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하람 ‘역대 최고’ 성적 뒤엔 5.5m 점프 도와준 ‘다이빙보드’ 있었네

중앙일보

입력 2021.08.05 19:15

업데이트 2021.08.05 19:33

우하람 선수가 지난 3일 일본 도쿄 아쿠아틱스 센터 다이빙 경기장에서 열린 남자 3m 스프링보드 결승에서 다이빙을 하고 있다. [사진 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우하람 선수가 지난 3일 일본 도쿄 아쿠아틱스 센터 다이빙 경기장에서 열린 남자 3m 스프링보드 결승에서 다이빙을 하고 있다. [사진 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이번 도쿄올림픽에서 육상과 수영, 체조 등 ‘기초 종목’에서 한국 선수들이 선전하고 있다. 여서정이 여자 기계체조에서 첫 메달을 땄고, 우상혁은 남자 높이뛰기에서 2m35㎝를 넘어 4위에 올랐다.

올림픽 기초 종목에 ‘숨은 과학’

이 같은 기초 종목에서 우수한 성적을 내는 비결엔 ‘과학의 힘’이 자리 잡고 있다. 중력을 극복해야 하고, 신기술로 한계에 도전하기도 한다. 미국의 과학전문지 포퓰러메커닉스는 최근 ‘올림픽의 과학’ 기사를 통해 과학적 시각에서 주요 종목을 조명했다.

젖산 분비 적은 ‘수영 황제’ 펠프스  

우하람이 역대 최고인 4위에 오른 다이빙은 허공에서 화려한 공중제비와 비틀기 동작으로 주목받는다. 하지만 다이빙 점수의 성패를 가르는 건 다이빙보드다.

다이버는 추진력을 확보하기 위해 보드를 활용해 도움닫기를 한다. 이때 선수가 다이빙보드를 박차고 오르면서 약 5000뉴턴(N)의 기계적인 힘을 만들어낸다. 5000N은 약 500㎏의 질량을 가진 물체에 작용하는 중력이다. 이 엄청난 힘을 바탕으로 다이버는 수면으로부터 최고 5.5m 높이로 점프를 하고, 수면에 닿기까지 1.5초가량을 확보한다. 이렇게 주어진 1.5초 동안 다이버는 자신의 기량을 뽐낸 다음 입수한다.

여서정 선수가 지난 1일 오후 일본 아리아케 체조경기장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기계체조 여자 도마 결승전에서 점프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여서정 선수가 지난 1일 오후 일본 아리아케 체조경기장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기계체조 여자 도마 결승전에서 점프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황선우처럼 수영에 출전한 선수는 특수한 신체적 특징이 있으면 보다 좋은 성적을 기대할 수 있다. 대표적인 게 젖산이다. 젖산 축적이 적거나 제거 속도가 빠를수록 좋은 기록을 내는 데 유리하다. 근육과 혈액에 쌓인 젖산이 많으면 피로를 유발해 팔·다리의 운동 능력이 떨어져서다. 1998년 처음 등장한 ‘밀착형’ 전신 수영복은 젖산의 축적과 물의 저항을 최소화해 기록 향상에 도움을 준 것으로 유명하다.

특히 접영 종목에서 근육에 더 많은 젖산이 쌓인다. 포퓰러메커닉스는 “‘수영 황제’ 마이크 펠프스는 태생적으로 일반인보다 훨씬 적은 젖산을 생성한다”며 “그는 정확한 수치는 밝히고 있지 않지만, 이는 수영을 할 때 누구보다 유리한 경쟁 요소”라고 보도했다.

철봉선 중력 거스르기 위해 ‘에너지 교환’

신재환은 기계체조 도마 종목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여서정도 도마에서 동메달을 땄다. 기계체조에는 도마와 철봉·평행봉·안마·링 등 다양한 종목이 있다.

이 가운데 철봉을 할 때 선수는 중력을 거스르기 위해 철봉과 ‘에너지 교환’ 과정을 거친다. 선수는 팔을 곧게 펴고, 발가락을 뾰족하게 유지하면서 물구나무를 선 자세에서 연기를 시작한다. 회전을 시작하면 회전 에너지를 높이기 위해 등을 아치형으로 구부린다.

황선우 선수가 지난달 30일 도쿄 아쿠아틱스 센터에서 열리는 도쿄올림픽 수영 남자 50m 자유형 예선 경기를 앞두고 몸을 풀고 있다. [연합뉴스]

황선우 선수가 지난달 30일 도쿄 아쿠아틱스 센터에서 열리는 도쿄올림픽 수영 남자 50m 자유형 예선 경기를 앞두고 몸을 풀고 있다. [연합뉴스]

또 엉덩이와 골반, 배를 구부리고 다리를 앞으로 흔들어 무게중심을 철봉으로부터 가깝게 조정한다. 이후 몸 전체가 아래로 내려가면서 유리섬유로 제작한 철봉에 에너지를 전달한다. 그리고 다시 올라가면서 이 에너지를 재흡수해 회전 속도를 증가시킨다.

육상은 종목에 따라 과학적 분석이 달라진다. 마라톤처럼 장거리 선수는 유산소 효율성이 가장 중요하다. 대부분의 마라톤 선수는 산소 흡수율이 일반인의 두 배에 이른다. 산소 흡수율은 숨을 들이쉴 때 산소가 사람의 몸에 흡수되는 비율이다. 장거리 선수는 주로 지근섬유의 비율이 높다. 모세혈관 밀도가 빽빽하고, 미토콘드리아가 발달해 유산소 대사 능력이 좋아서다.

단거리 선수는 산소 흡수율보다 민첩한 반응 속도가 더 중요하다. 지근섬유는 산소 흡수율이 좋은 대신 근육의 수축 속도가 느리다. 때문에 단거리 선수는 상대적으로 속근섬유가 발달했다. 속근섬유는 신경세포의 세포체가 크고, 신경세포가 지배하는 근섬유 수가 많아 순간적인 힘과 순발력이 필요한 무산소성 운동에 주로 사용하는 근육이다.

경기 종목별 시간당 평균 땀 분비량.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경기 종목별 시간당 평균 땀 분비량.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운동량의 상징’처럼 불리는 땀의 분비량도 차이가 난다. 단거리 선수는 시간당 평균 1.19쿼트(약 1.13L)의 땀을 흘리는 반면 마라톤 선수는 1.15쿼트(약 1.53L)로 30%가량 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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