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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당 때린 이준석 "내가 애송이? 계급 보고 경례하라"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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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3일 오후 경남 창원시 마산합포구 동성동 마산어시장 상인회에서 열린 상인 간담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3일 오후 경남 창원시 마산합포구 동성동 마산어시장 상인회에서 열린 상인 간담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4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국민의당에게 추천한다”며 2001년 미국 드라마 ‘밴드오브 브라더스’에 나오는 한 대사를 소개했다.

이 대표가 언급한 대사는 “We salute the rank, not the man(계급에 경례하는 것이지 사람을 보고 하는 건 아니다)”으로 소벨대위가 한 때 자신의 부하였던 윈터스가 소령으로 먼저 진급하자 경례하는 것을 머뭇거렸을 때 윈터스가 한 말이다. 나이, 과거, 성별과 관계없이 현 계급(직책)을 예우하라는 질책이었다.

이 대표가 이 대사를 끄집어낸 것은 국민의당이 자신을 얕잡아 보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앞서 이 대표는 오는 9일을 국민의당과 합당 협상의 마지노선으로 정했다. 이에 국민의당은 “철부지 애송이” “꿀 먹은 벙어리” 등 폭언에 가까운 비판을 쏟아냈다.

철부지 애송이는 김윤 국민의당 서울시당위원장의 입에서 나왔다. 그는 전날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에서 “우리는 한편으로 여론을 조작해 정권을 도둑질한 도둑놈들과 싸우고 다른 한편으로 국운이 걸린 정권교체를 앞에 두고 제 분수를 모르고 제멋대로 장난질하는 철부지 애송이도 제압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이 대표는 “이준석이 당 대표가 아니라 철부지 애송이로 보이니까 정상적인 질문에 정상적인 답변이 안 나오는 것”이라며 당대표 회동을 제의한 자신의 메시지에 화답대신 트집만 잡고 있다고 지적했다.

사진 SNS 캡처

사진 SNS 캡처

이 대표는 “(이는) 합당 대의나 국민들의 야권통합에 대한 열망보다는 그냥 이준석에 꽂힌 것이기 때문이다”며 “그러니까 대놓고 남의 당 전당대회에 개입해서 이준석 떨어뜨리려고 하고, 지금도 철부지 애송이 소리 하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이준석 대표가 지난달 27일 합당 실무협상이 결렬되자 대표끼리 담판을 짓자며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에게 회동을 제안한 데 이어 이번주말을 합당 시한으로 못 박는 등 안 대표를 압박했다.

그러자 권은희 국민의당 원내대표는 “이 대표가 장난하는 것처럼 대하는 태도에 국민의당이 맞장구 쳐줄 필요성을 전혀 느끼지 못하고 있다”고, 이태규 국민의당 사무총장은 “우리가 당세로 봐서 돈과 조직이 없지 무슨 가오(자존심)까지 없는 정당은 아니다”라며 이 대표를 공격했다.

양당간 합당이 요구조건을 놓고 이견을 노출한 가운데 양당 대표의 감정싸움까지 겹쳐 성사 가능성이 점점 불투명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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