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생에너지 비중 80%까지 올리면, 전기요금 매년 96조원 증가”

중앙일보

입력 2021.08.05 15:15

업데이트 2021.08.05 16:02

전력생산의 저탄소화를 목표로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을 최대 80%까지 늘리면 전 국민은 연간 96조원을 추가 부담해야 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한국원자력학회 에너지 믹스 보고서

지난해 8월 집중호우로 인한 산사태가 발생한 충북 제천시 대랑동의 한 태양광 발전시설에서 관계자가 복구작업을 하고 있다. 뉴스1

지난해 8월 집중호우로 인한 산사태가 발생한 충북 제천시 대랑동의 한 태양광 발전시설에서 관계자가 복구작업을 하고 있다. 뉴스1

태양광·풍력 발전에는 배터리 등 보조 시설 필수

한국원자력학회(학회)가 5일 발표한 '에너지 믹스 보고서'에 따르면 2050년 재생에너지 비중을 적게는 50%에서 많게는 80%까지 달성하려면 태양광과 풍력 용량을 지금보다 각각 10배와 40배 많은 154GW, 80GW로 늘려야 한다.

이렇게 되면 전기 소비자인 국민은 해마다 적게는 41조원에서 많게는 96조원의 추가 비용(전기요금)을 부담해야 한다고 학회는 예상했다. 학회는 "이는 하루 전력 사용 패턴, 발전 시설 조성 등에 들어가는 비용 등을 종합해 추산한 결과"라고 했다. 2020년 기준 에너지 비중은 원자력 29%, 석탄 35.6%, 가스 26.4%, 태양광 3%, 풍력 0.6%이다.

학회는 “태양광·풍력 등 재생에너지는 전력 생산이 불안정한 게 가장 큰 문제”라며 “이 때문에 전기를 저장할 수 있는 배터리나 보조 발전용 에너지인 LNG 시설 등을 갖춰야 하며, 이로 인한 비용이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학회는 또 “태양광과 풍력으로 생산한 전기를 공급하기 위한 시설인 전력망(송전선로 등) 구축에도 기존 원자력이나 수력 발전 때보다 엄청난 예산이 추가로 들어간다”고 지적했다. 전력거래소에 따르면 2020년 kWh당 에너지 발전 단가는 원자력이 58.3원, 가스 118.7원, 태양광 139.6원, 육상풍력 138원, 해상풍력 274.5원 등으로, 재생에너지 발전 단가가 훨씬 비싸다.

윤순진 탄소중립위원회 민간위원장이 5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2050 탄소중립 시나리오 위원회(안)을 발표하고 있다.  위원회는 시나리오 초안에 기존의 체계와 구조를 최대한 활용하면서 기술 발전 및 원료와 연료의 전환을 고려한 1안, 1안에 화석 연료를 줄이고 생활 양식 변화를 통해서 온실가스를 추가로 감축하는 2안, 화석 연료를 과감히 줄이고 수소 공급을 전량 그린수소로 전환하는 등 온실가스를 획기적으로 감축하는 3안 등 총 세 가지 제시했다. 뉴스1

윤순진 탄소중립위원회 민간위원장이 5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2050 탄소중립 시나리오 위원회(안)을 발표하고 있다. 위원회는 시나리오 초안에 기존의 체계와 구조를 최대한 활용하면서 기술 발전 및 원료와 연료의 전환을 고려한 1안, 1안에 화석 연료를 줄이고 생활 양식 변화를 통해서 온실가스를 추가로 감축하는 2안, 화석 연료를 과감히 줄이고 수소 공급을 전량 그린수소로 전환하는 등 온실가스를 획기적으로 감축하는 3안 등 총 세 가지 제시했다. 뉴스1

 "재생에너지 100% 되도 탄소 중립 불가능"

한국과학기술원(KAIST) 정용훈 원자력 및 양자공학과 교수는 “태양광과 풍력은 야간이나 구름이 끼었을 때나 바람이 불지 않으면 전기를 생산할 수 없다”며 “이에 따라 전기 생산에 필요한 보조 시설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 교수는 “재생에너지로 전기를 80% 이상 공급해도 LNG등에서 이산화탄소가 배출되고, 안정적인 전기 공급이 어려워 탄소중립은 달성하기 거의 불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이런 가운데 정부는 이날 2050년 탄소중립 목표 시나리오를 공개하고 대국민 의견 수렴을 하겠다고 발표했다. 205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을 최대 ‘0(제로)’으로 줄이고, 원전 비율은 6~7%대로 축소하는 대신 신재생에너지 비율을 현재 6%대에서 70%대로 급증시킨다는 계획이다.

탄소중립위원회, 비용 문제는 언급안해

대통령직속 2050 탄소중립위원회는 이날 2050년 온실가스 순 배출량을 1540만t(1안), 3120만t(2안), 0t(3안)으로 줄이는 세 가지 탄소중립 시나리오 안을 공개했다. 1안은 기존의 산업 체계 등을 최대한 유지하도록 했고, 2안은 화석연료를 줄이고 생활 양식도 변화시키는 방법이다. 3안은 화석연료를 과감히 줄이고 전량 ‘그린수소’를 도입하는 방향이다.

탐라해상풍력단지. 중앙포토

탐라해상풍력단지. 중앙포토

이들 시나리오에서 원전 비중은 6.1%∼7.2%로 대폭 줄어든다. 반면 현재 6%대인 재생에너지는 최대 70.8%로 확대키로 했다. 이를 통해 전력 수요를 대폭 확대해 석탄연료를 신재생 전기로 대체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정부는 탄소중립 추진에 따른 비용발생 문제는 언급하지 않았다. 정부는 이날 “탄소중립 추진 소요비용(전기요금 상승요인)과 기술혁신, 규모의 경제에 따른 전기요금 하락 요인 등은 현 단계에서는 고려하지 않았다”며 “30년 후 미래 시점 비용 추산을 현재의 시각으로 분석하는 데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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