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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盧 탄핵'으로 삼보일배 했던 추미애 "난 탄핵 반대했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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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가 지난 4일 서울 마포구 YTN미디어센터에서 열린 YTN 주최 TV토론에 참석, 토론회 준비를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가 지난 4일 서울 마포구 YTN미디어센터에서 열린 YTN 주최 TV토론에 참석, 토론회 준비를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이 5일 오전 라디오에 나와 2004년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정부 당시 발생한 '노무현 탄핵 정국'과 관련해 본인은 노 전 대통령 탄핵에 반대했었다고 주장했다. 추 전 장관은 당시 민주당의 상임중앙위원으로, 처음엔 지도부의 노 전 대통령 탄핵에 반대했으나, 이후에는 '탄핵의 불가피성'을 주장하며 의결에 동참한 바 있다.

2004 탄핵정국 때 "나는 반대"

내년 대선에서 더불어민주당의 경선 후보로 나선 추 전 장관은 이날 YTN라디오 '황보선의 출발 새아침'에 출연했다. 인터뷰 과정에서 같은 당 경쟁 주자인 이낙연 경선 후보의 '노무현 탄핵 찬성' 논란이 주제로 떠올랐다. 최근 이 후보가 과거 노 전 대통령 탄핵에 찬성표를 던졌다는 주장이 나와 공방이 벌어진 일이다.

사회자는 '이낙연 후보는 반대한다고 밝히긴 했는데 그때 당시 무기명 투표지 않았느냐. 팩트체크할 방법은 없지 않으냐'고 추 전 장관에 질문했다. 이에 추 전 장관은 "그분 양심에 달렸다"라고 답했다. 이 후보가 당시 찬성표를 행사했다며 우회적으로 비판한 말이다.

곧바로 추 전 장관은 당시 자신의 입장을 설명했다. 그는 "(당시) 사실 설훈 의원, 저 정도가 유일하게 지도부를 계속 말리고 강하게 (반대를) 주장하고 의원들한테 호소하고 그랬다"라며 "저는 특히 수석최고위원으로서 아침저녁 늘 회의를 했기 때문에 회의석상이나 또는 대표를 별도로 면담해서도 지속적으로 탄핵하면 안 된다고 했던 것"이라고 회고했다.

김남국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7월 22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2004년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 당시 국회 본회의 사진을 첨부했다.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당시 탄핵 찬성표를 던졌다는 주장이 최근 정치권에서 논란이 됐다. [페이스북 캡처]

김남국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7월 22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2004년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 당시 국회 본회의 사진을 첨부했다.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당시 탄핵 찬성표를 던졌다는 주장이 최근 정치권에서 논란이 됐다. [페이스북 캡처]

"이낙연, 저처럼 반대했더라면" 

추 전 장관은 당시 이 후보에 대해 "만약 이낙연 후보님이 그 당시에 저처럼 반대 소신을 펼쳤더라면 탄핵 발의는 불가했을 것"이라며 "그렇게 안 하고 간만 보다가 나중에 탄핵 후폭풍이 거세지니까 '두 표 중에 한 표는 자기 표일 거다' 이렇게 언론을 통해서 얘기한다고 하면 사람들이 당연히 의문을 제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노무현 탄핵정국 당시 추 전 장관 본인은 민주당 지도부에 탄핵을 하면 안 된다고 말렸다는 의미다. 추 전 장관의 이같은 주장에 사회자는 '추미애 후보께서 2004년에 탄핵문제로 삼보일배 했다. 그때 왜 그랬느냐. 이런 질문 받으신다면 어떻게 답하겠느냐'라고 물었다.

당시 노 전 대통령 탄핵소추 및 심판은 기각됐고 민주당은 '탄핵역풍'을 맞았다. 추 전 장관은 2004년 4월 총선을 앞둔 시점에서 전라남도청 앞에서 '삼보일배'를 했다. 사회자는 탄핵에 '반대했다면 과거 삼보일배를 한 이유는 무엇인가'라고 질문한 셈이다.

지난 2004년 4월 4일 당시 민주당 선대위원장이었던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광주역 앞에서 ‘3보 1배’ 행진을 하고 있다. 중앙포토

지난 2004년 4월 4일 당시 민주당 선대위원장이었던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광주역 앞에서 ‘3보 1배’ 행진을 하고 있다. 중앙포토

"盧 사과하면 탄핵철회 담론" 

이에 추 전 장관은 "더 이상 말씀드릴 것도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저는 지속적으로 반대했다"라면서 "제가 강력하게 탄핵 반대를 하고 그 다음 (노무현 전) 대통령께서 사과하면 탄핵을 철회한다는 것까지 담론을 완화시켜놨다"고 설명했다.

이어 추 전 장관은 "그 후는 제가 역부족이었다. 저도 당론이 결정됨에 따라서 어쩔 수가 없었다. 거기에 대한 사죄의 삼보일배를 했다"라고 답했다.

노무현 탄핵 정국이 한창이던 2004년 3월 16일 오후 추 전 장관은 민주당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수도권 확대당직자 회의 연설에서 애초 자신이 지도부의 탄핵안 발의에 반대한 이유를 "탄핵 이후 국정 불안을 우려해 탄핵소추를 반대했을 뿐 탄핵 사유가 틀려서 반대한 것이 아니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노 대통령의 탄핵사유는 줄이고 줄여도 책으로 만들 정도"라고 말하기도 했다. 탄핵에 반대한 이유에 대한 해명이었던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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