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몰려온다, ETF ‘1조 공룡’만 15개

중앙일보

입력 2021.08.05 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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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직장인 윤모(42)씨는 지난달 처음으로 상장지수펀드(ETF·Exchange Traded Fund)에 700만원을 투자했다. LG화학 등 2차전지 기업에 투자하는 ETF와 코스피 200지수를 추종하는 상품 두 가지다. 윤씨는 “요즘 국내외 증시의 변동성이 커지면서 ETF에 관심을 갖게 됐다”며 “성장성 높은 기업들에 ‘묶음’으로 투자할 수 있어 한두 종목에 묻어두는 것보다 마음이 놓인다”고 말했다.

총자산 60조, 2년새 20조 늘어
삼성 ‘코덱스200ETF’ 4조로 최대
최근 빅테크·전기차 테마형 인기
해외주식 ETF 올 수익률 19%

최근 ETF에 뭉칫돈이 몰린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국내 증시에 상장된 497개 ETF 전체 순자산은 지난 2일 기준 60조1240억원으로 60조원 선을 넘어섰다. 올해 들어 자산이 16%(8조910억원) 늘어난 영향이다. 2년 전(40조2610억원)과 비교하면 20조원 가까이 불어났다. 이에 반해 같은 기간 펀드 매니저의 운용 전략이 중요한 국내 액티브펀드는 순자산이 2182억원 늘어나는 데 그쳤다.

최근 석달간 돈 많이 몰린 ETF.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최근 석달간 돈 많이 몰린 ETF.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ETF는 특정 지수나 자산의 가격 움직임에 따라 수익을 내는 상품이다. 인덱스 펀드를 거래소에 상장시켜 투자자들이 주식처럼 편리하게 거래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공모형 펀드와 달리 한주 단위로 손쉽게 사고팔 수 있고, 수수료가 0.5% 내외로 저렴한 게 특징이다.

순자산 규모가 1조 넘는 ‘공룡 ETF’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2일 기준으로 순자산이 1조원 넘는 ETF는 15개로 2년 전의 8개보다 7개가 늘었다. 이 가운데선 삼성자산운용의 코덱스200 ETF가 순자산 4조 1089억원으로 가장 덩치가 크다. 코스피에 상장된 대형 200개 종목의 시가총액을 지수화한 코스피 200을 추종하는 상품이다.

요즘 ETF 투자자의 발길은 지수 움직임보다 특정 ‘테마’에 투자하는 ‘테마형 ETF’로 향한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2일 기준 최근 석 달간 돈이 가장 많이 몰린 상위 10개 ETF 가운데 7개가 테마형 ETF다. 대부분 대형 정보기술 업체(빅 테크)나 전기차 업종 관련 지수에 투자하는 상품이다.

최근 석 달 사이 2800억원 상당의 자금이 몰린 미래에셋운용의 ‘타이거 미국 테크톱10INDXX’가 대표적이다. 미국 나스닥 거래소에 상장된 기술주 지수(INDXX US 테크 톱10 인덱스)를 추종하는 ETF다. 애플을 비롯해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페이스북 등 나스닥 시가총액 상위종목 10개로 구성됐다.

미래에셋운용의 ‘타이거 차이나전기차솔랙티브’도 눈에 띈다. 이미 순자산 1조원이 넘는 공룡펀드인데도 꾸준히 투자자가 몰리고 있다. 중국과 미국에 상장된 중국 전기차 관련 기업(지수)에 집중적으로 투자하는 펀드인데 최근 석 달 동안 1258억원의 돈을 끌어모았다.

김후정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기술 변화 속도가 빨라지면서 성장성 높은 산업을 주목하는 투자자가 늘었다”며 “테마형 ETF 인기가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ETF의 투자 성적표는 어떨까. 평균 수익률은 해외 주식 ETF가 국내 주식형 ETF보다 두배 이상 높았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해외 주식에 투자하는 ETF의 연초 이후 수익률은 2일 기준 19%다. 같은 기간 국내 액티브 펀드(11.7%)는 물론 해외 주식형 펀드(9.8%)보다 높았다. 이와 달리 국내 주식 ETF는 연초 이후 7.6%의 수익률을 내는 데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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