족쇄냐 찬스냐…이재명이 욕 먹어도 지사직 유지하는 이유

중앙일보

입력 2021.08.05 05:00

더불어민주당 대선주자들이 최근 이재명 경기지사의 ‘지사 찬스’ 의혹을 집중 제기하면서, 그의 지사직 유지 여부가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캠프·도정 구분 안돼“ 여당 내부서도 공격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지난 3월 16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GH 기본주택 홍보관에서 열린 현장 간담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뉴스1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지난 3월 16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GH 기본주택 홍보관에서 열린 현장 간담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뉴스1

이낙연 캠프 정무실장인 윤영찬 민주당 의원은 4일 라디오 인터뷰에서 “캠프와 도청 도정 자체가 분리되지 않는다. 기본소득은 경기도 공약이 아니라 대선 후보로서의 공약인데도, 34억원의 (경기도) 예산을 썼다”며 “해외 언론매체 홍보비, 버스광고, 국제컨퍼런스 이런 비용들이 경기도정을 위한 예산집행이냐”고 따졌다.

이에 앞서 발생한 경기도 교통연수원 직원의 SNS 대화방 사건도 이낙연 캠프에선 철저한 조사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캠프 오영훈 수석대변인은 “경기도민 혈세가 자신의 선거운동을 위한 주유비로, 차량 유지비 등으로 흘러가고 있다”는 주장도 했다. 이 지사 측은 주유비·차량유지비 등 의혹에 “후원금으로 지출했다”(김영진 상황실장)며 당 선관위와 윤리감찰단에 허위사실이라고 신고한 상태다.

최근 이 지사가 공개 거론한 경기도민 100% 재난지원금 독자 지급 역시 공정성 문제로 비화했다. “6명 후보중 유일한 현직 도지사가 집행권을 무기로 돈을 풀겠다는게 '공정경선'에 해당할 수 있냐”(김두관 의원)는 의문 역시 제기됐다. 대부분 이 지사가 현직 지사인 탓에 경선이 공정하지 않다는 취지의 지적들이다.

이재명 측, ‘족쇄’라면서도 지사직 유지 기류

허태정 대전시장과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2일 오후 대전시청에서 '대전시와 경기도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한 정책협약서'에 서명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허태정 대전시장과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2일 오후 대전시청에서 '대전시와 경기도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한 정책협약서'에 서명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 지사 측은 지사직 유지가 오히려 ‘족쇄’라는 입장이다. “공직선거법 저촉 우려 때문에 이 지사 이름으로는 경선 선거인단 모집을 위한 단체 문자메시지도 제대로 발송을 못한다. 오히려 선거운동에 애로사항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게 이 지사 측 설명이다.

이 지사 측은 지사직 유지의 표면적 이유로는 ‘책임감’을 거론한다. 이 지사는 지난 1일 제주지사직을 사퇴하며 자신의 지사직 유지를 비난한 원희룡 전 지사를 향해 “책임감 있고 유능한 공직자라면, 태산같은 공직의 책무를 함부로 버릴 수 없다”고 말했다.

이재명 캠프에선 10월 10일 경선이 종료될 때까지 지사직을 유지해야 한다는 기류가 강하다. 이 지사 측 관계자는 “원래는 12월 말에 지사직을 내려놓을 계획이었지만, 후보로 최종 결정된 뒤 당이 결정·권유하면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캠프 관계자도 “최소한 국정감사(9~10월)는 치러야 한다. 코로나19 상황도 변수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지사가 지사직을 유지하려 하는 데엔 "인구 1347만 명에 달하는 최대 지자체 수장으로서 누리는 정치적 이점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란 분석이 나온다. 이 지사의 부동산 공약인 기본주택 정책이 경기도에서 '테스트 베드' 역할을 하고 있는 게 대표적이다. 수원에는 ‘GH(경기주택도시공사) 기본주택 홍보관’도 만들어져 자연스럽게 공약 홍보 창구 역할을 하고 있다. 이준한 인천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양다리(도정·경선) 걸치는 것 아니냐는 오해를 살 수 있지만, 여러 비용을 줄이면서 선거를 치를 수 있다는 건 장점”이라고 말했다. “스펙 좋은 무능한 사람을 뽑을 것이냐, 실적으로 증명된 역량 있는 사람을 뽑을 것인가”라며 상대 후보를 압박하는 이 지사의 ‘실적주의’ 전략 역시 현직 지사 신분일 때 빛을 발할 가능성이 더 크다.

이 지사가 경기도에서 다른 후보들을 압도적 격차로 누르고 있다는 점도 눈에 띈다.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 등 4개 여론조사기관이 지난달 26~28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3명을 대상으로 한 전국지표조사(NBS, 95% 신뢰수준에서 ±3.1%. 중앙여론조사심의위 참조)에서 이 지사의 인천·경기 선호도는 30%로 이낙연 전 대표(8%)를 크게 앞섰다. 서울(이재명 21%, 이낙연 14%)에 비해서도 격차가 압도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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