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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반기 철근 대란 조짐에 산업부 "건설사 사재기 자제" 요청

중앙일보

입력

동국제강이 개발한 최고 강도 철근 제품. 연합뉴스

동국제강이 개발한 최고 강도 철근 제품. 연합뉴스

하반기 철근 대란 조짐에 정부가 건설사를 중심으로 사재기 단속에 나섰다.

5일 산업통상자원부·국토교통부·기획재정부·중소벤처기업부·공정거래위원회·조달청·관세청 7개 부처는 '2차 철강 및 원자재 수급 대응 대책 회의'를 가지고 철근 수급 대책을 논의했다.

구체적으로 ▶철강 공급물량 확대 ▶철강 유통 현장 점검 ▶건설업 및 중소기업 원자재 구매 지원 ▶비축물자 지원현황 및 대응 ▶철강 수출입 동향 모니터링 강화 방안을 검토했다.

특히 주요 철근 수요업체인 건설사를 중심으로 사재기 단속도 강화한다. 앞서 5월 말부터 7월 초까지 7차례 가동하였던 정부 합동점검단을 재가동해 사재기 등 수급 안정을 해치는 시장교란 행위를 점검하고, 위법행위 시 강력히 조치할 예정이다.

강경성 산업부 산업정책실장은 “주요 건설사들에 불필요한 물량 확보를 자제토록 요청할 계획인바, 수요 업계에서는 과도한 우려를 가지지 않기를 당부한다”고 했다.

급등 철근 가격…“장마 후 더 오를 수도”

경기도 남양주시의 한 아파트 공사 현장. 중앙포토

경기도 남양주시의 한 아파트 공사 현장. 중앙포토

정부 부처가 합동으로 대책 회의까지 가지며 철근 수급 관리에 나선 것은 최근 철근 가격이 급등세가 심상치 않아서다.

5월 철근 유통가격(SD400, 10mm)은 t당 135만원으로 올해 1월 74만원에 비해 배 가까이 치솟았다. 6월과 지난달은 t당 119만원과 106만원으로 다소 안정을 찾았지만, 장마 등이 끝나 건설 현장 조업 재개가 본격화하면 다시 가격이 오를 수 있다.

철근 가격 상승은 주택 공급 확대 등으로 최근 건설 경기가 빠르게 살아났기 때문이다. 산업부와 국토부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 국내 건설 업체들의 6개월 전 착공면적 5224만㎡였지만, 올해 상반기엔 6514만㎡로 크게 증가했다. 올해 하반기(6662만㎡)엔 착공 면적이 더 늘어날 것으로 추정한다.

건설은 착공을 시작해 준공까지 2~3년이 걸리기 때문에 앞으로 철근 수요 계속 더 붙을 수 있다. 특히 3기 신도시 등 정부 대규모 주택 공급도 본격 시작해 가격 상승을 부채질할 가능성이 크다. 원재료인 철광석 가격 오름세도 최근 철근 가격 급등에 영향을 줬다. 산업부에 따르면 올해 2월 t당 152.65달러였던 철광석의 가격은 지난달 30일 기준 181.57달러까지 오른 상태다.

“하반기 10만t 여유…돌발상황 대비”

철근 수급 동향. 산업통상자원부

철근 수급 동향. 산업통상자원부

다만 정부는 하반기 철근 공급이 늘어나는 만큼 철근 수급이 안정을 찾을 수 있다고 본다. 선행지표인 착공면적 등을 토대로 산업부와 국토부가 추산한 결과 올해 하반기 철근 수요는 지난해 대비 약 9% 늘어난 550만t이 될 예정이다. 반면 같은 기간 국내 철근 공급은 전년 대비 약 11% 늘어난 560만t으로 약 10만t의 여유가 있다.

하지만 갑작스럽게 철근 수요가 늘어나거나, 특정 기간 수요 쏠림, 일시적 철근공장 가동 중단 등 돌발 변수가 생기면 철근 가격이 급등하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 정부도 이 점을 우려해 좀 더 면밀한 수급 관리를 한다는 방침이다. 우선 주요 수요업체인 국내 건설 대기업 철근 구매 시기 분산 유도하고, 철강사 생산설비 가동 독려도 계속할 방침이다. 또 과도한 원재료 부담을 줄여주기 위해 건설 원도급사가 하청업체 자재비 인상을 부담하면 건설업 상호협력 평가 가점 부여하는 방안도 검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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