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 맞아도 걸리는 델타+, 그래도 백신 맞는 한가지 이유

중앙일보

입력 2021.08.04 05:00

업데이트 2021.08.04 07:50

서울 동작구 예방접종센터가 설치된 사당종합체육관의 접종실에 주사기 모양의 조명이 들어와 있다.   국내 코로나19 1차 접종자수는 지난 3일 2000만명을 돌파했다. [연합뉴스]

서울 동작구 예방접종센터가 설치된 사당종합체육관의 접종실에 주사기 모양의 조명이 들어와 있다. 국내 코로나19 1차 접종자수는 지난 3일 2000만명을 돌파했다. [연합뉴스]

코로나19 델타 바이러스가 확산하면서 백신 접종에 한계가 나타났다. 그러면서 백신 무용론이 다시 고개를 드는 분위기다.

하지만 전파력·사망률을 낮추기 위해서는 여전히 백신 접종이 필요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3일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방역 당국은 코로나19 ‘델타 플러스 변이 바이러스’ 감염자 2명을 국내서 처음으로 확인했다. 델타 플러스 변이는 인도에서 유래한 ‘델타 변이’보다 전파력이 강한 바이러스로 알려져 있다.

문제는 이들이 모두 아스트라제네카(AZ)를 이미 접종했다는 점이다. 박영준 중앙방역대책본부 역학조사팀장은 “두 사람 모두 AZ를 2회 접종 완료한 지 14일이 지나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며 “돌파 감염에 해당한다”고 말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백신별 권장 접종 횟수만큼 백신을 맞고 면역 형성에 필요한 기간(14일 이상)이 지난 사람의 호흡기 검체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의 리보핵산(RNA)이나 항원이 검출되면 이를 ‘돌파 감염(breakthrough infection)’으로 규정한다.

돌파 감염은 세계적으로 보고되는 현상이다. 미국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미국에서 매주 3만5000여 명의 돌파 감염 사례가 나오고 있다.

한국도 마찬가지다. 서울 강서구 한 요양병원에서 발생한 코로나19 집단감염에서 11명의 확진자 중 7명이, 관악구 요양시설 확진자 10명 중 5명이 돌파 감염 사례다. 중앙방역대책본부는 지난달 29일 기준 1132명을 돌파 감염으로 추정하고 있다.

코로나19 서울시 동작구 예방접종센터가 마련된 동작구민체육센터에서 시민들이 접종실에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코로나19 서울시 동작구 예방접종센터가 마련된 동작구민체육센터에서 시민들이 접종실에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델타+ 감염자 2인, 모두 AZ 접종 완료

한국 백신 접종 후 사망신고건수. 그래픽=김은교 kim.eungyo@joongang.co.kr

한국 백신 접종 후 사망신고건수. 그래픽=김은교 kim.eungyo@joongang.co.kr

물론 ‘델타형 변이와 돌파 감염의 관계는 아직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이상원 중앙방역대책본부 역학조사분석단장은 “알파 변이 대비 델타 변이가 감염력이 높기 때문에 (돌파 감염 가능성이) 클 수 있다는 가정은 있지만, 아직 과학적인 데이터는 세계적으로 충분치 않다”며 “아직 연구 중”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델타 변이 바이러스 확산과 함께 돌파 감염자가 증가하면서 백신 접종 회의론이 확산하고 있다. 백신을 맞아도 어차피 코로나19에 감염된다는 주장이다. 한국의 코로나19 백신 1차 접종 인원은 지난 3일 2000만 명을 돌파했다.

델타 변이 바이러스의 경우, 백신 접종자와 미접종자가 비슷한 전파력을 가진다는 점도 백신 무용론에 영향을 주는 요소다. CDC가 지난달 29일(현지시간) 발표한 돌파 감염과 백신 효과 보고서에 따르면, 델타 변이 바이러스에 돌파감염된 환자가 코로나19를 전파할 가능성은 백신 미접종자가 전파할 가능성과 비슷했다.

돌파감염돼도 중증으로 발전할 가능성 작아

백신 접종시 입원 예방 효과. 그래픽 김은교 기자

백신 접종시 입원 예방 효과. 그래픽 김은교 기자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문가들은 백신 접종을 권고한다. 돌파 감염이 일어나더라도 백신을 접종하면 중증으로 발전하거나 사망할 가능성이 작아지기 때문이다.

미국 애리조나대 연구팀이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4월까지 화이자·코로나 백신을 접종한 3975명의 의료진을 대상으로 진행한 연구에 따르면, 돌파 감염자는 백신 미접종자 대비 몸 안에서 생성되는 바이러스양이 매우 적었고 감염 지속 시간도 짧았다.

화이자·코로나 1차 접종자(493명)의 2.2%(11명), 2차 접종자(2686명)의 0.2%(5명)가 코로나19에 감염됐다. 이에 비해 백신을 맞지 않은 의료진(796명) 중에서는 19.6%(156명)가 코로나19에 걸렸다. 연구팀은 이를 토대로 “코로나19 백신을 2회 접종하면 91%의 예방 효과가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돌파 감염자의 코로나19 바이러스양은 백신 미접종 후 확진 판정을 받은 사람들보다 40%가량 적었다. 바이러스 검출 기간(1주일)도 미접종자(2주 이상) 대비 절반 수준이었다.

돌파 감염자는 미접종자보다 코로나19 증상도 상대적으로 가벼웠다. 발열 확률은 미접종자보다 58% 낮았고, 증상 지속 기간(10.3일)도 미접종자(16.7일) 대비 6.4일 짧았다.

백신의 효과는 델타 변이 바이러스에도 증명됐다. 정재훈 가천의대 예방의학교실 교수는 “영국 공중 보건국에 따르면 델타 변이 바이러스의 경우 백신 2회 접종시 92(AZ)~96%(화이자)의 입원 예방 효과가 입증됐고, 67(AZ)~88%(화이자)의 감염 예방 효과가 확인됐다”며 “백신은 델타 변이 바이러스에도 효과적”이라고 설명했다.

백신 접종자가 신고한 이상반응의 유형본. 그래픽 김은교 기자

백신 접종자가 신고한 이상반응의 유형본. 그래픽 김은교 기자

백신의 부작용을 우려해 백신 접종을 꺼리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부작용에 대한 우려도 실제보다 과장된 측면이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정부는 백신 접종과 인과 관계가 명확하지 않은 우발적 사건도 이상 반응 의심사례로 수집한다. 때문에 ‘부작용’이 아닌 ‘이상 반응’ 건수를 두고 우려가 확산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조은희 예방접종대응추진단 안전접종관리반장은 “예컨대 화이자 접종 3시간 만에 사망한 80대 여성의 사망 원인은 대동맥류 파열이었고, AZ 접종 2일 후 사망한 50대 남성의 사인은 급성심근경색이었다”며 “이상 반응 신고 후 사망 사례 중 백신 접종과 인과관계가 확인되지 않은 사례도 많다”고 설명했다.

유명순 서울대 보건대학원 교수는 “코로나19 확산 초기부터 현재까지 백신 접종을 꺼리는 주요 요인은 부작용에 대한 두려움”이라며 “보건 당국은 접종의 자발성을 강조하고 접종 추진의 행정 편의성을 극복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일반 이상반응의 유형. 그래픽 김은교 기자

일반 이상반응의 유형. 그래픽 김은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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