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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오병상의 코멘터리

최재형 출마선언..강경보수의 전형

중앙일보

입력

오병상 기자 중앙일보 칼럼니스트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인 최재형 전 감사원장이 4일 오후 경기도 파주시 미라클스튜디오에서 대선 출마선언에 앞서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고 있다. 뉴스1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인 최재형 전 감사원장이 4일 오후 경기도 파주시 미라클스튜디오에서 대선 출마선언에 앞서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고 있다. 뉴스1

'이승만 가장 높이 평가' '장모가 프란체스카 여사 비서' #윤석열과 경쟁하면서 국민의힘 보수화 점점 강해져

1. 최재형 전 감사원장이 4일 대선출마선언을 했습니다. 예상대로 전형적인 강경 보수주의 철학을 드러냈습니다. 태도면에선 윤석열 전 검찰총장보다 한결 차분하고 정리된 모습이었지만..내용면에선 더 강경해 보였습니다.

2. 온라인으로 진행된 선언식은 첫머리부터 보수의 눈길을 사로잡았습니다.
애국가 제창에서 최재형이 대형 태극기 화면을 보면서 독창을 했습니다. 유튜브 라이브를 보던 보수파들이 ‘이런 거 처음’‘목소리 좋다’며 박수를 보냈습니다. 최재형 캠프는 가족모임에서 애국가를 4절까지 완창한다며..가족모임 사진을 공개했습니다.

3. 보수 애국은 이날 선언의 키워드였습니다.
대표적인 예가 ‘가장 높게 평가하는 대통령’에 대한 질문에 ‘이승만’이라고 확신에 찬 대답을 한 장면입니다. 자유민주주의 대한민국의 기초를 놓았다..는 이유도 보수의 정답입니다. 장모가 결혼전 이승만 대통령의 부인 프란체스카 여사의 통역비서였던 사실이 밝혀져 보수 이미지를 더 굳혔습니다.

4. 정치참여와 출마선언의 이유는 문재인 정권에 대한 비판이었습니다. 윤석열보다 정제된 표현을 사용했습니다만..같은 주장입니다.
‘감사원장직을 수행하고자 했는데..벽에 부딪쳤습니다. 그 벽은 권력의 단맛에 취한 현정권입니다. 현정권은 늘 국민 위에 있었다. 국민을 분열시키는데 일말의 망설임조차 없었다..무너져가는 대한민국을 지켜보고 있을 수 없었습니다. ’

5. 구체적으로 50분간 질의응답과정에서 강경보수 정책을 강조했습니다. 병역명문가 출신답게 가장 확신에 찬 보수색을 보인 대목은 외교안보입니다.
‘북한 김여정 발언으로 한미연합훈련이 연기 중단돼야 하는지 이해할 수 없습니다. 안보주체는 우리입니다.’
‘확고한 한미동맹과 국제공조를 바탕으로 북핵문제를 해결하고..자유민주주의에 기초한 평화통일을 해야 합니다.’

6. 경제부문에서도 보수색은 확실했습니다.
‘중대재해법 등 규제을 완화함으로써..기업이 마음껏 투자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겠습니다.’
‘부동산과 관련..민간주도 공급을 확대하고..양도세 보유세를 과감히 완화하겠습니다.’
‘귀족노조는 기업활동에 어려움을 가져오고, 청년취업을 막는 원인입니다..노조중심으로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 세우겠습니다.’
‘포퓰리즘이라는 복지의 타락을 막겠습니다. 연금개혁 하겠습니다.’

7. ‘윤석열보다 나은 점’도 대답했습니다.
‘지금 우리나라는 거의 내전적 분열상태입니다. 저는 정치적 분열을 가져온 과거로부터 자유롭기에 정치적 부채가 없습니다..국민 통합의 적임자입니다.’
‘법관과 감사원장으로 법과 원칙을 지켜 살아왔고, 국정전반을 돌아봤습니다..’

8. 몇가지 질문에는 제대로 대답을 못했습니다.
반도체산업지원책이나 상법개정안과 같은 다소 전문적인 부분, 사회적 약자에 대한 배려 등 진보적 대안에 대해선 ‘충분히 준비가 안됐다. 더 고민하겠다’는 식으로 답을 피했습니다. 모든 질문에 답하려다 구설에 오르는 윤석열을 의식한 신중대응으로 보입니다.

9. 결과적으로..윤석열과 최재형이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면서..야당의 보수색은 점점 강해지고 있습니다.
최재형 감사원장이 자리를 물러난 것이 지난 6월28일입니다. 바로 다음날인 29일 윤석열이 예상보다 강한 보수색의 출마선언 내놓았습니다. 윤석열이 제3지대 확산을 모색한다며 국민의힘 입당을 머뭇거리는 사이..7월 15일 최재형이 전격 입당했습니다. 윤석열도 7월30일 전격 국민의힘에 입당했습니다. 이어 4일 최재형은 더 강한 보수색의 출마선언을 했습니다.

10. 그럼..중도표는 어디로 갈까요?
대통령선거의 경우 1번 후보와 2번 후보간 득표차는 작습니다. 이회창은 김대중에게 1.6%차이로 졌고, 노무현에게 2.3%차이로 졌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홍준표 후보에게 17.1%로 이긴 19대 대선은 탄핵이란 특수상황에 따른 헌정사상 최다표차입니다.
내년 3월 대선의 당락도 미세하게 갈릴 가능성이 높습니다. 임기말 문재인 지지율 40%는 예사롭지 않습니다.
〈칼럼니스트〉
2021.08.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