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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日 방사능' 발언 후폭풍…與·野 경쟁주자들 '마셔보라' 맹비난

중앙일보

입력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지난 3일 오후 서울 은평구 은평갑 당원협의회를 방문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지난 3일 오후 서울 은평구 은평갑 당원협의회를 방문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입'이 또 경쟁 대선주자들의 도마 위에 올랐다. 일본의 후쿠시마 원전 사고에 대해 "방사능 유출은 안 됐다"는 그의 언론 인터뷰가 문제가 되고 있다. 여권뿐만 아니라 야권에서도 한목소리로 윤 전 총장을 비판하고 나섰다.

尹 인터뷰서 "후쿠시마 방사능 유출은 안 돼" #與·野 '일본 대선 나가는줄' 한 목소리 비판 #尹 캠프 "의도와 달랐다"…문제된 부분 삭제

윤 전 총장의 문제의 발언은 지난 4일 부산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나왔다. 부산·울산·경남의 원전 밀집 문제에 대한 질문에 윤 전 총장은 "우리나라에 들어오는 원전은 체르노빌과 다르다"며 "앞으로 나오는 원전은 안정성 문제가 없다고 한다"고 답했다. 이어 그는 일본의 후쿠시마 원전 사고를 언급하고 "후쿠시마 원전이 폭발한 게 아니다"라며 "지진과 해일이 있어 피해가 컸지만 원전 자체가 붕괴된 것은 아니다. 그러니까 방사능 유출은 기본적으로 안 됐다"고 말했다.

윤 전 총장의 발언이 보도된 직후 여권의 대선주자들은 저마다 입장문을 내고 윤 전 총장을 비판했다. 여당 일각에서는 '일본 대선에 나가는 것이냐'는 비난까지 나왔다.

더불어민주당 대권주자인 이재명 경기도 지사가 지난 5일 오후 서울 여의도 열린캠프에서 열린 성희롱·성폭력 예방 교육에 참석해 자리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더불어민주당 대권주자인 이재명 경기도 지사가 지난 5일 오후 서울 여의도 열린캠프에서 열린 성희롱·성폭력 예방 교육에 참석해 자리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정세균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가 지난 4일 서울 마포구 YTN미디어센터에서 열린 YTN 주최 TV토론에 참석, 토론회 준비를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정세균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가 지난 4일 서울 마포구 YTN미디어센터에서 열린 YTN 주최 TV토론에 참석, 토론회 준비를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이재명 경기지사의 열린캠프 최지은 대변인은 논평을 내고 "윤 전 총장의 발언은 일본 극우 세력의 주장과 같다"라며 "그렇게 원전의 안전성에 자신 있으면 본인이 후쿠시마산 음식과 오염수를 마시는 모습을 공개하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정세균 전 국무총리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주장으로 공분을 사고 있는 일본 총리 얘기인 줄로 알았다"라고 비아냥거렸다. 이어 정 전 총리는 "수신(修身)도 제가(齊家)도 안 되는 분이 나라를 경영하시겠다는 용기는 어디서 나오는지 참으로 궁금하다"라며 "자신의 지적 수준을 고스란히 드러내는 셀프 디스, 이쯤하면 자해가 아니라 국민모독"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의 측근인 이개호 의원도 윤 전 총장을 겨냥해 "소문대로 '1일 1망언'이 목표인가"라며 "윤 아무개 이 사람, 정말 이상한 사람"이라고 했다.

유승민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가 지난 5일 오전 서울 여의도 한 건물에 마련된 유 후보의 선거 사무소에서 비대면으로 ‘정책발표 및 온라인 간담회’를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유승민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가 지난 5일 오전 서울 여의도 한 건물에 마련된 유 후보의 선거 사무소에서 비대면으로 ‘정책발표 및 온라인 간담회’를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국민의힘 대권 주자인 원희룡 전 제주지사가 지난 5일 오전 경기도 과천시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서 제20대 대통령선거 예비후보 등록을 마친 뒤 소감을 밝히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국민의힘 대권 주자인 원희룡 전 제주지사가 지난 5일 오전 경기도 과천시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서 제20대 대통령선거 예비후보 등록을 마친 뒤 소감을 밝히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윤 전 총장과 경쟁 관계인 야권의 대선 주자들도 여권 인사들과 비슷 톤으로 윤 전 총장을 비판했다. 유승민 전 의원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원전이 중요해지는 시기'라는 입장을 밝히면서도 윤 전 총장의 인터뷰에 대해 "후쿠시마 원전에서 나오는 오염된 방출수를 방류하는 문제에 많은 국민들이 우려하고 있다"라며 "이에 대한 발언은 조심하는 게 맞지 않느냐"라고 했다.

대선 출마를 위해 도지사직을 사퇴한 원희룡 전 제주지사 역시 이날 경기도 과천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서 대선 예비후보 등록을 마치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윤 전 총장 생각에서 저절로 나온 이야기라면 대통령으로서 준비는커녕 기본 자질이 안 돼 있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윤 전 총장의 인터뷰를 보도한 해당 언론사는 기사 게재 약 4시간 뒤 문제가 된 부분을 삭제했다. 윤 전 총장 캠프 측은 "인터넷판에 처음 올라온 기사는 의도와 다르게 반영됐다"며 "지면 매체의 특성상 긴 시간의 인터뷰를 압축적으로 기사에 담는 것은 불가피한 만큼 의미가 다르게 전달되면 서로 조정할 수 있는 문제"라고 해명했다. 윤 전 총장의 발언이 의도와 다르게 보도됐고, 이에 해당 언론사에 기사 수정을 요청했다는 의미다.

후쿠시마 원전 사고는 2011년 지진과 해일로 대규모 방사능 유출이 발생한 사고다. 국제원자력기구는 후쿠시마 원전 사고를 체르노빌 원전 사고에 이은 사상 두 번째 원전 사고로 기록하고 국제원자력사고등급(INES) 최고등급인 7단계를 부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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