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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전환 선수' 제쳤지만…이선미 5㎏ 차 올림픽 역도 4위

중앙일보

입력

2일 도쿄 국제포럼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여자 역도 최중량급에서 이선미가 용상 1차 148kg을 성공하고 있다. [연합뉴스]

2일 도쿄 국제포럼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여자 역도 최중량급에서 이선미가 용상 1차 148kg을 성공하고 있다. [연합뉴스]

‘제2의 장미란’ 이선미(21·강원도청)가 도쿄올림픽 여자 역도에서 5㎏ 차로 아쉽게 메달을 놓쳤다.

작년 허리 부상 딛고 투혼 발휘

이선미는 2일 일본 도쿄 국제포럼에서 열린 대회 여자 역도 최중량급 87㎏급 경기에서 인상 125㎏, 용상 152㎏, 합계 277㎏로 4위를 기록했다. 3위 사라 로블레스(미국, 282㎏)에 5㎏ 뒤졌다.

이선미는 먼저 인상(바벨을 한 번에 들어 올리기)을 3위로 마쳤다. 인상 1, 2차시기에 118㎏, 122㎏를 가볍게 들어 올렸다. 3차 시기에서 125㎏을 성공했다.

이선미는 용상(바벨을 어깨에 걸친 후 들어 올리기)에서 1차 148㎏, 2차 152㎏를 성공했지만, 3차시기에서 155㎏를 실패했다. 리원원(중국)이 합계 320㎏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고, 에밀리 캠벨(영국)이 283㎏로 은메달을 차지했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 여자 역도 최중량급 금메달리스트 장미란에 이어, 이선미는 13년 만에 한국여자 역도 올림픽 메달을 노렸지만 아쉽게 무산됐다.

뉴질랜드 허버드가 2일 도쿄올림픽 여자 역도 87kg급 인상 3차 시기에서 바벨을 들어올리지 못하고 있다.[뉴스1]

뉴질랜드 허버드가 2일 도쿄올림픽 여자 역도 87kg급 인상 3차 시기에서 바벨을 들어올리지 못하고 있다.[뉴스1]

이 종목에는 ‘첫 성전환 올림픽 선수’ 로럴 허버드(43·뉴질랜드)가 출전했다. 허버드는 인상에서 1~3차 시기(120㎏, 125㎏, 125㎏) 모두 실패하며, 용상 경기를 치르지도 못했다.

허버드는 2013년 성전환을 하기 이전까지 남자부 역도경기에 출전해왔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2015년부터 성전환 선수의 남성호르몬 테스토스테론 혈중농도가 일정 수치 이하면 올림픽 출전을 허용했다. 허버드는 이 수치를 통과해 출전 자격을 얻었다. ‘남자 역도대회에 나갔던 선수가 여자부에 출전하는건 불공정하다’는 논란이 있었지만, 올림픽 무대에서 허버드는 실격 당했다.

이선미는 도쿄올림픽을 통해 가능성을 확인했다. 초등학교 5학년 때 바벨을 잡은 이선미는 “중3 때까지 금메달 3개를 못 따면 그만두겠다”고 말해왔다. 그러다 2015년 소년체전에서 3관왕에 올랐다. 이후 학창 시절 장미란의 주니어 기록을 경신했고, 2019년 평양에서 열린 아시아 유소년 주니어 역도선수권 대회에서 금메달 3개를 땄다.

이선미는 지난해 허리를 다쳐 수술대에 올랐다. 재활 끝에 올림픽에 출전했고, 최선을 다해 바벨을 ‘으라차차’ 들어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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