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발 좀 가져가세요" 쿠팡 프레시백이 골칫거리 된 사연

중앙일보

입력 2021.08.02 17:00

업데이트 2021.08.02 17:33

쿠팡 프레시백

쿠팡 프레시백

경기도 용인시 수지구에 사는 주부 최모(41)씨의 아파트 현관 앞에는 라면 박스 크기의 보냉 가방인 쿠팡 프레시백 2개가 2주째 쌓여 있다. 소셜커머스인 쿠팡에서 주문한 닭고기 등 신선제품이 담겨 있던 가방이다. 최씨는 쿠팡의 안내대로 주문한 상품만 빼고 빈 보냉백은 현관 앞에 뒀다. 쿠팡은 ‘(프레시백을) 문 앞에 두면 배송과 함께 수거해가겠다’고 안내한다.

최씨는 2일 "최근 2주간 쿠팡 로켓배송으로 6번 주문했지만 현관 앞에 새 상품만 갖다놓고 프레시백은 수거해가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참다못해 쿠팡 고객센터에 프레시백 수거를 요청하기도 했지만 나흘이 지나도록 수거하지 않았다. 최씨는 “아파트 계단 청소에 방해가 된다며 프레시백을 치우라고 관리실에서 연락까지 받았다”며 “상품을 박스로 받아도 되지만, 환경오염을 줄인다는 취지로 프레시백으로 신청했는데 통행도 불편하고 골칫거리가 됐다”고 말했다.

경기도 용인시 수지구의 한 아파트 현관에 2주째 쿠팡 프레시백이 쌓여 있는 모습. [사진 독자]

경기도 용인시 수지구의 한 아파트 현관에 2주째 쿠팡 프레시백이 쌓여 있는 모습. [사진 독자]

쿠팡이 배송 포장재 사용을 줄이겠다며 친환경 배송제도를 위해 도입한 프레시백의 수거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불편을 호소하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 쿠팡은 박스, 비닐 등 과도한 포장재 사용으로 인한 환경 오염이 도마 위에 오르자 포장재 개선에 공을 들여 왔다. 생수나 휴지같이 별도의 포장이 없어도 되는 제품에는 박스 같은 포장 없이 직접 송장을 붙여서 배달한다. 부피가 작은 제품은 박스 대신 작은 비닐에 담아 부피를 줄이고 신선제품은 프레시백으로 배송하고 다시 수거하는 식이다.

배송기사에겐 추가 업무…회수 잘 안돼 

문제는 프레시백의 회수가 원활하지 않다는 점이다. 쿠팡의 신선제품 배송 서비스인 ‘로켓프레시’를 통해 주문하면 프레시백이나 박스 중에서 포장재를 선택할 수 있다. 프레시백은 제품을 받은 후 60일 안에 반납해야 하고 60일이 지나면 8000원을 내야 한다. 수요자들은 통행에 방해가 되고 위생상 좋지 않지만 프레시백을 수거해갈 때까지 문 앞에 쌓아둘 수밖에 없다.

쿠팡 프레시백 안내 문구. [쿠팡 애플리케이션 캡처]

쿠팡 프레시백 안내 문구. [쿠팡 애플리케이션 캡처]

그런데 배송기사인 ‘쿠팡친구’ 입장에선 프레시백 수거가 쉽지 않다. 배송해야 할 상품을 카트에 한꺼번에 담아서 이동하는데 부피가 큰 프레시백을 수거할 경우 시간이 지연되고 번거롭기 때문이다. 익명을 원한 한 쿠팡친구는 “분초로 배송시간을 쪼개서 움직이는데 수당도 없는 프레시백 수거를 빠뜨리게 된다”고 말했다.

프레시백 수거에 대한 수요자의 불만이 커지자 쿠팡은 지난달 30일부터 2주간 쿠팡친구를 대상으로 ‘프레시백 회수 인센티브 프로모션’을 진행하고 있다. 프레시백 수거에 대해 개당 100~200원의 인센티브를 제공한다. 예컨대 새 상품을 배송 가는 곳에 있는 프레시백을 수거하면 100원, 새 배송이 없는 곳에서 프레시백을 수거하면 200원을 지급한다. 쿠팡 측은 "이달 14일까지 프로모션을 진행한 후 프레시백 수거율에 따라서 해당 제도를 정식 도입하거나 다른 방안을 고민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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