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버스로 해외취업 박람회 참가…코로나로 선 합격·후 입국

중앙일보

입력 2021.08.03 17:59

KOTRA가 만든 메타버스 취업 박람회. [사진 KOTRA]

KOTRA가 만든 메타버스 취업 박람회. [사진 KOTRA]

#아기자기하게 꾸며진 가상의 공간. 기자가 아바타를 설정해 입장하자 다른 아바타가 다가왔다. 곧 위쪽에 작은 네모 화면이 열리고 한 여성의 실제 얼굴이 뜬다. “안녕하세요. K-MOVE센터 담당자입니다.” K-MOVE센터는 해외 취업을 지원하는 플랫폼이다. 이 담당자의 안내로 웨비나룸에 들어가 X를 클릭하자 호주 취업 안내 영상이 흘러나왔다. 옆에는 인터뷰 룸과 현장접수처도 마련됐다.

메타버스로 해외취업박람회 참가 

3일 코트라(KOTRA)가 공개한 ‘메타버스(3차원 가상 세계) 취업박람회’ 모습이다. 4일 호주 시드니에서 열릴 온라인 취업박람회를 위해 메타버스 플랫폼 중 하나인 ‘게더타운(Gather Town)’을 활용했다. 코트라 시드니무역관 이경석 차장은 “메타버스 취업박람회를 준비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코로나 팬데믹 영향으로 호주 국경이 봉쇄된 상황을 고려한 것”이라고 말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뚫고 해외에서 취업하려는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 한국산업인력공단에 따르면 지난해 해외 취업자는 4400명이다. 2018년 5783명, 2019년 6816명에 비하면 줄었다. 그러나 코로나19 상황을 고려하면 고군분투했다는 평가다.
업종별로는 사무·서비스, IT, 기계금속, 의료, 건설토목, 전기전자 순으로 많았다. 연령별로는 29세 이하가 가장 많았다. 국가별로는 일본, 미국, 베트남, 싱가포르, 중국, 호주, 캐나다, UAE순이었다.

[한국산업인력공단 자료 재가공]

[한국산업인력공단 자료 재가공]

코트라 해외취업팀 심률 차장은 “코로나로 외국 기업들의 해외 채용 규모 자체가 줄었다”며 “비자 문제 등으로 합격해도 못 가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이런 어려움에도 코트라는 구직자들을 위해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국내 구직자들이 취업을 희망하는 기업과 사전 면접을 진행하는 ‘선(先)합격·후(後) 입국’ 형태의 화상 상담회도 추진한다. 1차 면접 합격자는 국경 재개방 시기까지 KOTRA에서 현지적응·역량강화 프로그램을 지원 받으며, 향후 입국 시 해당 기업과 최종 면접을 통해 취업 기회를 얻게 된다. 구직자들을 위해 AI(인공지능 기반) 역량평가도 운영하고 있다. 구직자의 직무적합도, 역량 강약점 등에 대해 파악할 수 있는 도구다.

“한국 취업 어려우니 해외로”

여러 노력의 결과 해외 취업 소식은 꾸준히 들려오고 있다. 조모(27)씨는 지난해부터 일본 의료상사에서 근무를 시작했다. 조씨는 “한국에서 취업이 워낙 어려우니 빨리 취업할 수 있는 곳을 찾다가 일본 기업으로 눈을 돌렸다”며 “일본 기업에선 일본 대학생에 비해 한국 대학생들이 공모전이나 연수 등 다양한 활동을 한 것을 좋게 평가하더라”고 전했다. 조씨는 코로나 때문에 약 5개월 여 간 한국 집에서 줌으로 연수를 받고, 영상통화로 일을 했다고 한다. 미리 받아 놓은 비자가 있었기에 이후엔 일본으로 넘어와 2주간 자가격리를 하고 본격적으로 일을 시작했다. 조 씨는 “코로나 때문에 해외 취업을 꺼리는 사람도 있겠지만 오히려 코로나 시대라 해외 취업을 위해 오가는 비행기 표 경비도 안 들고 온라인 면접 기회도 잡을 수 있다”고 말했다.

외국 현지에 머무르다가 취업한 경우도 있다. 올해 1월 현대글로비스 호주 법인에 취업한 이가영(29)씨는 “유학을 왔다가 코로나로 2년 넘게 한국 가족들을 못 보던 상황에서 취업을 했다”고 말했다. 이 씨는 “호주는 외국 인력을 많이 쓰던 나라라 코로나로 국경이 막히면서 호주 기업 뿐 아니라 호주에 진출해있는 한국 기업들도 구인난을 겪고 있다”며 “한국에 있는 분들도 미리 준비했다가 국경이 열리는 대로 이곳 취업을 도전해 봐도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코로나 속에서도 기회 잡아야”

최근 미국 기업 H마트 취업에 성공해 10월에 출국할 예정인 김광선(42)씨도 코로나 대유행이 해외 취업 준비의 걸림돌은 아니었다고 말한다. 김씨는 “한국 회사에선 경쟁이 과열되고 힘든데 미국은 그런 면으로는 근무 여건이 좋다고 지인들에게 들어서 작년부터 미국 취업을 준비했다”며 “코로나가 걱정되긴 했지만 지인들이 미국 상황이 그리 심각하지 않다고 해서 그대로 취업 준비를 했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산업인력공단의 소개로 화상면접을 봤고, 이후 H마트 임원들이 한국에 들어와 2차 면접까지 본 뒤 합격 소식을 들었다. 김씨는 “면접에선 한국에서 쌓은 경험이 도움이 됐다”며 “해외에서 근무하고 싶다면 어떤 상황에서든 기회를 잡는 게 중요한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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