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델타 플러스 감염 3명…"그중 2명은 AZ 2차 접종자"

중앙일보

입력 2021.08.03 16:49

업데이트 2021.08.03 17:01

국내에서 델타 변이 바이러스가 4차 대유행을 이끄는 가운데 이 변이 바이러스에 추가 변이가나타난 ‘델타 플러스 변이’에 감염된 확진자가 3명 확인됐다. 이 중 2명은 백신 접종을 완료한 뒤 감염된 돌파감염자로 드러났다. 2명은 해외여행 이력이 없는 지역사회 감염자라, 숨은 델타 플러스 감염자가 이미 곳곳에 퍼졌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보건당국은 델타 변이 이상의 전파력 등 위험성이 확인된 것은 없다고 밝혔다.

3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입국장 모습. 연합뉴스

3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입국장 모습. 연합뉴스

3일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는 “국내에서 델타 플러스 변이 사례 3명이 확인됐다”라고 밝혔다. 방대본은 “첫 번째 사례는 최근 해외여행력이 없는 40대 남성 A씨로 현재까지 가족, 직장동료 등 접촉자 검사 결과 동거 가족 1명 이외 추가 확진은 없으며 감염 경로는 조사 중”이라고 설명했다. 두 번째 사례인 50대 남성 B씨는 미국에 여행을 떠났다가 감염된 뒤 귀국한 해외유입 사례다. A씨의 아들은 바이러스 분석 결과가 나오지 않았지만 역학적 관련성에 따라 델타 플러스 감염자로 분류됐다.

국내 델타 플러스 첫 사례인 A씨의 감염경로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코로나19 의심 증상이 발생해 자발적으로 검사를 했다고 한다. 아들 외에 나머지 동거 가족 2명은 음성이 나왔다. 직장동료 등 접촉자 280여명에 대해 2차례 검사했는데 추가 확진자는 나오지 않았다.
A씨와 B씨는 돌파감염된 거으로 확인됐다. 박영준 방대본 역학조사팀장은 “둘 다 아스트라제네카(AZ) 2차 접종하고 14일이 경과한 시점에서 확진이 돼 돌파감염에 해당한다”라고 설명했다. A씨는 5월 중순 AZ 2차 접종을 완료한 뒤 지난달 26일 확진됐다. B씨는 국내에서 AZ 2차 접종까지 완료한 뒤 미국 여행을 떠났다가 지난달 23일 귀국했고, 이때 실시한 검사에서 확진 판정을 받았다.

델타 플러스는 우리나라를 포함해 전 세계에서 우세종으로 퍼지고 있는 델타 변이(B.1.617.2)의 아형(B.1.617.2.1)이다. 바이러스는 인간 세포에 침입할 때 세포 표면 수용체에 바이러스의 ‘K417N’라는 돌기(스파이크 단백질)부분을 결합시킨다. 수용체는 세포로 들어가는 ‘출입문’ 역할을 한다. 그런데 델타 변이는 세포 안으로 들어가는 문을 열기 쉽도록, 돌기 부분에 변이가 일으켰다. 델타 플러스는 이 돌기에 한번 더 변이가 생긴 것이다. 델타와 거의 같기 때문에 세계보건기구(WHO)는 그리스 알파벳의 다른 문자로 이름 붙이는 대신 델타 플러스라고 이름 붙였다. 인도, 캐나다, 독일, 러시아, 스위스, 폴란드, 포르투갈, 네팔, 일본, 영국, 미국 등에서 보고됐다. 미국ㆍ영국 등에서는 델타 변이에 포함시켜 감시하고 있다. 방역당국은 델타 플러스 대신 ‘델타형 AY 계통’으로 부르기로 했다.

이상원 방대본 역학조사단장은 델타 플러스에 대해 “아직까지 평가 중이고, 현재까지 살펴본 바로는 아주 큰 영향은 아니라는 것이 일반적인 판단”이라며 “WHO, 미국, 영국도 델타 플러스를 별도로 분류하지 않고 델타 변이로 묶어서 관리한다”라고 설명했다. 델타 플러스 변이의 백신 회피 능력에 대해 이 단장은 “백신 효과는 중화능 감소율, 바이러스가 몸에 들어와서 얼마나 항체로 인해서 (활동이) 저지되느냐를 본다”라며 “델타 플러스는 비변이에 비해서 2.7~5.4배 정도의 중화능 저해 효과를 가지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델타 변이와 큰 차이가 없는 수치”라며 “현재까지는 델타 플러스 변이가 델타 변이의 하나의 방계로 중화능에서는 큰 차이가 없고, 다른 자세한 특징은 조금 더 분석해야 할 것으로 판단한다”라고 덧붙였다.

6월 말 CNN 보도에 따르면 잉글랜드 공중보건국(PHE)에 의해 6월 11일 첫 보고 됐지만 앞서 4월 26일까지 몇 건의 사례가 영국에서 발견된 걸 미뤄볼 때 봄부터 존재해 서서히 확산한 거로 보인다. 이후 인도 보건당국은 6월 22일 델타 플러스 변이가 발생했다고 발표하면서 “우려되는 변종”으로 규정했다. 근거는 전파력 향상, 폐 세포 수용체에 대한 강한 결합력(인간 세포에 더 쉽게 침입할 가능성), 단일클론 항체 감소(항체 치료에 덜 반응할 가능성) 등이다. 다만 영국 BBC는 이를 두고 “주요 바이러스학자들은 델타 플러스가 다른 변이에 비해 감염성이 높거나 더 심각한 질병으로 이어진다는 것을 입증할 수 있는 자료가 아직 없다며 델타 플러스를 우려로 지목한 것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고 전한 바 있다.

지난 5월 서울의 한 보건소에서 보건소 관계자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접종하고 있다. 뉴스1

지난 5월 서울의 한 보건소에서 보건소 관계자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접종하고 있다. 뉴스1

국내외 전문가들은 위험성 근거는 불충분하지만, 델타보다 덜한 수준은 아닐 거로 본다. 인도 바이러스 학자인 샤히드 자멜은“델타 플러스가 델타보다 전염성이 떨어지거나, 면역반응을 회피하는 능력이 떨어지진 않을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델타 변이의 아형인 만큼 기본적으로 전염력이 높고 중증도를 높여 입원율을 올리며 백신 효과를 떨어뜨리는 등의 델타 특성을 가졌겠지만, 델타보다 더 전염력이 높은지, 백신 효과를 더 떨어뜨리는지는 아직 모른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결과론적으로 보면 델타 변이가 전 세계적으로 퍼졌고 적자생존에 우세종이란 얘기다. 델타 플러스가 기존 변이 이상은 아닌 것 같다”면서도 “앞으로 어떻게 될지 모르니, 국내 감염자의 역학조사를 철저히 하고 접촉자를 추적ㆍ격리해 더 안 퍼지게 조처해야 한다. 바이러스가 확보됐으니, 백신 맞은 사람의 혈청과 반응시켜 백신 효과 등을 확인해 과학적 근거를 갖고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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