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 점수는 70점? 85점? [이상언의 '더 모닝']

중앙일보

입력 2021.08.05 08:16

업데이트 2021.08.05 08:17

문재인 정부에 70점을 준 이낙연 전 총리와 85점을 준 정세균 전 총리. [뉴스1]

문재인 정부에 70점을 준 이낙연 전 총리와 85점을 준 정세균 전 총리. [뉴스1]

 안녕하세요? 오늘은 여권 대선 주자들이 매긴 문재인 정부의 점수에 대한 이야기로 시작합니다.

ㆍ“나 또한 많은 실수와 과오가 있을 것이어서 5년 뒤 걱정이 태산이다. 100점짜리는 없는 만큼 60∼70점 정도는 하겠다” -2003년 1월 노무현 대통령 당선인, 시민사회단체 신년하례회에 참석해서.

ㆍ“합격자의 평균 점수가 100점 만점에 70점가량이 되도록 난이도를 조절했다.” -1995년 1월 석경징 서울대 입시 출제위원장, 서울대 대학별 고사에 대해 설명하며(당시에는 대학별 고사가 있었습니다).

ㆍ국민체육진흥공단이 제공하는 운동선수 연금 점수는 110점이 만점. 올림픽 금메달은 90점, 은메달은 70점, 동메달은 40점. 금메달을 여러 개 따도 매달 지급 받는 연금은 100만원(110점에 해당)이 상한.

ㆍ‘외교관 후보자 1차 시험은 40명 선발에 1490명이 지원, 경쟁률이 37.3대 1로 집계됐다. 외교관 1차 시험 합격선은 70점이었다.’ -2021년 4월 6일 연합뉴스 기사.

ㆍ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수료생들은 법조윤리시험에서 70점 이상, 과목별 필기시험에서 40점 이상을 얻어야 변호사시험에 합격할 수 있다. 선택과목은 국제법, 노동법, 지적재산권 등 7개 과목.

70점이 결코 낮은 점수가 아님을 보여주는 사례들입니다. 물론 시험의 난이도나 수험생 성적 분포에 따라 70점이 낮은 점수가 되기도 합니다. 통상 대학에서 시험 점수 70점은 C학점에 해당합니다.

이낙연 전 총리가 4일의 언론 인터뷰에서 “현 정부에 참여한 분으로서 이 정부를 평가한다면 100점 만점에 몇 점을 주겠습니까”라는 질문을 받자 “참 어렵네요. 70점 정도 할까요”라고 대답했습니다. 그는 ‘부동산 문제에 대한 국민의 불만과 상실감’을 주요 감점 요인으로 꼽았습니다.

그러자 어제 문재인 대통령 지지자들이 모이는 온라인 공간에 이 전 총리에 대한 비판 글이 쇄도했습니다. ‘문 대통령의 등에 칼을 꽂았다’는 과격한 표현도 있었습니다. 인터뷰의 질문은 ‘정부에 대한 평가’였고 이 전 총리가 문 대통령을 언급하지도 않았는데 마치 대통령에 대한 공격으로 인식하는 사람이 많았습니다.

이런 분위기는 여권 대선 주자의 논쟁으로 이어졌습니다.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TV토론에서 “문재인 정부에 대한 평가 점수를 70점이라고 해서 남의 이야기하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대통령과 본인은 혹시 몇 점이라고 말할 수 있느냐”고 이 전 총리를 몰아세웠습니다. 정세균 전 총리는 페이스북에 ‘국민의 생명, 안전을 지키는 문제에 대해 최선을 다한 정부였다고 자부한다. 정부의 노력을 점수로 매긴다는 것이 적절치 않다고 생각하지만 땀 흘려 일해 온 공직자 여러분을 생각하면 최소 85점 이상이다”고 썼습니다.

부동산과 백신 문제에 대한 원성이 높고 국방ㆍ외교ㆍ경제ㆍ법무ㆍ교육 중 어느 것 하나 잘했다고 말하는 국민을 보기가 어려운데도, 최소 85점은 된다는 용비어천가가 나옵니다. 취임 직전에 60∼70점을 희망했던 노무현 전 대통령이 있던 때가 상식적인 시대였다는 생각이 듭니다.

