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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보고 잘 치고 잘 달리는…국가대표 새 리드오프 탄생

중앙일보

입력

4일 일본 요코하마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야구 한국 vs 일본 준결승 경기.6회초 무사 박해민이 2루타 적시타를 치고 있다. [요코하마= 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H]

4일 일본 요코하마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야구 한국 vs 일본 준결승 경기.6회초 무사 박해민이 2루타 적시타를 치고 있다. [요코하마= 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H]

한국 야구 대표팀의 박해민(31·삼성)은 도쿄올림픽에서 공을 잘 보고, 잘 치고, 또 잘 달린다. 이번 올림픽에서 무서운 질주는 멈추지 않고 계속되고 있다.

박해민은 4일까지 펼쳐진 5경기에 모두 1번타자로 선발 출장했다. 동시에 매 경기 출루에 성공했다. 5경기에서 타율 0.412(17타수 7안타)를 기록하고 있다. 출루율은 0.583으로 1위다.

박해민은 진가는 1회부터 발휘된다. 예선라운드 이스라엘전을 시작으로 준결승 일본전까지 5경기 모두 1회 누상에 진루했다. 1회 리드오프의 출루는 팀 득점력과 기선제압의 확률을 높인다. 대표팀은 5경기 가운데 3경기에서 1회 득점을 올렸다.

숙명의 한일전에서도 그의 출루는 돋보였다. 1회 첫 타석에서 일본 에이스 야마모토 요시노부에게 볼넷을 골라 출루했다. 풀카운트 승부 이후에도 상대의 공을 계속 커트해, 9구까지 끌고 가는 끈질긴 승부를 펼쳤다. 이후 1사 2, 3루 찬스에서 양의지-김현수가 연속 삼진으로 물러나 대표팀은 선제점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 .

대표팀의 추격은 박해민에서 시작됐다. 0-2로 뒤진 6회 선두타자로 나선 그는 야먀모토에게 좌전 안타를 뽑아 출루했다. 상대 좌익수가 공을 한번 더듬는 사이 박해민은 주저하지 않고 2루까지 파고 들어 세이프됐다. 이후 강백호의 적시타 때 홈을 밟았다. 공격을 이어간 대표팀은 2사 후 김현수의 적시타로 2-2 동점에 성공했다.

박해민은 7회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좌투수 이토 히로미에게 볼넷을 얻어 이날 세 번째 출루에 성공했다.

박해민은 이번 올림픽이 성인 대표팀 두 번째 발탁이다.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처음 태극마크를 달았으나 당시에는 존재감이 미미했다. 백업에 가까웠다. 올 정규시즌에선 타율 0.302를 기록, 타격 능력이 한층 향상된 모습을 보였다. 이미 빠른 발(도루 28개)과 외야 수비력은 리그 최고 실력을 인정받았다.

3년 전과 달리 대표팀 외야진의 한자리를 꿰찬 그는 찬스를 만들고, 또 해결하고 있다. 1일 도미니카공화국전 9회 말 1-3에서 2-3으로 추격하는 1타점 적시타로 끝내기 승리의 발판을 놓았다. 다음날(2일) 이스라엘전에선 4-1로 앞선 5회 무사 만루에서 답답한 공격의 혈을 뚫는 2타점 2루타를 뽑았다.

박해민은 이번 대회 출루율 1위에 올라 있다. 현재 타격감도 좋지만 지금까지 삼진을 세 번 당하는 동안 볼넷을 7개나 얻었다.

한국 야구는 이번 올림픽을 통해 '국가대표 리드오프 박해민'을 새롭게 발견했다.

이형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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