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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무더위…지난 10년 사이 더 길어지고 더 심해졌다

중앙일보

입력

연일 폭염이 이어지던 지난달 25일 오후 서울 여의도공원의 모습. 지열로 인해 아지랑이가 이글거리고 있다. 연합뉴스

연일 폭염이 이어지던 지난달 25일 오후 서울 여의도공원의 모습. 지열로 인해 아지랑이가 이글거리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10년 사이 서울의 무더위가 더욱 심해진 것으로 나타났다.
더위가 빨리 찾아와서 늦게 물러가고, 최고기온도 더 높아진 것이다.

기상청 신·구 평년값 중앙일보 분석 #일최고기온 10년 사이 0.4도 상승 #36도 넘은 날 10년 간 5일로 늘어 #전국적인 더위 절정은 8월 1~4일

기상청이 최근 작성한 신평년값(1991~2020년 평균)과 기존 평년값(1981~2010년 평균)을 중앙일보가 비교·분석한 결과, 서울에서 일최고기온이 30도를 넘어선 날이 기존 평년값으로는 7월 29일이었으나, 신평년값으로는 7월 27일로 이틀 앞당겨졌다.

서울 30도 넘는 날 사흘 많아져

폭염이 기승을 부린 지난달 28일 서울 서초구 심산기념문화센터에 마련된 드라이브스루 임시선별검사소에서 의료진이 목을 축이고 있다. 뉴스1

폭염이 기승을 부린 지난달 28일 서울 서초구 심산기념문화센터에 마련된 드라이브스루 임시선별검사소에서 의료진이 목을 축이고 있다. 뉴스1

그래픽: 서울 일최고기온 비교

그래픽: 서울 일최고기온 비교

일최고기온이 30도 아래로 떨어지는 날은 8월 18일에서 8월 19일로 하루 늦어졌다.
이에 따라 서울에서 일최고기온이 30도 이상 유지하는 날은 과거 20일에서 23일로 늘어났다.

특히 가장 더운 시기인 7월 21일부터 8월 20일까지 한달 동안 서울의 일최고기온 평균값이 30.4도로 10년 전보다 0.3도나 상승해 기후변화의 영향이 뚜렷했다.

서울의 경우 과거 평년값으로는 8월 7일에 일최고기온이 30.7도를 기록해 더위의 피크를 보였으나, 신평년값으로는 8월 3일 31.1도를 기록한 뒤 8월 7일까지도 31.1도를 유지했다.

평년값으로 따진 일최고기온 최고치는 10년 사이에 0.4도 상승한 것이다.
또, 더위 피크는 4일 앞당겨졌고, 가장 높은 기온을 보이는 기간도 하루에서 5일로 길어졌다.

"여름 최고기온 평균 0.3도 상승은 큰 변화"

폭염이 기승을 부린 지난달 16일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서울 시내가 열기로 가득하다.   열화상카메라로 촬영했으며 붉은색은 높은 온도, 푸른색은 낮은 온도를 나타낸다. 연합뉴스

폭염이 기승을 부린 지난달 16일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서울 시내가 열기로 가득하다. 열화상카메라로 촬영했으며 붉은색은 높은 온도, 푸른색은 낮은 온도를 나타낸다. 연합뉴스

부산대 대기환경과학과 하경자 교수(부산대 기후과학연구소장)은 "10년 사이에 서울에서 여름철 일최고기온 평균값이 0.3도, 최고값이 0.4도 상승한 것은 상당히 큰 변화"라며 "이처럼 가파른 상승 속도는 지구온난화의 영향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같은 추세라면 100년 후에는 여름철 일최고기온 평균이 지금보다 3도 오르는 셈인데, 평균치가 아닌 해마다 나타나는 일최고기온까지 고려한다면 심각한 상황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서울에서 일최고기온이 36도 이상을 기록한 날짜를 보면 1980년대는 1988년 8월 10일(36.6도) 1일이었고, 1990년대에는 1994년 7월 24일(38.4도)과 1997년 7월 26일(36.1도) 2일, 2000년대는 2004년 8월 10일(36.2도) 1일이었다.

하지만 2010년대 들어서는 39.6도를 기록한 2018년 8월 1일을 포함해 5일이나 돼 극심한 폭염을 보인 날이 늘어났다.
올해도 지난달 24일 서울의 일최고기온이 36.5도를 기록했다.

피크 때 전국 평균 최고기온은 31.1도

8월 첫 일요일인 지난 1일 부산 해운대해수욕장에서 피서객들이 더위를 식히고 있다. 여름방학과 휴가철이 겹치는 7월말 8월초 극성수기이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피서객이 크게 줄었다. 연합뉴스

8월 첫 일요일인 지난 1일 부산 해운대해수욕장에서 피서객들이 더위를 식히고 있다. 여름방학과 휴가철이 겹치는 7월말 8월초 극성수기이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피서객이 크게 줄었다. 연합뉴스

그래픽: 전국 무더위 피크

그래픽: 전국 무더위 피크

서울 등 전국 62개 공식 관측 지점에서 관측한 신평년값을 바탕으로 한 전국의 평균적인 더위 피크는 일최고기온 기준으로 8월 1~4일에 나타났다.

이 기간 전국 평균 일최고기온은 31.1도였다.
직접 비교하기는 어렵지만, 중앙일보가 과거 평년값으로 전국 72개 각 지점의 피크 시기 일최고기온을 구해 평균을 구한 30.7도보다 0.4도 높다.

중부지방의 27개 지점만 보면 8월 3일 30.7도로 더위 피크를 나타냈다.
남부지방 35개 지점은 7월 31일에서 8월 3일 사이에 피크를 나타냈으며, 일최고기온 평균은 31.5도로 중부지방보다 높았다.

대표적으로 대구는 일최고기온이 33.1도를 기록한 7월 31일과 8월 1일에 더위 피크가 나타났다.
광주도 7월 31일과 8월 1일에 32.3도로 피크를 기록, 서울보다 더위 피크가 빨리 나타났다.

대전은 8월 1~4일에 31.7도로 피크를 보였으나, 부산은 8월 4~7일에 30.3도로 가장 높은 일최고기온을 기록했다.

중부지방 남부보다 더위 피크 늦어

폭염이 이어진 지난달 23일 오후 광주 서구 쌍촌동 5·18기념공원에 있는 '5·18민주화운동 학생기념탑'의 손이 하늘을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폭염이 이어진 지난달 23일 오후 광주 서구 쌍촌동 5·18기념공원에 있는 '5·18민주화운동 학생기념탑'의 손이 하늘을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그래픽: 서울 대구 최고기온 비교

그래픽: 서울 대구 최고기온 비교

고도가 높은 지역인 강원도 대관령은 8월 1~2일에 25.5도, 태백은 8월 1일에 28.1도로 일최고기온 평년값이 30도를 밑돌았다.

동해안 속초는 7월 30일에 28.7도, 경북 울진은 7월 31일 29.1도로 피크값이 30도 아래였다.

위도가 높은 강원도 철원은 8월 4~7일에 나타난 30도가, 강릉은 7월 30일의 30.2도가 일최고기온 최고값이었다.

하 교수는 "더위 피크가 7월 말이나 8월 초에 나타나는 것은 하지(6월 22일) 때 늘어난 일사량이 지표와 대기를 데우기까지 보통 한달 정도의 시차가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 중부지방이 남부지방보다 더위 피크가 늦은 것은 남부지방에서 장마가 더 일찍 끝나고, 그에 따라 먼저 고온다습한 북태평양 고기압의 영향을 받기 때문이라고 하 교수는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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