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국하면 투옥" 망명신청 벨라루스선수, 폴란드서 남편 재회

중앙일보

입력 2021.08.06 10:32

폴란드로 망명을 신청한 벨라루스 육상대표팀의 단거리 선수 크리스치나치마노우스카야(24). EPA=연합뉴스

폴란드로 망명을 신청한 벨라루스 육상대표팀의 단거리 선수 크리스치나치마노우스카야(24). EPA=연합뉴스

도쿄올림픽에 출전했다가 귀국을 거부한 뒤 폴란드로 망명을 신청한 벨라루스 육상대표팀의 단거리 선수 크리스치나치마노우스카야(24)가 남편과 재회했다.

로이터통신은 5일(현지시간) 벨라루스의 야당 정치인을 인용해 이날 오후 폴란드에 먼저 도착한 치마노우스카야가 그의 남편 아르세니즈다네비치를 바르샤바에서 만났다고 보도했다.

치마노우스카야는지난달 30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육상대표팀 지도부가 자신이 한 번도출전해 본 적이 없는 1600m 계주 명단에 자신을 올렸다'며 문제를 제기했다. 이후 대표팀 간부진의 압박 끝에 해당 게시물을 지우고, 수도 민스크로 돌아오라는 명령을 받았다. 그는 벨라루스 올림픽위원회에 의해 강제로 지난 2일 귀국항공편에 태워질 뻔했지만, 도쿄올림픽위원회와 경찰의 도움을 받아 위기에서 벗어났다.

그는 "벨라루스로 귀국하면 생명의 위협을 받을 수 있다"며 국제사회에 도움을 요청했고, 지난 4일 폴란드로 망명을 신청한 뒤 폴란드대사관에서 이틀을 보내기도 했다. 당초 일본에서 바르샤바행 비행기에 탑승할 계획이었지만, 일정을 바꿔 오스트리아 빈으로 가는 항공기에 올랐다. 그 뒤 폴란드 항공 LOT가 운영하는 두 번째 항공편을 이용해 오후 8시 11분에 바르샤바에 도착했다.

폴란드 정부는 그에게 인도주의적 비자를 발급해줬고, 우크라이나로 피신 중이었던 그의 남편에게도 같은 비자를 발급해주면서 부부가 재회할 수 있게 됐다.

치마노우스카야는 남편과 재회하기 전 가진 기자회견에서 "남편이 차를 몰고 폴란드로 오고 있기 때문에 오늘 저녁 나는 그저 그를 기다릴 것"이라며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다.

벨라루스를 27년간 통치하고 있는 루카셴코 정권은 지난해 8월 대선 이후 대대적인 반정부 시위에 직면했다. 이후 반정부 활동에 동조한 야당 정치인이나 언론인, 운동선수들을 무더기 체포하는 등 압박하고 있다. 치마노우스카야는 새로운 선거와 정치범의 석방을 요구하는 공개서한에 서명한 바 있다.

한편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이번 사건에 대한 정식 조사에 착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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