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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영길, 문 닫은 개성공단에 "맥도날드 지점 열자"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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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영길 민주당 대표가 4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에서 발언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송영길 민주당 대표가 4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에서 발언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개성공단에 맥도날드 지점을 열자”는 취지의 발언으로 논란에 휩싸였다.

송 대표는 4일(한국시각) 미국 애스펀 안보포럼에 화상으로 참석해 “평화를 지키고 준비태세를 확립하기 위한 한·미연합훈련이지만 북한은 이러한 우리 주장을 믿지 못하고 있다”며 “만일 ‘맥도날드’가 개성공단에 지점을 연다면 훈련이 방어적 차원의 군사훈련이라는 것을 북한도 수용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송 대표는 이어 “악화한 경제 상황에 북한이 언제든지 도발 카드를 꺼낼 수 있다. 조속히 인도적 지원이 고려돼야 한다”며 “최고의 방법은 북한을 ‘제2의 베트남’으로 만드는 것”이라고도 말했다. 이달 중 예정된 한·미연합훈련을 앞두고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이 지난 1일 중단을 요구하며 남북 간 긴장감이 커지자 내건 완화책이다.

그러나 송 대표는 지난 2일 최고위에선 “훈련은 예정대로 진행될 수밖에 없다”며 ‘불가피론’을 주장했다. 당내에선 “훈련을 하자고 했던 분이 개성공단 재개를 주장하는 건 ‘뜬금포’”(민주당의 한 당직자)란 반응이다.

‘개성공단 맥도날드 지점’도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개성공단은 2016년 2월 박근혜 정부 시절 폐쇄된 뒤 문재인 정부 초기 ‘남북훈풍’에도 재개되지 못했다. 지난해 6월 북한이 개성 소재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폭파하면서 상황은 더 악화했다. 익명을 요구한 북한학자는 “맥도날드나, 개성공단 관련 언급은 현재 남북관계에 연동되지 않은 앞서나간 발언”이라고 말했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지난해 6월 공개한 개성의 남북 공동연락사무소 폭파 현장 사진. 뉴스1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지난해 6월 공개한 개성의 남북 공동연락사무소 폭파 현장 사진. 뉴스1

송 대표는 ‘앞서간 발언’은 취임(지난 5월) 이후 이어져 왔다. 그는 지난달 28일엔 백신 수급 문제에 “일단 130만~140만 회분 정도를 다음 주에 받는 것으로 이야기가 됐다”고 말해 ‘제약사와의 비밀유지협약 파기’ 논란을 일으켰다.  지난 5월엔 문재인 정부의 공공주도 임대주택 정책에 대해 “공공임대주택은 일시적으로는 돈이 없을 때는 살 수 있지만, 평생 살라고 하면 누가 살겠느냐”라고 주장해 정권에 부담을 줬다는 지적도 있었다.

민주당 지도부 소속 한 의원은 “송 대표가 정무적 감각이 부족한 측면이 있다. 주변 조언에 본인도 책임감을 느끼고 있으므로 실언도 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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