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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조원 넘는 항모 불탄 이유…'네이비실' 떨어진 수병 짓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2020년 7월 12일 미국 샌디에이고에서 본험 리차드(Bonhomme Richard)함에 불이 나 소방정이 출동해 진화에 나서고 있다. 당시 이 불은 5일 동안이나 이어졌고, 이 불로 본험 리차드함은 결국 폐선 처리됐다. [사진=미 해군 제공]

2020년 7월 12일 미국 샌디에이고에서 본험 리차드(Bonhomme Richard)함에 불이 나 소방정이 출동해 진화에 나서고 있다. 당시 이 불은 5일 동안이나 이어졌고, 이 불로 본험 리차드함은 결국 폐선 처리됐다. [사진=미 해군 제공]

본험 리처드함 화재 사건의 방화범으로 지목된 라이언 소이어 메이스 수병. 미 해군범죄수사청(NCIS)은 승조원 177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를 통해 방화 용의자를 밝혀냈다. 메이스 수병은 미 해군 특수부대 네이비실에서 탈락한 뒤 전함에 불을 지른 혐의를 받고 있다. [인스타그램 캡처]

본험 리처드함 화재 사건의 방화범으로 지목된 라이언 소이어 메이스 수병. 미 해군범죄수사청(NCIS)은 승조원 177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를 통해 방화 용의자를 밝혀냈다. 메이스 수병은 미 해군 특수부대 네이비실에서 탈락한 뒤 전함에 불을 지른 혐의를 받고 있다. [인스타그램 캡처]

지난해 7월 큰 불이 난 미국 해군의 12억 달러(약 1조 3000억원)짜리 본험 리처드(Bonhomme Richard)함 화재 사건은 스무살짜리 미 해군 수병의 방화 때문이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F-35B 전투기가 탑재되는 이 전함은 4만1000t급 소형 항공모함으로, 미 해군과 해병으로 구성된 제3원정타격단의 기함(旗艦)이었으나 당시 화재로 폐선 처리됐다.

준항모서 5일 동안 불, 결국 폐선 #NCIS, 177명 조사해 '방화범' 밝혀 #네이비실 탈락한 뒤 '증오'심 가져

3일(현지시간) 미국 온라인매체 데일리비스트는 미 해군범죄수사청(NCIS)의 영장을 입수해 당시 화재 사건에 대해 "범인은 라이언 소이어 메이스 수병으로, 해군에 대한 증오심과 네이비실이 되지 못한 것에 대한 불만으로 후미의 화물보관소에 불을 질렀다"고 전했다.

화재 사건은 지난해 7월 12일 발생했다. 당시 샌디에이고에서 개조 작업 중이던 본험 리처드함에서 큰 화재가 발생해 소방선 16척과 소방인력 400여명, 샌디에이고 인근의 소방서가 총동원돼 진화에 나섰다. 그러나 불길은 잡히지 않고 5일 동안 이어졌다. 결국 14개 갑판이 타버려 지난해 11월 미 해군은 폐선을 결정했다. 수리비만 32억 달러가 들 것으로 판단해서다. 다행히 중상자나 사망자는 없었지만, 이 불로 71명이 다치거나 연기를 들이마시는 등 미 해군은 막대한 피해를 입었다.

2020년 7월 12일 미국 샌디에이고에서 본험 리차드함에 불이 나 소방정이 출동해 진화에 나서고 있다. 당시 이 불은 5일 동안이나 이어졌고, 이 불로 본험 리차드함은 결국 폐선 처리됐다. [사진=미 해군 제공]

2020년 7월 12일 미국 샌디에이고에서 본험 리차드함에 불이 나 소방정이 출동해 진화에 나서고 있다. 당시 이 불은 5일 동안이나 이어졌고, 이 불로 본험 리차드함은 결국 폐선 처리됐다. [사진=미 해군 제공]

방화 혐의를 받는 메이스의 정체는 승조원 177명을 대상으로 한 NCIS의 수사 끝에 밝혀졌다. 조사에 참여한 한 승조원은 "밝은 피부의 남성이 깨끗한 전신 작업복을 입고 마스크를 쓴 상태로 금속통을 들고 전함의 후미 영역에 들어갔다"고 진술했다. 다만 이 남성이 누구인지 특정하지는 못했는데, 이후 수색영장에 작성된 진술서에는 켄지 벨라스코라는 승조원이 '메이스가 미 해군과 함대를 증오하고 있다고 진술했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이후 심층 조사 과정에서 벨라스코는 "90% 확신한다"라며 화재가 발생하기 직전 전함의 후미에 들어간 인물이 메이스라고 특정했다고 한다. 또 수사관들은 메이스의 인스타그램 계정에서 "아침의 네이팜(Napalm·폭발물) 냄새가 너무 좋다"는 글을 발견했다.

본험 리처드함 화재 사건의 방화범으로 지목된 라이언 소이어 메이스 수병. 미 해군범죄수사청(NCIS)은 승조원 177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를 통해 방화 용의자를 밝혀냈다. 메이스 수병은 미 해군 특수부대 네이비실에서 탈락한 뒤 전함에 불을 지른 혐의를 받고 있다. [인스타그램 캡처]

본험 리처드함 화재 사건의 방화범으로 지목된 라이언 소이어 메이스 수병. 미 해군범죄수사청(NCIS)은 승조원 177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를 통해 방화 용의자를 밝혀냈다. 메이스 수병은 미 해군 특수부대 네이비실에서 탈락한 뒤 전함에 불을 지른 혐의를 받고 있다. [인스타그램 캡처]

메이스의 복무기록에 따르면 그는 2019년 첨단 컴퓨터 관련 분야로 해군에 입대했다. 메이스는 입대 뒤 목표를 미 해군 특수부대인 네이비실이 되는 것으로 바꿨으나, 훈련 5일 만에 중도 포기했다. 이후 메이스는 본험 리처드함의 '미지정 해군'(undesignated Seaman)으로 남았고, 그 뒤 메이스는 종종 동료들에게 '해군을 증오한다'는 말을 해 온 것으로 수사 결과 드러났다.

매체에 따르면 방화범의 이름 및 범행 동기가 알려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해군 대변인에 따르면 메이스는 방화 및 선박에 고의적인 손상을 입힌 혐의 등으로 군법재판에 회부될 예정이다. 메이스는 해군에 약 3000만 달러(약 343억원)의 피해를 입힌 혐의도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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