀라운 발견, 미국은 2008년 이미 유사 사스 바이러스를 합성했다″고 보도했다. [과기망 캡쳐]

6일 중국 과학기술일보는 ″놀라운 발견, 미국은 2008년 이미 유사 사스 바이러스를 합성했다″고 보도했다. [과기망 캡쳐]

기사에 따르면 베릭 교수는 “우리는 다양한 사스(SARS) 유사 바이러스를 설계하고 합성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며 “이는 자연적으로 생성된 바이러스가 없이 상업적으로 합성한 유전자로 바이러스를 만들 수 있다는 의미”라고 논문에 적시했다.

과기일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는 사스 바이러스와 유사한 코로나바이러스의 일종”이라며 “베릭 교수 팀은  세계 최초로 유전자 재조합 기술을 획득하고 이에 관한 다수의 특허도 보유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 기술을 통해 돌연변이를 일으킨 다수의 코로나 바이러스를 배양했다”며 “그의 연구원 중 일부가 포트 데트릭(Fort Detrick) 연구소에 들어갔다”고 주장했다. 포트 데트릭 연구소는 미국이 생물학 무기를 만드는 것으로 알려진 정부 연구기관이다.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이날 ‘바이러스 기원 논란의 중심에 UNC 연구소가 있다’며 의혹을 부추겼다. 매체는 “세계보건기구가 2차 조사단을 구성한다면 UNC 연구소를 반드시 포함해야 할 것”이라면서 “베릭 교수 팀과 연구실에 대한 조사를 통해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어디서 생성됐는지 명확히 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포트 데트릭 연구소에 대한 조사도 촉구했다.

자오리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 사진=신경진 기자

자오리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 사진=신경진 기자

이같은 미 공세의 선봉엔 중국 외교부가 있다. 자오리젠 외교부 대변인은 지난 3일 서면 브리핑을 통해 미국 기원설에 대한 4가지 의혹을 공개적으로 제기했다. 대변인은 먼저 "미국 정부가 초기 데이터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며" "2019년 7월 미 버지니아주에서 원인 불명의 호흡기 질환이 발생했고 그해 9월 메릴랜드주에서 코로나와 유사한 전자담배 질환이 보고됐는데 미국에서 코로나19가 먼저 발생했을 가능성에 대해 어떤 조사도 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WHO의 1차 조사 결과 보고서를 인용해 전면에 노출하고 있다. 위 내용은 ″의심되는 양성 샘플 중 일부는 우한의 첫번째 사례보다 더 일찍 검출됐다. 이는 다른 국가에서 먼저 발생했을 수 있는 가능성을 시사한다″는 대목. [글로벌타임스 캡쳐]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WHO의 1차 조사 결과 보고서를 인용해 전면에 노출하고 있다. 위 내용은 ″의심되는 양성 샘플 중 일부는 우한의 첫번째 사례보다 더 일찍 검출됐다. 이는 다른 국가에서 먼저 발생했을 수 있는 가능성을 시사한다″는 대목. [글로벌타임스 캡쳐]

이는 생물학 무기를 연구하는 것으로 알려진 포트데트릭 연구소와 베릭 교수의 UNC 연구팀에 대한 WHO 차원의 재조사 요구로 이어졌다. 공개되지 않은 이유로 포트데트릭 연구소가 2019년 7월 돌연 폐쇄됐고 베릭 교수팀의 유전자 재조합 기술이 공유되면서 두 연구소가 바이러스 유출의 진원지일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글로벌타임스는 한발 더 나아가 “포트 데트릭 연구소가 세계 200여 곳에 연구실을 두고 있다”며 “독일 등 유럽지역 연구실도 조사 대상에 포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같은 의혹 제기에 외신들은 아직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우한 바이러스연구소 유출 가능성과 마찬가지로 중국 역시 정황적 의혹만 내놓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미 정부와 UNC 역시 별도 논평을 낸 바는 없다. 반대로 미국에선 90일 조사 시한을 앞두고 진척 사항이 언론을 통해 흘러나오고 있다. CNN은 이날 미 정보당국이 중국 우한연구소의 바이러스 샘플의 유전자 데이터를 입수해 분석 중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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