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체제인사 가둘 곳 모자라…"벨라루스, 강제수용소 건설 중"

중앙일보

입력 2021.08.05 11:38

업데이트 2021.08.05 12:11

벨라루스 정부가 반체제 인사들을 가두기 위해 노보콜로소보 지역에 건설 중인 것으로 추정되는 시설의 위성사진. [구글어스 캡처]

벨라루스 정부가 반체제 인사들을 가두기 위해 노보콜로소보 지역에 건설 중인 것으로 추정되는 시설의 위성사진. [구글어스 캡처]

벨라루스 정부가 반체제 인사를 가두기 위한 강제수용소을 건설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4일(현지시간) 미국 CNN 방송이 보도했다.

구 소련 시절 미사일 저장 시설에 위치
전기울타리·보안카메라 설치 철통보안

보도에 따르면 강제수용소로 추정되는 이 시설은 벨라루스 수도 민스크에서 차로 한 시간 거리인 노보콜로소보(Novokolosovo)에 위치했다. 새로 단장한 시설에는 세 겹의 전기 울타리, 보안 카메라, 반사 유리로 된 창문 등이 설치되어 있으며, 진입 금지를 알리는 표지판과 함께 군 경비원을 배치해 철통 보안을 유지하고 있다.

CNN은 목격자 진술을 인용해 해당 시설이 반체제 인사를 가두기 위한 수용소로 건설되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해당 시설은 구소련 시절 사용하던 미사일 저장 시설에 자리하고 있는데, 200에이커(약 80만9371㎡)에 달하는 전체 부지 중에서 새롭게 정비한 부분이 얼마나 되는지는 아직 파악되지 않았다.

노보콜로소보 시설 내부에 접근하지 못했지만, 아직 수감자를 수용한 흔적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CNN은 전했다. 이와 관련해 익명을 요청한 서방의 정보 당국자는 CNN에 "비록 직접적인 증거는 없지만, 이 시설을 수용소로 사용하는 것은 가능하다"고 말했다.

반체제 인사들은 자국 내 교도소가 포화상태에 이르면 '유럽의 마지막 독재자'로 불리는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정권이 조잡한 수용소에 의존할 것이라는 우려를 표명한 바 있다. 그들은 지난해 8월에도 경찰이 그들을 중독치료시설에 마련한 임시 수용소에 며칠 동안 감금했다고 밝혔다.

벨라루스에선 지난해 대통령 부정 선거 시위 사태로 현재까지 3만5000여명이 체포됐다. 약 945만 인구 가운데 1000명당 3명이 체포된 꼴이다.

국외 망명 중인 벨라루스 야권지도자 스베틀라나 티하놉스카야의 선임 고문인 프라낙 비아코르카는 CNN과 인터뷰에서 "루카셴코 대통령이 수용소를 건설하려는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시위는 그(루카셴코)의 발언 때문에 촉발될 수 있고, 경제 상황에 의해 촉발될 수도 있다. 그러나 그것은 올 것"이라며 "루카셴코도 이런 상황을 이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벨라루스에선 지난해 부정선거 논란을 촉발했던 대통령 선거일(8월 9일) 1주년을 맞아 관련 시위에 대한 단속과 체포가 대규모로 이뤄질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일각에선 올해 말이나 내년 초로 예정된 국민투표 상황에 따라 더 큰 불안에 휩싸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CNN은 벨라루스 내 반체제 성향의 독립언론에 대한 탄압이 몇 주째 이어지고, 독재국가 내부의 위기에 대한 국제사회의 관심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강제수용소로 추정되는 시설이 모습을 드러냈다고 지적했다.

앞서 지난 2일 도쿄올림픽에 출전한 벨라루스 육상선수 크리스치나 치마노우스카야(24)는 자국 육상팀을 비판했다는 이유로 강제 귀국 위기에 처하자 망명을 신청했으며, 우크라이나에서 활동하던 벨라루스 반체제 인사 비탈리 쉬쇼프(26)는 실종 하루만인 3일(현지시간) 자택 인근 공원에서 숨진 채 발견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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