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두환, 9일 광주 항소심 출석…변호인 "불이익 준다고 해서"

중앙일보

입력 2021.08.03 15:05

업데이트 2021.08.03 15:15

광주광역시에서 열리는 사자명예훼손 혐의 항소심 재판에 불출석해오던 전두환 전 대통령이 입장을 바꿔 출석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항소심 재판부가 “불출석하면 불이익을 줄 수밖에 없다”고 하자 태도를 바꾼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4월 27일 고(故) 조비오 신부에 대해 사자명예훼손 혐의를 받는 전두환씨가 광주지법에서 열린 재판을 마친 뒤 법원을 나서고 있다. 뉴스1

지난해 4월 27일 고(故) 조비오 신부에 대해 사자명예훼손 혐의를 받는 전두환씨가 광주지법에서 열린 재판을 마친 뒤 법원을 나서고 있다. 뉴스1

전 전 대통령 측 변호인 정주교 변호사는 3일 중앙일보와 통화에서 “오는 9일 광주지법에서 열리는 항소심 재판에 전 전 대통령이 출석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9일 이순자 여사와 광주지법 출석

전 전 대통령은 2017년 4월 자신의 회고록을 통해 ‘5·18 민주화운동 당시 계엄군이 광주시민을 향해 헬기 사격을 했다’고 증언해 온 고(故) 조비오 신부를 “파렴치한 거짓말쟁이”라고 쓴 혐의(사자명예훼손)로 기소됐다. 1심 재판부가 징역 8개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뒤 항소심이 진행되고 있다.

사자명예훼손 혐의 등 형사사건 재판 피고인은 신원 확인 절차인 인정신문이 열리는 첫 공판기일과 선고기일에 출석해야 한다. 하지만 전 전 대통령 측은 지난 4월 10일 항소심 첫 재판부터 “항소심은 피고인이 출석하지 않아도 된다”며 불출석 의사를 밝혀 왔다.

정주교 변호사가 내세운 근거는 형사소송법 365조에서 있는 ‘피고인이 정당한 사유 없이 다시 정한 기일에 출정하지 아니한 때에는 피고인의 진술 없이 판결할 수 있다’는 규정이다. 이 규정은 사실상 피고인이 항소심에 나오지 않으면 변론권을 포기하는 일종의 제재 규정인데 전 전 대통령 측은 항소심 재판에 출석하지 않아도 되는 예외 규정으로 봤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 5월 10일 전두환 전 대통령의 변호인 정주교 변호사가 항소심이 열린 광주지법 앞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프리랜서 장정필

지난 5월 10일 전두환 전 대통령의 변호인 정주교 변호사가 항소심이 열린 광주지법 앞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프리랜서 장정필

하지만 재판부는 피고인이 출석하지 않은 가운데 열린 지난달 5일 두 번째 항소심 재판에서 “피고인의 증거 제출 등은 필요한 최소한만 받아들이고 제한할 수 있다”며 “(피고인 측) 입증을 충분히 하고 싶다면 피고인 출석이 전제돼야 한다”고 했다.

정 변호사는 “지난 항소심 재판부터 모든 게 막혔다”며 “재판부가 실제로 피고 측 증거신청을 다 기각하는 등 불이익을 받는 상황이 돼서 피고인 출석 없이는 재판이 한 발자국도 나갈 수 없게 돼서 전 전 대통령에게 재판 출석을 요청했다”고 했다.

이순자 여사도 다가오는 항소심 재판에 함께 출석할 예정이다. 정 변호사는 “전 전 대통령은 지난 4월 첫 항소심 재판에 나가려고 했고, 이순자 여사 재판 동석 신청서도 냈다”며 “전 전 대통령이 혼자 거동하기 힘들기 때문에 당초 예정대로 함께 출석 예정”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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