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려만 놔, 내가 해결할게"···터키 블로킹 뚫어버린 김연경

중앙일보

입력 2021.08.04 11:35

업데이트 2021.08.04 12:43

도쿄올림픽 9강 터키전에서 득점을 올린 뒤 포효하는 김연경. [뉴스1]

도쿄올림픽 9강 터키전에서 득점을 올린 뒤 포효하는 김연경. [뉴스1]

팀을 하나로 만들고, 무거운 짐은 스스로 졌다. 한국 여자 배구가 김연경(33·상하이)의 눈부신 활약에 힘입어 4강에 올랐다.

한국 여자 배구 대표팀은 4일 도쿄 아리아케 아레나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여자 배구 8강 터키전에서 세트 스코어 3-2(17-25, 25-17, 28-26, 18-25, 15-13)로 이겼다. 한국은 2012 런던올림픽(4위) 이후 9년 만에 준결승에 진출했다. 1976년 몬트리올 대회(동메달) 이후 45년 만의 메달 획득 도전도 이어간다.

에이스 김연경은 팀내 최다인 28점(서브 득점 1개, 블로킹 1개 포함)을 올렸다. 디그(스파이크를 받아내는 것)도 수비전문 리베로 오지영보다 더 많은 16개를 기록했다.

지오반니 귀데티 터키 감독은 독일, 네덜란드, 터키 그리고 터키 리그에서 수없이 맞붙었다. 그래서 리시브가 좋은 김연경에게 서브를 주지 않고, 김연경 앞에는 높은 블로킹을 세웠다.

(도쿄=뉴스1) 이재명 기자 = 배구 김연경(오른쪽부터)과 박정아, 오지영이 4일 오전 일본 도쿄 아리아케 아레나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여자 배구 8강 대한민국과 터키의 경기에서 득점을 획득한 후 기뻐하고 있다. 2021.8.4/뉴스1

(도쿄=뉴스1) 이재명 기자 = 배구 김연경(오른쪽부터)과 박정아, 오지영이 4일 오전 일본 도쿄 아리아케 아레나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여자 배구 8강 대한민국과 터키의 경기에서 득점을 획득한 후 기뻐하고 있다. 2021.8.4/뉴스1

소용없었다. 김연경은 일본전을 제외한 조별리그에선 많은 공격을 하진 않았지만, 이날 경기는 달랐다. 오픈 공격과 반격 상황 등 큰 공격을 도맡았다. 조별리그 블로킹 1위 제라 귀네슈와 김연경과 절친한 전 동료 에다 에르뎀이 가로막았지만 뚫어냈다.

운명의 5세트 첫 득점을 올린 김연경은 언더핸드 패스를 받아서 두 번째 득점까지 올렸다. 재역전당한 9-10에서도 카라쿠르트의 서브를 받은 뒤 공격까지 연결했다. 이어 박은진의 서브 때 상대 리시브가 길게 넘어온 것을 다이렉트 킬로 마무리했다. 14-13에서도 첫 번째 공격이 수비에 막혔지만, 침착하게 다시 성공시켜 경기를 끝냈다.

김연경은 일본전 승리 이후 1일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스포츠로 인해 모두가 하나 된다는 것을 다시 한번 느꼈다. 우리는 하나다'라는 메시지를 올렸다. 그 말처럼 주장인 김연경은 "가자"와 "할 수 있다"를 외치며 팀원들을 독려했다.

상대 목적타 서브에 고전하는 박정아를 향해서는 "괜찮다. 올려만 놓으면 해결하겠다"고 다독였다. 경기 상황에 대해서도 계속 선수들에게 알려주며 '코트 위의 감독' 역할까지 했다. 심판 판정에 어필을 하다 경고를 2번 받아 실점할 정도로 경기에 집중했다.

김연경은 2012년 런던올림픽에서 맹활약했다. 득점 1위에 오르면서 최우수선수상(MVP)까지 받았다. 하지만 동메달결정전에서 숙적 일본에 패해 4위에 그쳤다. 이후 세계최고의 터키 리그에 진출한 그를 전세계 배구계에서 '최고'라고 인정했다.

하지만 두 번째 올림픽에서도 김연경은 원하던 메달을 얻지 못했다. 조별리그에서 일본을 꺾고 8강까지 진출했지만 네덜란드에 패해 준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30대가 된 김연경은 도쿄올림픽을 앞두고 "이번이 마지막 대회"라고 선언했다. 코로나19로 올림픽이 1년 연기 되자 대회 준비를 위해 국내 무대로 돌아오는 선택까지 내렸다. 사실상 이번 올림픽 이후엔 태극마크를 반납할 가능성도 있다. 그만큼 김연경의 올림픽에 대한 의지는 강했다.

터키를 이기면서 김연경의 메달 도전은 이어지게 됐다. 6일 열리는 준결승 상대는 4일 밤 열리는 브라질-러시아올림픽위원회전 승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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