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상대에서 은메달 주머니에 감춘 영국 복서

중앙일보

입력 2021.08.05 02:09

업데이트 2021.08.05 02:12

함께 경쟁한 메달리스트가 기뻐하고 있는 가운데, 영국의 벤자민 휘태커가 4일 도쿄올림픽 복싱 시상대에서 은메달을 손에 쥔 채 실망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AP=연합뉴스

함께 경쟁한 메달리스트가 기뻐하고 있는 가운데, 영국의 벤자민 휘태커가 4일 도쿄올림픽 복싱 시상대에서 은메달을 손에 쥔 채 실망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영국 복서 벤자민 휘태커(24)가 시상대에서 은메달을 주머니 속에 감춰 스포츠 팬들로부터 비판받고 있다.

휘태커는 4일 도쿄올림픽 복싱 라이트헤비급에 출전해 은메달을 땄다. 결승에서 쿠바의 알렌 로페스에 판정패했다.

휘태커는 시상대에서 금메달을 딴 로페스와 아제르바이잔과 러시아올림픽위원회 소속으로 동메달을 딴 선수와 나란히 섰다. 복싱은 별도의 동메달 결정전을 치르지 않고 4강에 오른 선수에게 모두 동메달을 수여한다.

도쿄 올림픽 복싱 시상식에서 주머니에 손을 넣고 있는 은메달리스트 벤자민 휘태커. AP=연합뉴스

도쿄 올림픽 복싱 시상식에서 주머니에 손을 넣고 있는 은메달리스트 벤자민 휘태커. AP=연합뉴스

시상식 때 어쩔줄 몰라하는 표정을 짓고 있는 벤자민 휘태커. 그는 나중에 언론과 인터뷰에서 시상식을 즐기지 못한 것에 대해 후회했다. AP=연합뉴스

시상식 때 어쩔줄 몰라하는 표정을 짓고 있는 벤자민 휘태커. 그는 나중에 언론과 인터뷰에서 시상식을 즐기지 못한 것에 대해 후회했다. AP=연합뉴스

동료들이 목에 메달을 걸고 있을 때 그는 손으로 메달을 어정쩡하게 붙잡고 있었다. AP=연합뉴스

동료들이 목에 메달을 걸고 있을 때 그는 손으로 메달을 어정쩡하게 붙잡고 있었다. AP=연합뉴스

금메달과 동메달을 받은 선수들이 이를 목에 건 것과 달리 휘태커는 메달을 받은 뒤 주머니에 넣었다가, 사진 촬영을 할 때 이를 손에 쥔 채 들어 올렸다.

휘태커는 이후 언론과 인터뷰에서 “실패했다고 느꼈다”며 “그때 은메달을 목에 걸고 웃었어야 했다. 이건 나뿐만 아니라 국가의 일이기도 하니까”라고 자신의 부적절한 반응을 뉘우쳤지만 이미 팬들의 비난이 쇄도한 이후였다. 휘태커는 "몇 년 후엔 멋진 성과라고 되돌아볼 수 있겠지만, 그땐 너무 실망해서 은메달을 즐길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영국에서는 지난 6월 열린 유로 2020에서 잉글랜드 대표팀이 이탈리아에 패해 준우승을 차지한 뒤 선수들 대부분이 시상식에서 은메달을 받은 직후 이를 목에서 벗어버려 논란을 빚었다.

선수들은 때때로 은메달을 값진 성과가 아니라 결승전에서 패배한 표식으로 받아들인다. 한 연구에서는 5차례 하계 올림픽의 시상식을 분석해 은메달을 받은 선수보다 동메달을 받은 선수가 더 행복하다는 결론을 도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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