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뛰어난 집중력 선보인 '올림픽 4강 세터' 염혜선

중앙일보

입력

4일 열린 2020 도쿄올림픽 8강 터키에서 토스를 올리는 염혜선. [사진 국제배구연맹]

4일 열린 2020 도쿄올림픽 8강 터키에서 토스를 올리는 염혜선. [사진 국제배구연맹]

그 어느때보다 집중력이 높았다. 염혜선(30·KGC인삼공사)이 꿈꾸던 '올림픽 4강 세터'로 우뚝 섰다.

여자 배구 대표팀은 4일 일본 도쿄 아리아케 아레나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8강전에서 터키에 3-2(17-25, 25-17, 28-26, 18-25, 15-13) 역전승을 거뒀다. 한국은 2012년 런던올림픽 이후 9년 만에 4강에 진출했다.

이날 경기의 주역은 역시 에이스 김연경이었다. 양팀 통틀어 최다인 28점을 올리며 공수에서 맹활약했다. 레프트 박정아도 상대 목적타 서브를 버텨내며 16득점했다.

뛰어난 주연 뒤엔 탄탄한 조연이 필요하다. 2012 런던올림픽에선 세터 김사니와 이숙자가, 2016 리우올림픽에선 이효희가 그 역할을 했다. 그리고 이번엔 세터 염혜선이었다.

한국 배구대표팀 김연경이 4일 일본 아리아케 아레나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여자 배구 8강 한국과 터키의 경기에서 승리한뒤 동료들과 함께 환호하고 있다. 2021.08.04 도쿄=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Z

한국 배구대표팀 김연경이 4일 일본 아리아케 아레나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여자 배구 8강 한국과 터키의 경기에서 승리한뒤 동료들과 함께 환호하고 있다. 2021.08.04 도쿄=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Z

염혜선은 이날 경기에서 흔들리지 않았다. 경기 초반 김연경에게 큰 공격을 과감하게 맡겼다. 2세트에선 자신과 호흡이 좋은 양효진의 속공을 써 상대 블로커들에 혼란을 줬다. 3세트엔 다시 박정아를 살렸다. 가장 중요한 5세트에선 역시 김연경에게 정확한 패스를 건넸다.

이도희 전 현대건설 감독은 "사실 혜선이가 조별리그까지는 흔들리는 모습이 있었다. 네트로 휘어들어가거나 바깥으로 빠져나가 공격수들이 때리기 힘든 공도 있었다. 공격수는 자기가 결정해야 될 때, 볼이 정확하게 올라오면 편하게 때릴 수 있다. 오늘 경기는 범실이 없었다"고 칭찬했다.

이어 "경기 운영도 좋았다. 특히 2세트에 양효진을 많이 쓰면서 경기 흐름을 바꿔준 게 좋았다. 상대 블로킹이 흔들리게 만들어 양날개 공격을 더 살렸다"고 했다.

염혜선에게 태극마크는 각별하다. 고교 시절 국가대표로 발탁됐지만 프로에선 좀처럼 기회를 얻지 못했다. 2016 리우올림픽에 처음 출전했지만 코트는 거의 밟지 못했다. 라바리니 감독 부임 이후에도 이다영이 주로 나섰다.

하지만 라바리니 감독의 전술을 이해하면서 처음으로 주전 세터를 맡아 올림픽 무대에 섰다. 지난달 31일 일본전 승리를 이끈 그는 "주전으로는 처음 일본을 이겼다"며 눈물을 펑펑 흘리기도 했다. "이런 멤버와 또 언제 이렇게 큰 무대에 설까. 이제는 메달을 생각하고 싶다"던 염혜선의 올림픽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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