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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찬가게가 한달 1억 번다고? '돌밥'이 만든 뜻밖의 호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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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강남점 반찬매장에서 인기메뉴인 함박스테이크(400g 1만2000원). 사진 롯데백화점

롯데 잠실점 반찬매장의 인기메뉴인 오이냉국(650g 6000원). 사진 롯데백화점

코로나19로 반찬가게로 달려가는 주부가 늘고 있다. 코로나19가 장기화하면서 식품관 반찬매장 한 곳에서만 월 매출 1억원을 올리는 곳이 나올 정도로 호황을 맞고 있다. 코로나19가 1년 넘게 유행하면서 주부들 사이에서는 '돌아서면 밥하고, 돌아서면 밥한다’는 이른바 ‘돌밥’이란 신조어가 생길 정도가 됐다. 특히 수도권에선 계속되는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로 저녁 약속이 대부분 사라지면서 반찬 구매가 더욱 급증하고 있다.

'돌밥'에 월매출 1억원 찍는 반찬매장

3일 백화점업계에 따르면 롯데백화점 강남·잠실점의 반찬가게 월 매출은 지난 4월부터 지난달까지 넉달 연속 9000만원~1억원대를 찍고 있다. 지난해 4~7월 두 점포의 반찬 월 매출은 평균 4000만원대였다. 1년새 배 이상 올랐다. 주거상권인 관악·평촌·건대점도 반찬 매출이 올해 들어 월 4000만~6000만원대로 작년 대비 300%가량 늘었다. 백화점 반찬 매출은 원래 소득이 높은 강남지역이 많은 편인데 올해 들어선 신장률로 보면 강남 외 주거상권에서 더 늘었다.

지난 7월 리뉴얼한 롯데 노원점의 반찬매장 모습. 사진 롯데백화점

지난 7월 리뉴얼한 롯데 노원점의 반찬매장 모습. 사진 롯데백화점

롯데백화점 이지희 냉장반찬 선임바이어는 “재료가 많이 들고 손이 많이 가는 국·탕류, 요리 반찬을 많이 사간다”며 “각종 재료비와 시간 비용을 감안하면 맞벌이 주부에겐 반찬 구매 장점이 클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폭염에 물가가 비싸진 것도 영향을 준 것 같다”고 설명했다. 7월 소비자물가는 2.6% 상승해 지난 5월에 이어 또 최고치를 기록했다. 서울 강서구에 사는 직장맘 주상희(41)씨는 “닭도리탕을 하려면 마트에서 파는 닭 비용만 7000~8000원에 양파, 고춧가루 등 재료비도 만만찮다”면서“백화점 반찬코너에서 2인분 닭도리탕을 1만3000원에 팔길래 얼른 집어왔다”고 했다.

집밥, 1·2인 가구 늘며 반찬시장 '쑥쑥' 

백화점 및 식품업계는 집밥 트렌드가 지속되고, 1·2인 가구 가속화로 이런 반찬 수요가 계속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반찬 포함 가정간편식(HMR) 시장은 2019년 말 2조원을 상회했고, 올해 4조원대로 커졌다. 내년엔 5조원대 성장 전망이 나온다. 롯데백화점 강남·잠실점은 식품관의 반찬 매출 비중이 작년 9.8%에서 올해 3~7월에만 13.8%로 증가했다. 현대백화점 판교점도 코로나19가 본격화한 작년 하반기부터 반찬매장 월 매출이 1억원대를 넘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6월부터 식품관 반찬 정기배송 서비스를 수도권 전역으로 확대했다. 사진 현대백화점

현대백화점은 6월부터 식품관 반찬 정기배송 서비스를 수도권 전역으로 확대했다. 사진 현대백화점

그동안 백화점 반찬매장 한 달 매출이 1억원을 넘긴 건 현대 압구정점과 신세계 강남점 정도였다. 롯데백화점 강남·잠실 등의 주거상권에서 반찬 매출 증가는 유명 브랜드를 입점시킨 게 주효했다고 보고 있다. 강남점엔 대치동에서 정평난 반찬가게를, 잠실점엔 조리명장·유명셰프가 오픈해 입소문난 신생 반찬가게를 입점시켰다. 또 관악·평촌·노원점 등에도 지역의 유명한 반찬가게를 넣었다.

반찬가게가 고정고객 발길도 잡아  

인기가 높은 반찬매장은 고정 고객 확보에도 도움이 된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반찬 사러 주 1회 이상 고정 방문하는 고객이 늘었다”며 “점포 특성에 맞게 반찬 메뉴를 개발하고 가짓수를 계속 늘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현대백화점은 반찬 정기구독 서비스를 온라인으로 확대했다. 당초 서울 일부 점포의 인근 지역만 반찬 배송이 가능했는데, 지난 6월 ‘현대식품관 투홈’ 온라인몰을 오픈하면서 수도권 전역으로 배송을 확대했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국(1~2종)과 반찬(2~3종) 총 5종을 배송하는데, 반찬 정기구독을 해지하는 이탈율이 10%가 안 될 정도로 고객의 호응이 좋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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