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당 대표 만난 자영업자 “거리두기 개편해 장사하게 해달라”

중앙일보

입력 2021.08.03 15:34

업데이트 2021.08.03 16:21

자영업자들이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만나 “방역 지침 패러다임을 변경해 먹고 살 수 있는 길을 제시해달라”고 요구했다. 기존 확진자 수 중심이 아닌 치명률과 위 중증환자 비율을 기준으로 거리두기 개편을 제안하면서다.

업종별 자영업자로 구성된 코로나19 전국자영업자비상대책위원회는 3일 마포구의 한 카페에서 송영길 대표와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인 김두관 의원 등을 만나 ‘자영업자 현장 간담회’를 진행했다.

이날 자영업자 대표들은 자영업자의 희생을 토로하고 거리두기 개편을 주장했다. 김기홍 비대위 대표는 “지금 생을 포기하는 자영업 사장님들 정말 많다”며 “자영업은 장사해야 먹고 사는 업이다. 그 기회마저 박탈당했다”고 말했다. 이어 “생떼를 쓰기가 아니다. 시설규제라는 방역 패러다임을 전환해야 한다. 언제까지 국가 자금으로 지원할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3일 서울 마포구 한 커피전문점에서 대선 경선 후보인 김두관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전국 자영업자 비상대책위원회 간담회에 참석한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발언을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3일 서울 마포구 한 커피전문점에서 대선 경선 후보인 김두관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전국 자영업자 비상대책위원회 간담회에 참석한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발언을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조지현 전국공간대여업협회 대표는 “문재인 대통령이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1% 치명률을 치하하면서도 이 외에 일부 희생한 집단에 대한 발언은 전혀 없었다”며 “‘(자영업자 문제 해결 방안을) 정부가 모르는 게 아니구나. 의지에 대한 문제구나’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누적 확진자 수와 사망자 수를 고려하면 치명률은 1% 미만이다. 여기에 맞게 거리두기 개편해야 한다”고 했다.

거리두기를 업종별 상황에 맞게 변경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공신 전국호프연합회 총무는 “형평성 있는 방역 정책을 수립해야 한다. 호프집 등은 일반 음식점은 맞지만, 주로 2차로 오는 곳이다”면서 “코로나 바이러스가 낮에는 출근하고 밤에는 퇴근하는 게 아닌 이상 업종별 상황을 고려해 피크시간 등을 보장해달라”고 주장했다.

이날 김 의원은 “오는 11월까지 2차 백신 접종률 70~80% 달성한 후 기존 확진자 중심 방역에서 치명률 중심의 방역으로 방역체제 대전환을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코로나19 국내 평균 치명률은 1.04% 수준”이라며 “싱가포르처럼 위중증 환자와 사망자 수만 관리하는 체제로 변화하는 것을 논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송 대표는 “방역 개념을 확진자가 아니라 중증환자와 치명률 중심으로 바꿔야 하는 단계가 곧 올 수도 있다고 생각하지만 아직은 조심스럽다”면서 “차질 없는 백신 수급으로 집단 면역 달성 위해 고민하겠다”고 말했다.

손실지원금·희망회복자금 확대 보완도

자영업자들은 2차 추가 경정예산안에 포함된 희망회복자금과 손실보상금 확대와 제도 개선도 요구했다. 희망회복자금은 자영업자에 대한 5차 재난지원금, 손실보상금은 올 7~9월 거리두기 격상으로 발생한 손실에 대한 보상금이다. 희망회복자금과 손실보상금은 각각 4조 2000억원과 1조 200여억원 수준으로, 오는 8월과 10월부터 순차대로 지급한다.

조지현 대표는 “희망회복자금으로 대부분 자영업자가 받는 돈은 300만~400만원으로 한 달 임대료 수준이다. 희망을 회복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고 했다. 중소벤처기업부가 지난달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집합금지와 영업제한 등을 영향을 받은 소상공인에게 지원하는 희망회복자금은 매출액 규모에 따라 200만원에서 최대 2000만원을 지원한다.

소상공인 희망회복자금 세부내용. 그래픽=김영희 02@joongang.co.kr

소상공인 희망회복자금 세부내용. 그래픽=김영희 02@joongang.co.kr

비대위는 일부 간이 사업자(연 매출 8000만원 이하 자영업자)가 4차 재난지원금을 받지 못하는 문제 등 사각지대를 지적했다. 자영업자 비대위 측은 “간이과세자로 분류돼 반기별 자료가 없어 재난지원금 대상에서 제외되는 경우가 정말 많다. 일반 과세자보다 매출이 적고 힘들어 간이 과세자가 된 건데, 재난지원금에서 제외하는 것은 죽음으로 내모는 것”이라고 했다.

‘매출 감소’를 기준으로 4차 재난지원금을 지급했는데, 1년에 한 번 부가가치세 신고를 하는 간이사업자들은 20년 상반기나 19년 하반기보다 20년 하반기에 매출이 줄었음에도 반기별 매출 비교가 어려워 4차 재난지원금 선정 과정에서 제외된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앞서 권칠승 중기부 장관은 26일 재난지원금 사각지대와 관련해 “문제점을 개선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자영업자 50%도 안 남을 것”

비대위 측은 코로나19 피해를 본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한 대출 상환을 연기해달라고 요구했다. 경기석 전국코인노래방협회 대표는 “지난해 자영업자는 40조에 달하는 부채를 안았다. 대출금과 이자 상환 기간을 연장하지 않으면 자영업자 50%도 살아남지 못할 것”이라며 “부채 갚을 기회를 줘야 한다. 정상 영업하게 해달라”고 했다.

박완주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은 추후 기자간담회에서 “현장에서 제일 급한 것이 대출 상환 연장이다. 지원금이 나오기 전에 상환이 다가온다. 추경과 별개로 당국과 대책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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