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숫자로 보니 '대프리카=대구'는 옛말…"부산·울산이 더 뜨거워"

중앙일보

입력

2017년 여름 대구시 중구 계산동 현대백화점 대구점 앞에 설치된 달걀프라이, 녹아내린 라바콘 조형물. 연합뉴스

2017년 여름 대구시 중구 계산동 현대백화점 대구점 앞에 설치된 달걀프라이, 녹아내린 라바콘 조형물. 연합뉴스

더위하면 떠오르는 곳이 대구다. 매년 여름 섭씨 30도 후반을 웃도는 찜통더위가 이어지는 탓이다. 몇년 전엔 아열대 기후에서만 자란다는 바나나가 대구에서 열매를 맺었다. ‘대프리카(아프리카와 대구를 합친 말)’라는 말까지 생겼다.

그런데 대구시가 2일 '대프리카=대구'라는 인식에 상반되는 무더위 관련 수치를 발표했다. 폭염·열대야·온열질환자 등에 대한 기상청·질병관리청 자료를 분석해서다. 이에 따르면 대구는 서울을 포함해 국내 특·광역시 가운데 가장 무더운 '찜통' '폭염' 도시가 아니다.

우선 대구의 폭염 대비 열대야 발생일이 적다. 2010년대(2010년~2019년) 대구지역 폭염대비 열대야 발생일은 0.6일. 국내 특·광역시 가운데 가장 적었다. 부산(6.4일)과 인천(4.7일)이 폭염대비 열대야 발생일이 가장 많은 곳이었다. 2000년대(2000년~20009년)에도 대구는 0.7일이었지만, 부산과 인천은 각각 5.3일, 3.8일로 분석됐다. 열대야 발생 일수는 2010년대 대구는 19.7일로, 부산(22.3일)과 인천(20.0일)보다 적었다.

폭염 사망자도 예상과 달랐다. 지난 5년간(2016년~2020년) 대구에선 5명의 폭염 사망자가 나왔다. 하지만 부산에선 7명이 확인됐다.

인구 10만명당 대구지역 온열질환자는 지난 5년간 2.1명. 이는 국내 특·광역시 가운데 서울(1.8명) 다음으로 적은 수치다. 가장 많은 온열질환자가 나온 곳은 광주(5.1명)와 울산(4.4명)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기준, 폭염 온열질환 신고 역시 광주와 서울이 각각 39명, 38명으로 가장 많았다. 대구는 26명으로 대전(18명) 다음으로 적었다. 2019년엔 서울이 116명으로 온열질환 신고가 가장 많았다. 부산은 100명, 대구는 40명이었다.

하지만 일 최고 기온은 대구가 가장 높았다. 지난해 여름, 대구의 일 최고 기온은 36.3도(8월 25일)로, 특·광역시 가운데 가장 뜨거운 날을 기록했다. 대구 다음으로 뜨거웠던 곳은 울산(35.5도, 9월 3일)이었다.

대구시 관계자는 "기상청과 질병관리청 자료를 분석해보니, 대구가 무더운 도시인 것은 맞지만, '대프리카=대구'라는 다소 과장된 이미지와는 맞지 않는 부분이 있었다"며 "(결과를 떠나) 무더운 여름, 지역민 모두가 안전한 여름을 보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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