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부정식품·페미니즘’ 잇단 설화, 당내 “여의도 문법 익혀야”

중앙일보

입력 2021.08.04 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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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서울 응암역에서 국민의힘 당원 가입을 독려한 윤석열 전 총장. [국회사진기자단]

서울 응암역에서 국민의힘 당원 가입을 독려한 윤석열 전 총장. [국회사진기자단]

최근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발언이 잇따라 설화에 휩싸이면서 당내에서 “여의도 문법을 익혀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김재원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3일 라디오 인터뷰에서 “모든 걸 정치적 반대자들이 악의적으로 해석해 선전할 수 있단 걸 이해하지 못하는 단계에서 편하게 얘기하다 보니 문제가 된다”고 지적했다. 김기현 원내대표도 “아직 정치권에 입문한 지 얼마 되지 않다 보니 조금 생경한 표현이 있을 수 있다”고 했다.

논란 일면 참모가 해명 패턴 반복
“자신의 의견을 너무 가감없이 말해”
윤, 은평서 당원가입 독려행사 참석

실제 윤 전 총장의 발언이 툭하면 논란에 휩싸이고, 참모들이 부연설명에 나서는 식의 패턴이 반복되는 중이다. 앞서 한 언론 인터뷰에서 “없는 사람은 부정식품, 그 아래부터 선택해 싸게 먹을 수 있게 해줘야 된다”는 취지의 발언이 야권에서도 비판을 받자, 캠프 김병민 수석대변인은 “과도한 형사처벌 남용이 가져올 우려에 대해 언급한 내용으로, 경제학자 밀턴 프리드먼의 책을 인용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지난 2일에는 초선의원 모임 강연에서 “페미니즘이 건전한 남녀 교제까지 막는다”고 했다가 비판이 쏟아지자 장예찬 청년특보가 약 3700자 분량의 ‘해설문’을 통해 “지나친 남녀 갈등과 혐오 정서를 초래하는 래디컬 페미니즘에 대한 문제점을 인식하고 있는 것”이라고 해설했다.

“어떤 말을 하고 나서 ‘내 뜻은 이거였다’고 다시 설명해야 한다면 그런 말은 할 필요가 없다는 것”(김재원 최고위원)이라는 비판이 나오는 배경이다.

윤 전 총장이 구설에 휩싸이는 상황에 대해 직설 화법을 구사하는 그의 성정 때문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국민의힘 한 의원은 “소탈하고 솔직한 점이 국민에게 소구력이 있을 것”이라면서도 “길게 자신의 의견을 얘기하는데 너무 가감 없이 말하니 ‘카메라 앞에선 저러면 안 되는데’ 하는 불안함이 있다”고 말했다.

야권 일각에선 “일회성 실수가 아니다”는 심각한 고민도 감지된다. 당 관계자는 “입당할 때도 그랬지만 주변에 휘둘리지 않고 자기 의견을 분명하게 피력하는 스타일”이라며 “정제되지 않은 발언이 또 나올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윤 전 총장은 이날 보수 진영의 험지로 꼽히는 서울 은평갑 지역을 찾아 당명이 적힌 어깨띠를 두르고 당원 가입 독려에 나섰다.

그는 이날 오후 2시 은평갑 지역 당협위원회 사무실을 찾아 “은평 지역은 지난 총선에서 전국의 당협 중 가장 힘겹게 싸웠다가, 4·7 재·보궐선거에서 극적인 반전을 일으킨 곳”이라며 “마침 제가 중·고등학교를 나온 지역구여서 고향에 온 것같이 마음이 푸근하다”고 말했다. 윤 전 총장은 응암동에 위치한 충암중·고를 졸업했다.

이어 윤 전 총장은 응암역 3번 출구 인근에서 열린 당원 가입 독려 행사에 참석했다. 행사장을 메운 시민들은 “대통령 윤석열”을 연호했다. 윤 전 총장은 “나라 정상화를 위해 이런 자리를 만든 것으로 알고 있다. 저 역시 은평갑 당협의 노력을 적극 지지하고 애쓰겠다”고 화답했다.

앞서 오전에는 여의도 당사에서 서울 강북 지역 원외위원장들과 간담회도 가졌다. 이어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선 최근 ‘부정식품’ 설화에 대해 사과했다. 그는 “검사 시절엔 재판부와 조직 수뇌부를 설득하는 것이 직업이었다”며 “정치는 조금 다른데, 제가 설명을 자세하게 예시를 들어서 하다 보니 오해를 불러일으킨 게 아닌가 싶다. 앞으로 조심하겠다”고 말했다. 윤 전 총장은 이날 3선인 장제원 의원을 캠프 종합상황실 총괄실장으로 임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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