문제의 70점을 놓고 이재명 지사와 이낙연 전 총리가 공방을 벌인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2차 TV토론 내용이 중앙일보에 실려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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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바꾸기’‘음주운전’ 네거티브 직접 뛰어든 이재명·이낙연
 4일 열린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2차 TV토론에서 지지율 1, 2위인 이재명 경기지사와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는 네거티브 싸움에 적극적으로 뛰어들었다.

이 전 대표는 자유토론 기회를 얻자마자 이 지사를 향해 “성남시장으로 일하던 2014년에 음주운전·성폭력·성희롱·수뢰·횡령 등 5대 비위행위에 연루된 공직자에 대해 승진 배제, 상여금 박탈, 부서장 연대책임 등 가혹한 조치를 취했다”며 “본인에게도 이런 기준을 연상해본 적이 있냐”고 했다. 이 지사는 “제가 공직자가 된 후에는 그런 일이 없으니 공직자 음주에는 적용되지 않는다”고 대응했다.

이 지사의 반격도 거셌다. 이 전 대표가 ‘국회의원 국민소환제 및 면책특권 폐지’를 말하자, 이 지사는 “180석 압도적 집권 여당의 당대표를 하셨고, 엄청난 권한을 가지고 계셨는데 왜 안 하시고 앞으로 대통령이 돼서 하겠다는 거냐”고 물었다. 이 전 대표는 “그때도 놀았던 게 아니다. 6개월 반 동안 422건의 법안을 처리하느라 숨 가쁜 시간을 보냈다”고 맞받았다.

부동산을 두고도 둘은 충돌했다. 자유토론에서 이 지사는 “책임총리로서 이 (부동산) 정책 추진 때 부작용을 예상하고 묵인한 것인가, 아니면 몰랐나”라고 따지자 이 전 대표는 “부동산 문제에 관해 책임을 회피할 생각이 추호도 없다. 그리고 결코 남의 탓을 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이에 이 지사는 “대통령 다음으로 큰 권한을 가졌는데 청와대 참모들이 정하는 것에서 아무 역할도 못했다고 하면 무능했거나 무책임했다는 말을 들을 수 있다”며 “최근 (이 전 대표가) 문재인 정부에 대한 평가 점수를 70점이라고 해서 남의 이야기하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고 몰아세웠다. 표정이 굳은 이 전 대표는 이 전 대표는 “문재인 정부 2년7개월13일 동안 총리를 한 사람으로서 정부에 대한 점수를 묻길래 겸양으로 그렇게 (70점) 표현한 것”이라며 “내가 총리로 일하는 기간에 문재인 정부 국정지지도가 가장 높았던 때다”고 맞받았다.

이 지사는 또 “이낙연 후보는 사면, 행정수도, 분도를 반대했다가 찬성했다가 했다. 개헌도 내각책임제를 했다가 갑자기 중임제를 얘기하고 4대강도 상임위원장 입장에서 통과시킨 일도 있다”며 ‘말 바꾸기’ 프레임을 꺼내 들었다. 이에 이 전 대표는 “왔다 갔다 한 적 없다”며 “사면에 대해 금지하자는 이야기는 해본 적이 없다. 행정수도는 헌법재판소의 관습헌법 위반 판정 이후 대안을 내야 할 것 아니냐는 것이었고, 개헌에 대해서는 이명박 정부 패악이 심해질 때 대통령제 대안으로서 독일식 내각책임제에 관심을 가진 적이 있었다”고 조목조목 반박했다.

토론회 앞서 양측 캠프는 거칠게 대결했다. 이낙연 캠프 윤영찬 정무실장은 이날 오전 라디오에서 “이 지사가 첫 번째 음주운전치고 상당히 센 징계, 150만원 벌금을 받았다”며 “누범이 아니냐는 자연스러운 의혹이 나올 수밖에 없고, 게다가 여배우가 그런 얘기를 또 했다”고 말했다. 그러자 이재명 캠프는 이 전 대표와 최성해 전 동양대 총장이 함께 찍은 사진을 공개했다. 최 전 총장은 조국 전 장관 딸이 받은 표창장이 위조됐다고 주장해 여권 강성 지지층의 미움을 산 인물이다. 이재명 캠프 현근택 대변인은 “(만난 시점이) 지난해 총선 무렵이라면 조국 전 장관에 대한 재판이 한창 진행 중일 때다. 이 전 대표는 최 전 총장과 어떤 사이인지 분명히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심새롬·한영익 기자 saero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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