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사설

코로나 토착화 대비해 내년 백신 확보해야

중앙일보

입력 2021.08.04 00:12

업데이트 2021.08.04 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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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2일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가장 낮은 수준의 치명률을 보인다"고 자랑했다. 한국의 코로나19 치명률은 2.13%다. 하지만 국내에서 20만 명이 코로나19에 감염됐고 3일까지 2104명의 국민이 희생됐다. [청와대 제공]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2일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가장 낮은 수준의 치명률을 보인다"고 자랑했다. 한국의 코로나19 치명률은 2.13%다. 하지만 국내에서 20만 명이 코로나19에 감염됐고 3일까지 2104명의 국민이 희생됐다. [청와대 제공]

코로나19의 ‘델타 플러스’ 변이 바이러스 감염자 2명이 국내에서 처음 확인됐고, 백신 접종자들의 돌파 감염도 확산하고 있다. 주요 선진국들이 코로나19 토착화에 대비해 부스터 샷(추가 접종)을 시작한 마당에 한국도 내년 이후에 사용할 백신 확보가 발등의 불이다. 하지만 문재인 정부는 지난 4월 화이자 백신 2000만 명분 확보 이후 최근 100여 일간 백신 추가 도입 계약을 한 건도 성사시키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백신 도입 전략 실패에서 도대체 무슨 교훈을 얻었는지 묻고 싶다.

100여 일간 백신 추가계약 한 건도 없어
‘K백신 타령’ 말고 구매 협상 집중하길

델타 플러스는 ‘델타 변이의 변이형’으로 전파력이 델타 변이보다 강하고 백신 효과도 떨어지는 것으로 추정되지만, 위험도와 전파력에 대한 정확한 정보가 없다. 방역 전문가들은 방역 강화를 주문하면서 동시에 추가 접종을 강조한다. 백신을 맞더라도 항체가 6개월 정도만 유지되기 때문에 내년 이후에도 백신 추가 접종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실제로 주요 선진국은 백신 추가 확보와 부스터 샷에 열을 올린다. 프랑스는 지난달부터 희망자에게 3차 접종에 나섰고, 이스라엘은 이달부터 60세 이상 고령자를 대상으로 접종하고 있다. 영국은 다음 달부터 3000만 명에게 3차 접종을 시작하고 일본도 내년부터 3차 접종에 나설 것이란 소식이다.

반면에 한국은 코로나19 토착화에 대비한 백신 추가 확보 노력이 보이지 않는다. 2차 접종까지 마친 비율은 전체 인구의 13.9%에 불과해 접종 속도가 세계 104위 수준으로 느리다. 확보한 백신이 제때 들어오지 못하는 수급 차질이 빚어졌기 때문이다. 기존에 확보한 1억 명분으로 부스터 샷을 맞힌다지만 내년에 사용할 백신 물량 추가 확보 소식은 없다. “외국 제약사들과 협상 초기 단계”라는 말만 들린다. 백신 추가 확보 경쟁이 붙으면서 화이자와 모더나 측이 백신 가격을 대폭 인상했으니 정부가 지금 여유를 부릴 때가 아니다.

정부 당국자는 그제 “백신은 한정적이고 사려는 국가가 많아 협상에서 (한국이) 비교 열위”라고 토로하며 “국내 백신(K백신) 개발이 꼭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여러 업체에 소액을 지원하는 식으로 K백신 개발에 성공할 수 있다는 발상부터 현실적이지 않아 보인다.

문 대통령은 그제 청와대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백신이 해결책이 될 줄 알았는데 예상과 다른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우려했다. 하지만 지금은 백신의 효능을 탓할 때가 아니다. 내년에 사용할 백신 물량을 선제적으로 확보하는 데 사활을 걸어야 한다.

문 대통령은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가장 낮은 수준의 치명률을 보인다”고 자랑했다. 국내에서 20만 명이 감염됐고, 2104명이 희생됐는데 치명률(2.13%)이 낮다고 자랑할 때인가. 백신 전략 실패로 국민이 겪는 고통을 간과하지 말고 추가 백신 확보에 당장 나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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