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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플] 장성한 자식 독립에 시총 100조, 카카오그룹 미래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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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데이트

카카오그룹이 상장사 기준 시가총액 100조원을 앞두고 있다. 정원엽 기자.

카카오그룹이 상장사 기준 시가총액 100조원을 앞두고 있다. 정원엽 기자.

카카오 그룹 시가총액 100조원 돌파가 가시권에 들어왔다. 공모가 18조 5289억원의 카카오뱅크가 6일 유가증권시장(KOSPI)에 데뷔하면서다. 지난 5일 종가 기준 카카오의 시가총액은 66조 2246억원. 지난해 9월 상장한 카카오게임즈(6조 2876억원), 자회사 넵튠(7643억원)에 카카오뱅크를 합치면 시가총액은 이미 91조원이다. 올해 상장 예정인 카카오페이까지 가세하면 몸값 100조원 돌파는 예정된 수순이라는 평가. 15년 차 IT기업 카카오 그룹은 업력 50년 이상 국가대표급 대기업과 어떻게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됐을까.

무슨 의미야?

· 국내 시총 100조원이 넘는 그룹은 삼성(업력 52년), SK(68년), LG(74년), 현대자동차(54년) 등 4곳 뿐이다. 이들과 카카오 그룹 현재 매출은 격차가 크다. 카카오는 지난해 4조 1567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삼성전자 매출(236조 8070억원) 57분의 1, 현대차(104조원)의 25분의 1수준. 지금보다 '카카오의 미래' 가치에 몸값이 매겨진 것.
· 미국 시총 순위 1~5위를 애플·MS·구글·아마존·페이스북 같은 기술기업이 싹쓸이했듯, 한국도 IT플랫폼 기업이 향후 경제성장의 주축이 될 거란 전망이 나온다.

카카오 연매출 및 영업이익 그래픽 이미지. [자료제공=카카오]

카카오 연매출 및 영업이익 그래픽 이미지. [자료제공=카카오]

카카오의 성공전략

될성부른 떡잎은 분사해 투자를 유치하고, 사업간 시너지가 있으면 다시 합병하는 등 유연한 전략.

· 올해 웹툰·웹소설 플랫폼 래디쉬(5000억원), 타파스(6000억원), 패션 플랫폼 지그재그(약 1조원)를 인수하는 등 지난 5년간 50여개 기업을 사들였다. 계열사 수는 118개로 SK그룹(148개)에 이은 2위.
· 뗐다 붙였다도 잘한다. 올해 3월 카카오페이지와 카카오엠을 합병해 카카오엔터테인먼트를 출범시켰고 본사에 있었던 멜론도 9월 카카오엔터에 결합하기로 결정. 2018년 분사했던 카카오커머스는 9월 카카오 본사로 재합병한다.
· 카카오 사외이사(2014~2020년)를 지낸 최재홍 강릉원주대 교수는 "카카오는 적극적인 M&A와 분사 전략, 거리낌 없는 해외 파트너 자본 유치가 특징"이라며 "빠른 조직간 협력에 유연성을 갖춘 만큼 향후 텐센트 등 해외파트너를 활용한 글로벌 진출 가능성도 높다"고 전망했다.

배 고파도 자식 교육만은 시켰던 라이언

카카오의 성장은 세 시기로 나눠진다. 별다른 수익모델이 없어 '다음'을 합병하고 멜론(로엔)을 인수했던 게 시즌1(2011년~2018년).시즌2(2018년~2020년)는 카카오톡에 톡비즈(광고) 모델을 안착시켜 직접 돈을 벌며, 신산업에 투자한 시기다. 이제 시즌2에서 잘 키운 자회사들이 독립하는 시즌3(2020년~현재)에 돌입했다.

카카오의 성장 히스토리. [사진 카카오]

카카오의 성장 히스토리. [사진 카카오]

① 카카오게임즈 : 카카오 자회사의 첫째. 지난 6월 말 출시한 오딘이 구글앱마켓 매출 1위를 기록하며 승승장구 중이다. 4만 원대 주가는 지난달 말 10만원까지 찍었다. 7월엔 950억원을 들여 레저-스포츠업체 세나테크놀로지를 인수했다. 스크린골프, 홈트레이닝 사업을 벌이는 자회사 카카오VX와 시너지를 노린 딜이다. 현재 시총은 6조 2200억 원.
② 카카오뱅크 : 2017년 7월 출범한 국내 2호 인터넷전문은행. 월간 활성 사용자(MAU) 1300만명으로 전통 금융사를 넘어섰다. 모바일에 최적화된 금융혁신 중. 펀드·보험·자산관리로 외연을 넓히고 있다. 확정 공모가(18조 5289억원)에서 얼마나 치고 올라갈 수 있을지가 관전 포인트.
③ 카카오페이 : 하반기 상장예정인 종합금융 플랫폼. 2017년 출범 후 누적가입자는 3600만명. 거래액은 작년 67조원, 올해 100조원 예상. 상장 시 10조~20조 원대 몸값이 예상된다.
④ 카카오엔터테인먼트 : '이야기(IP)'로 글로벌 시장을 공략하겠다는 카카오가 3월 카카오페이지와 카카오엠을 합쳐 만든 회사. 웹툰·웹소설에 영상·영화·음악까지 안 하는 게 없다. 9월엔 음원 1위 멜론까지 합병 예정. 상장 시 기업가치는 10조~20조원.

카카오와 주요 자회사 기업가치. 그래픽=김영희 02@joongang.co.kr

카카오와 주요 자회사 기업가치. 그래픽=김영희 02@joongang.co.kr

앞날 준비도 착착

· 약점은 보완 : 약점으로 꼽힌 이커머스는 카카오 본사로 통합하고, 패션플랫폼 지그재그를 합병해 카카오스타일로 분사시켰다. 카톡 내 쇼핑 탭을 만들며 새로운 커머스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다.
· 숙원사업 해외진출 : '웹툰' 등 콘텐트가 무기. 일본에서 웹툰 플랫폼 픽코마가 성공했고, 북미에서 타파스와 래디쉬를 인수하며 글로벌 전략을 짜는 중. 7월 태국에 카카오웹툰을 출시를 시작으로 인도, 유럽, 북미로 진출할 방침.
· 청소년기 자회사도 쑥쑥 : 후발주자도 대기 중이다. 인공지능(AI)과 클라우드는 카카오엔터프라이즈(B2B)와 카카오브레인이, 블록체인은 그라운드엑스가, 가상화폐도 두나무(업비트 운영)의 지분을 다수 확보하고 있다.

숙제는 없나?

안 하는 게 없다 보니 전통 산업과 갈등은 풀어야 할 숙제. 택시·교육·미용실·스크린골프·대리 등 골목상권을 해친다는 지적도 많다. 플랫폼 독과점 우려도 넘어야 할 산. 서울대 경영대학 유병준 교수는 "글로벌 독과점 규제움직임이 빨라지고 있어 국내에 규제논의가 커질 경우, 카카오 같은 플랫폼 기업은 해외기업과 경쟁이 쉽지 않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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