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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역지사지(歷知思志)

타이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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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1면

유성운 기자 중앙일보 기자
유성운 문화팀 기자

유성운 문화팀 기자

구설에 오른 2020 도쿄 올림픽 중계방송이지만 이웃 국가에서 환호한 일도 있다. 대만에서는 한국 방송에서 ‘차이니즈 타이베이’가 아닌 ‘타이완(대만)’으로 호칭한다는 것이 알려지면서 감격했다고 한다. 중국 정부는 ‘하나의 중국’을 앞세워 이러한 명칭에 반대하고 있다. 중국의 반발 때문에 대만은 올림픽에서 국기(청천백일기) 대신 올림픽기를 들고 입장하는 형편이다.

올림픽에서 대만 국기가 거부된 것은 1976년 몬트리올 올림픽이다. 캐나다는 올림픽 두 달을 앞두고 대만 측에 중화민국(The republic of China)을 쓸 수 없다고 통보하면서 중화인민공화국(PRC·People’s Republic of China)을 중국의 유일한 합법 정부로 인정하겠다고 선언했다. 대만은 선수단을 보낸 뒤 협상에 나섰지만 여의치 않자 개막 사흘 전 보이콧을 선언했다. “자유중국은 14일 그들의 국호·국기 및 국가의 사용을 금지한 캐나다 정부의 조치는 자유중국의 국가 위신을 손상하는 것이라는 이유로 몬트리올에서 열리는 제21회 올림픽 경기대회에 불참하기로 정식 결정했다.”(1976년 7월 16일 중앙일보 1면)

타이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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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은 우방국 미국이 도울 것을 기대했다. 미국 측도 처음엔 동반 철수 카드를 꺼내 들었지만 결국 참가로 선회했다. 유럽도 이를 지지했다. 미국은 몬트리올 올림픽이 끝난 뒤인 1979년 중국과 공식 수교를 맺었다. 그런 미국과 유럽이 대중국 압박을 강화하면서 대만 중시 외교로 돌아서고 있다. 국제사회에서는 영원한 우방도, 적도 없는 것이 진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