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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쇄 따른 풍선 효과"…코로나19, 집안 전파 위험 8배↑

중앙일보

입력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와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스(중증급성호흡기후군) 등 호흡기 감염병은 집 등 실내에서 전파 위험이 3배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코로나19는 이런 위험이 야외에서보다 4배 높았는데 특히 집에서 8배, 비행기에서 7배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주거 공간에서 코로나19 전파 위험이 높은 건 봉쇄 전략에 따른 풍선 효과로 분석됐다.

서울성모병원 연구팀 메타분석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를 전자 현미경으로 본 모습. 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를 전자 현미경으로 본 모습. 연합뉴스

서울성모병원 문진영 전공의와 창원경상국립대병원 류병한 감염내과 임상교수팀은 2020년 12월까지 국제학술지에 실린 연구 논문 중 147편을 메타 분석해 이 같은 결과를 5일 발표했다. 메타 분석은 이미 발표된 논문들을 모아서 종합적으로 분석, 평가하는 것이다.

연구팀은 개방된 공간을 기준으로 삼아 실내 공간별 호흡기 감염병의 공기·비말 전파 위험도를 분석했다. 공간별 상대 위험도는 직장·학교가 3.94배로 가장 높았고, 병원 3.23배, 항공기 3.08배, 주거 공간 2.63배, 여객선·군함 2.17배로 나타났다. 병원균별로 나눠봤더니 메르스가 12.58배로 실내 공간에서 가장 전파 위험이 높게 나왔다. 백일해를 일으키는 병원균이 7.08배, 볼거리 병원균 4.84배, 코로나19 4.08배, 사스 2.86배, 결핵 2.71배, 인플루엔자(독감) 2.20배 순이었다.

병원군별 실내 공간 전파 위험도. 자료 서울성모병원

병원군별 실내 공간 전파 위험도. 자료 서울성모병원

비슷한 병원균을 그룹화해서 봤더니 코로나19∙메르스∙사스 그룹의 실내 전파 위험은 4.44배 높았고, 특히 주거 공간에서의 위험이 5.14배로 가장 높았다. 병원(4.19배)이 뒤를 이었다. 연구팀은 “전체 병원균의 감염 위험이 직장·학교에서 가장 높은 점과는 대조적”이라며 “국가별 방역대책에 따라 특정 유형의 공간에 봉쇄 조처를 내릴 경우 풍선 효과처럼 다른 공간에서 감염 위험이 증가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결핵 그룹은 직장·학교가 3.88배로 가장 감염 위험이 높았으며 비행기 3.77배, 병원 2.96배, 주거공간 2.19배로 나타났다.

코로나19만을 별도 분석한 결과, 개방 공간 대비 실내 공간에서 4.08배의 전파 위험을 보였다. 공간별로는 주거 공간이 8.30배로 가장 높았으며, 비행기는 7.30배로 나타났다. 군함 및 병원은 각각 1.80배, 1.78배로 낮은 전파 위험을 보였다.

문진영 전공의는 “이번 연구는 코로나19의 공간별 비말∙공기 전파 위험에 대해 양적으로 분석한 최초의 연구”라며 “방역정책에 따라 공간별 풍선효과가 나타날 수 있는 점을 방역 당국에서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Environmental Research’ 온라인판에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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