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밀특훈' 시몬 바일스의 값진 銅…스스로를 이겨낸 비법은?

중앙일보

입력 2021.08.04 10:59

업데이트 2021.08.04 11:09

미국 올림픽 체조대표팀의 시몬 바일스가 3일(현지시간) 기계체조 평균대 결승에서 동메달을 딴 뒤 웃고 있다. [AP=연합뉴스]

미국 올림픽 체조대표팀의 시몬 바일스가 3일(현지시간) 기계체조 평균대 결승에서 동메달을 딴 뒤 웃고 있다. [AP=연합뉴스]

정신적 압박감으로 일부 경기를 기권했던 미국 체조스타 시몬 바일스(24)가 3일 마지막 경기를 마친 뒤 “금메달보다 더 큰 의미가 있다”고 소감을 밝혔다.

바일스는 이날 일본 도쿄 아리아케 체조 경기장에서 열린 기계체조 평균대 결승에서 동메달을 획득하며 자신의 올림픽 총 메달 수를 금4ㆍ은1ㆍ동2로 늘렸다. 바일스는 경기가 끝난 후 NBC의 ‘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애써왔던 지난 5년, 여기 와서 겪었던 지난 일주일을 생각하면 그 어떤 금메달보다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경기를 하면서 긴장했고, 메달을 따 놀랐다”면서도 “경기 결과에는 정말 신경쓰지 않았다. 그저 시합에 한번 더 나갈 수 있었다는 게 행복할 뿐”이라고 덧붙였다.

2016년 리우올림픽 여자 체조 금메달 4관왕인 바일스는 이번 도쿄 올림픽에서는 최대 6개 종목에서 금메달이 예상됐다. 그러나 지난 달 25일 단체전 결선 첫 종목에서 저조한 성적을 기록한 이후 심리적 압박감을 이유로 남은 경기를 기권했다. 개인전 도마ㆍ이단 평행봉 등 종목별 결선 5개 종목 가운데 4개를 출전하지 않았다.

바일스는 긴장감으로 인해 공중에서 방향 감각을 잃는 ‘트위스티즈’ 현상에 빠졌다고 털어놨다. 신체 부상이 아닌 정신 건강상의 문제로 올림픽 경기를 기권하는 일은 흔치 않았기에, 그의 기권은 언론의 집중적인 조명을 받았다.

바일스는 이 같은 “정신 건강은 심각한 문제가 아니다”는 일각의 시선이 괴로웠다고 털어놨다. 그는 NBC에 “쉬운 결정이 아니었고, 사람들이 ‘아, 포기했네’라고 하는 사람들 때문에 상처 받았다”며 “나는 이걸 위해 5년을 훈련했다. 내가 왜 포기하겠는가? 나는 결코 그냥 기권한 게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나의 동료들, 코치진은 내가 신체적으로 안전하게 경기를 할 수 없을 것처럼 훈련 하는 것을 지켜봐왔다”고도 했다.

미국 체조대표팀의 시몬 바일스가 3일(현지시간) 일본 도쿄 아리아케 경기장에서 평균대 결승 경기를 펼치고 있다. [AP=연합뉴스]

미국 체조대표팀의 시몬 바일스가 3일(현지시간) 일본 도쿄 아리아케 경기장에서 평균대 결승 경기를 펼치고 있다. [AP=연합뉴스]

미 체조대표팀 코치진은 바일스의 컨디션을 되돌리기 위한 비밀 특훈을 진행했다고 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지난 달 28일 도쿄 외곽의 준텐도 대학 카즈히로 아오키 교수는 한 통의 전화를 받았다. 미 코치진이 “학교 체육관을 이용해야 하는 체조 선수가 있다”며 도움을 요청한 것이다.

바일스는 이곳에서 나흘 간 체육관 문을 잠가놓은 채 코치진만 참여한 단독 훈련을 했다. 대회 장소에서 한 시간 떨어진 준텐도대 체육관을 섭외한 것은 바일스가 강렬한 스포트라이트에서 멀어져 조용한 곳에서 기량을 회복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였다고 WSJ는 전했다.

바일스는 이곳에서 기본기 훈련부터 다시 했다고 한다. 경기장보다 푹신한 매트를 추가하고, 스폰지 더미(foam fits)를 쌓아 놓고 했다. 점프 후 공중에서 균형을 잃어 다칠 수 있다는 공포감을 줄이기 위해서였다고 한다. 이 같은 물밑 노력으로 바일스는 자신과의 싸움을 끝내 이겨낸 셈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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