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오병상의 코멘터리

마윈에서 크리스까지..무서운 중국

중앙일보

입력 2021.08.05 22:10

업데이트 2021.08.06 19:47

오병상 기자 중앙일보 칼럼니스트

크리스 우가 2017년 미국 LA에서 열린 시사회에 참석한 모습. 연합뉴스

크리스 우가 2017년 미국 LA에서 열린 시사회에 참석한 모습. 연합뉴스

아이돌 크리스 전격체포..5일 까까머리에 신문받는 사진 돌아
빅테크, 셀럽, 개인 SNS까지 강력단속..시진핑의 급좌회전

1. 엉뚱하게도 아이돌그룹 EXO 출신 중국인 크리스 우(31)의 사진이 인터넷에서 화제가 됐습니다. 중국대륙의 셀럽이 된 크리스의 화려한 모습은 간데 없고..머리를 빡빡 밀고 푸른색 죄수복을 입은 크리스가..허름한 복도 싸구려 의자에 않은채로..전형적인 중국경찰 아제한테 신문받는 모습입니다. 공산중국의 내면을 보여주는 듯했습니다.

2. 크리스는 지난달 31일 베이징 공안당국에 체포됐습니다.
인플루언서 두메이주(18)가 ‘성폭행당했다’고 폭로했기 때문입니다. 자신보다 어린 여학생까지 10명을 ‘연예인 만들어주겠다’며 유혹해 성폭행했다고 합니다. 관영 신화통신은 크리스 체포에 대해‘쇼 비즈니스에 경종을 울렸다’며 ‘엄중처벌’을 강조했습니다. 신화통신은 곧 중국공산당 중앙입니다. 성폭행의 경우 최대 10년형인데, 미성년자의 경우 사형도 가능하답니다.

3. 크리스 체포는 신화통신 보도처럼 ‘쇼 비즈니스에 대한 경종’ 맞습니다. 좀 더 좁혀 말하자면 팬덤문화에 대한 경종입니다.
충격요법으로..수억 소녀팬을 거느린 조각미남 셀럽을 전격체포했습니다. ‘크리스 구출작전’을 모의하던 팬들의 SNS 단체대화방과 각종 게시물도 모두 폐쇄,삭제됐습니다. 아이돌이 까까머리 죄수로 돌변한 사진이 공개된 것도 경종으로 보입니다.

4. 연예산업이 철퇴를 자초한 계기는 지난 5월 아이돌육성 예능 프로그램(청춘유니)의 과열이었다고 합니다.
팬들이 좋아하는 연습생에게 표를 주기위해 우유 27만병을 길바닥에 쏟아버렸습니다. 우유 뚜껑에 투표 QR코드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중국당국이 보기에 왜곡된 팬덤, 막나가는 쇼였겠죠. 당시 관영매체들은 ‘어린 여학생들의 가치관이 왜곡된다’는 지적이 이어졌습니다.

5. 같은 맥락에서 최근 세계시장을 놀라게했던 사건은 ‘인터넷게임은 아편’이란 보도였습니다.
신화통신 자매 경제참고보가 3일 ‘정신적 아편이 수천억 산업으로 컸다’는 보도를 했습니다. 중국의 최고인기 게임 ‘왕자영요’를 적시하면서 ‘아이들이 하루 8시간씩 게임한다. 눈이 나빠진다. 마약처럼 중독된다' 등을 지적하는 보도가 이어졌습니다.
 ‘왕자영요’를 개발한 텐센트는 물론 세계각국 게임업체 주식이 폭락했습니다.

6. 이런 중국당국의 규제강화는 갑작스런 일이 아닙니다.
세계적인 주목을 받은 사건은 지난해 11월 알리바바그룹의 핀테크계열사인 앤트그룹의 뉴욕증시 상장 좌초입니다. 불과 48시간을 앞두고 중국당국의 압력에 마윈이 무릎을 꿇었습니다. 아무리 마윈이 중국당국을 비판하는 발언을 했다고 하지만..설마했는데..진짜로 망했습니다.

7. 이후 일사천리로 확산되는 중국의 단속과 규제를 보면 우연이나 돌발이 아니었습니다. 마윈이 덤벼서 당한 것이 아니라..중국당국이 단속을 준비하던 중 마윈이 첫번째로 걸린 셈입니다.
빅테크 기업에 대한 단속이 이어지다가 마침내 텐센트에까지 이른 듯합니다. 청소년의 정신교육 차원에서 셀럽문화까지 단속대상이 되었습니다.

8. 당연하게도 5일엔 ‘가짜뉴스 단속’을 예고하는 기사들이 나왔습니다. 우리나라로 보자면 검찰과 경찰, 공정거래위원회와 국세청까지 모두 나서 가짜뉴스 단속을 하기위해 중국공산당 중앙선전부에서 합동회의를 했답니다.
중국은 거의 모든 공식매체가 정부의 절대적 영향 아래 있기에..당국이 보기에 ‘가짜 뉴스’란 없습니다. 따라서 단속대상은 1인 미디어와 개인 SNS가 될 겁니다.

9. 결론은 공산당의 권력강화입니다. 여러가지 배경이 있겠지만..가장 중요한 건 역시 시진핑 주석의 보수강경 좌회전입니다.
빅테크와 셀럽은 모두 유일권력 공산당에 대한 도전입니다. 기업은 물론 인민의 정신까지 지배하려는 전체주의적 절대권력이 21세기에 가능할까요? IT기술의 발전이 진짜 ‘빅 브라더’를 만들어낼까 두렵습니다.
〈칼럼니스트〉
2021.0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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