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시대 과거 합격증서 발굴했더니…"1453년 9월 7일자"

중앙일보

입력 2021.08.05 14:00

조선사대 단종 때 발급된 과거 합격증서 백패. 한국국학진흥원

조선사대 단종 때 발급된 과거 합격증서 백패. 한국국학진흥원

조선시대 과거 급제를 증명하는 '과거 합격증서'가 공개됐다. 한국국학진흥원은 5일 “조선 전기 단종(1452년~1455년 재위) 시대에 발급된 과거 합격증서 백패(白牌) 2장을 발굴했다”고 밝혔다. 지금까지 임금 재위 기간이 3년에 불과했던 단종 시기 문서는 보물 제501호인 장말손 백패(1453년)가 유일할 정도로 희귀한 편이다. 이번에 발굴된 백패 2장은 유림 가문의 기탁 자료를 정리하는 중 발견됐다.

조선시대에는 과거시험을 통해 관직에 진출했다. 문무과에 해당하는 대과(大科)와 생원·진사시에 해당하는 소과(小科)가 대표적이다. 대과 합격자는 붉은색의 장방형 합격증서인 홍패(紅牌)를, 소과 합격자에게는 흰색의 장방형 합격증서인 백패(白牌)를 줬다.

발굴 백패는 1453년 9월 7일 자다. 이런 발급 시기를 고려하면 2장의 백패는 조선 개국 이후 폐지됐다가 60년 만에 부활한 진사시에 합격하고 받은 것이라고 한국국학진흥원 측은 전했다.

1392년 조선 개국 이후 태조는 고려 말 사장(詞章)을 중요시한 데서 오는 폐단을 없애고 경학(經學)을 장려하기 위해 진사시를 폐지하고 생원시만 실시하겠다고 선포했다. 그 뒤 두어 차례 복구와 폐지를 거듭하다가 단종 1년인 1453년 2월에 완전히 복구됐다.

조선사대 단종 때 발급된 과거 합격증서 백패. 한국국학진흥원

조선사대 단종 때 발급된 과거 합격증서 백패. 한국국학진흥원

한국국학진흥원 측은 “백패를 살펴본 결과, 백패의 주인공은 김정(金淀)으로 나타났는데, 그는 진사시뿐만 아니라 생원시에도 합격해 2장의 백패를 받은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단종의 가족사는 비극적이다. 1452년 5월 12살의 어린 나위로 즉위해 1455년 6월 세조에게 왕위를 양위했다. 즉위 1년만인 1453년 10월에 일어난 계유정난(癸酉靖難)으로 세조에게 왕위를 넘기고 1457년 노산군으로 강등됐다가 결국 죽임을 당했다. 이 백패는 바로 그 비운의 단종 재위 기간에 발급된 몇 개 안 되는 희귀자료다.

경북 안동에 위치한 한국국학진흥원에는 50만여점의 다양한 역사적 자료가 보관돼 있다. 서애 유성룡(1542~1607)이 임진왜란 당시 상황을 기록한 국보 제132호 『징비록(懲毖錄)』, 조선시대에 1만여명의 유생이 연명해 올린 집단 소인 만인소(萬人疏)도 한국국학진흥원 소장 자료다. 조선 시대 문중일기도 여러 점이 보관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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