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사vs변호사' 큰싸움 난다…'로톡' 500명에 징계 초읽기

중앙일보

입력 2021.08.03 06:00

업데이트 2021.08.04 14:47

대한변호사협회가 오는 5일부터 로톡을 포함한 온라인 법률플랫폼을 통한 변호사 광고를 전면 금지하면서 변협과 플랫폼 간 갈등이 커지고 있다. 특히 최대 지역단체인 서울변호사회가 “500명에 달하는 플랫폼 가입 변호사들에 대해 징계를 요청할 것”이라고 예고해 변협 대 플랫폼 간 갈등을 넘어 변호사 집단 내부 갈등으로 번질 조짐도 나타나고 있다.

대한변호사협회 이미지. 연합뉴스

대한변호사협회 이미지. 연합뉴스

대규모 변호사 징계 현실화하나?

3일 법조계에 따르면 변협은 지난 5월 개정한 ‘변호사 업무 광고 규정’을 3개월 동안 계도기간을 거쳐 5일부터 시행한다.

새 광고 규정은 5조 2항에서 "변호사 또는 소비자로부터 알선료·중개료·수수료·가입비·광고비 등 대가를 받고 변호사와 소비자를 연결하거나 변호사를 광고·홍보·소개하는 행위를 해선 안 된다"라고 로톡 등 법률플랫폼 서비스를 전면 금지했다. 그러면서 이 규정을 위반해 플랫폼을 이용하는 변호사에 대해선 지방변호사회 차원에서 중지 등 시정조치를 요구하고 시정조치를 따르지 않을 경우 협회 차원에서 징계할 수 있게 했다.

대한변협은 영구제명, 제명, 정직, 과태료, 견책 등의 징계를 내릴 수 있다. 정직 이상 처분을 받을 경우 변호사는 업무를 할 수 없다.

변협이 이런 극단적 조치에 나선 건 온라인 법률플랫폼의 등장이 기존 변호사 업계의 질서를 교란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변호사가 지불한 광고비로 수익을 내는 법률플랫폼 구조는 실력과 관계없이 높은 광고료를 지급한 변호사에게 이름 노출 혜택을 부여해 변호사 업계의 공정한 수임질서를 해친다”는 게 변협 측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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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지방변호사회도 강경 대응을 시사했다. 지난달 27일 김정욱 서울변회 회장은 “4일부터 변호사 광고 규정에 따라 법률플랫폼에 가입한 변호사들은 원칙대로 변협에 징계를 요청하겠다”며 “법률 플랫폼상 허위·과장광고로 변호사법을 위반한 회원 500명에 대한 징계 요청 진정서가 접수돼 사실관계를 확인 중에 있다”고 밝혔다.

로톡은 강경 대응…내부 반발 목소리도 

변협의 플랫폼 이용 전면 금지 방침에 대해 로톡 측도 헌법소원 등으로 맞서고 있다. 먼저 지난 5월 말 변호사 60명과 함께 새 광고 규정이 헌법상 직업 선택의 자유, 표현의 자유 및 과잉금지의 원칙 등을 위배했다며 헌법소원 심판을 청구했다.

또 광고 규정 개정안과 함께 법률플랫폼에 가입하지 않는다는 내용이 포함된 ‘변호사 윤리장전’ 개정안에 대해서도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로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했다. 이에 따라 공정위는 로톡 가입 시 변호사를 징계할 수 있다고 규정한 개정안 내용이 사업활동 방해에 해당하는지 살펴보는 등 조사에 착수한 상태다.

일부 변호사들도 불만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로톡에 가입한 한 변호사는 “법률플랫폼이 활성화되면 사건당 수임료가 투명하게 공개되고 오히려 공정한 경쟁 시스템이 구축된다”며 “무엇보다 변호사 징계를 통해 사실상 소액사건이 주를 이루는 플랫폼 광고 통로를 통제하는 게 맞는 조치인지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법률서비스 플랫폼 '로톡'은 빅데이터를 이용한 '형량 예측 서비스'를 의뢰인에게 제공하고 있다. 홈페이지 캡처

법률서비스 플랫폼 '로톡'은 빅데이터를 이용한 '형량 예측 서비스'를 의뢰인에게 제공하고 있다. 홈페이지 캡처

소명 절차 거쳐야…곧바로 징계하진 않을 듯 

다만 법률플랫폼 가입 변호사들에 대한 징계가 곧바로 개시되지는 않을 전망이다. 징계를 결정하기 위한 절차들이 남아있어서다. 변협은 소속 지방변호사회에 접수된 진정서를 토대로 조사위원회를 열고 사실관계를 파악한 뒤 징계위원회 회부 여부를 결정한다. 변협 관계자는 “일괄 징계 개념이 아니고 해당 건을 외부 인사들로 구성된 조사위에 회부한 다음 본인 해명 절차를 거쳐야 한다”며 “쉽게 징계를 내리는 구조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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