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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1위 재탈환…반도체 ‘왕좌의 게임’ 메모리 시황이 갈랐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삼성전자가 D램‧낸드플래시 시장 호황을 업고 전 세계 반도체 매출 1위 자리를 재탈환했다. 2018년 4분기에 인텔에 반도체 왕좌를 내준 이후 10분기 만이다.

삼성 10분기 만에 ‘왕좌 재탈환’

2일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올 2분기 삼성전자가 매출 197억 달러(약 22조7200억원)를 기록해 196억 달러를 번 인텔을 제쳤다”고 보도했다. 지난달 29일 삼성전자는 2분기 반도체(DS) 부문 매출이 22조7400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WSJ는 이를 달러로 환산해 인텔과 비교했다.

삼성의 반도체 1위 등극은 예견된 결과다. 지난 5월 시장조사업체 IC인사이츠는 ‘맥클린 리포트 2021’에서 “메모리 반도체 시장의 부활과 함께 삼성전자가 2분기부터 인텔을 제치고 반도체 선두주자로 나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IC인사이츠가 전망한 2분기 매출은 삼성전자 185억 달러, 인텔 179억 달러였다.

비슷한 시기 시장조사업체 가트너 역시 “D램과 낸드플래시 등 메모리 반도체 공급 부족이 지속될 것”이라며 “메모리 가격 상승은 삼성전자가 올해 인텔로부터 반도체 시장 매출 1위 자리를 탈환할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삼성-인텔 지난 4년간 엎치락뒤치락  

삼성과 인텔 간 ‘왕좌의 게임’을 가른 건 ‘메모리 시황’이었다. 인텔은 PC 시대가 개막하면서 1993년 이후 줄곧 1위를 지켰다. 하지만 메모리 수퍼사이클(초호황)을 타고 삼성전자는 2017년 3분기에 분기 기준 첫 1위에 올랐다. 그해 연간 매출 1위 역시 삼성전자였다. 이후 5분기 연속 1위를 수성한 삼성전자는 메모리 반도체 시장이 침체하면서 2018년 4분기 다시 인텔에 왕좌를 내줬고, 인텔은 올 1분기까지 1위를 지켰다.

어렵게 재탈환한 왕좌를 삼성은 지켜낼 수 있을까. WSJ는 “삼성전자가 1위를 탈환한 것은 메모리 반도체의 압도적인 수요 덕분”이라며 “업계 전문가들은 당분간 현 순위가 이어질 가능성이 큰 것으로 진단한다”고 전했다.

메모리 반도체 가격과 시황을 보여주는 D램익스체인지의 'DXI 지수' 〈D램익스체인지〉

메모리 반도체 가격과 시황을 보여주는 D램익스체인지의 'DXI 지수' 〈D램익스체인지〉

트랜드포스, 4분기 D램 가격 하락 전망  

이 ‘당분간’의 시기 역시 메모리 시황이 가를 것으로 보인다. 시장조사업체인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지난달 PC용 D램 범용제품(DDR4 8Gb) 가격은 전달 대비 7.89% 오른 4.1달러로 집계됐다. 이 제품 가격은 1월 5.26% 상승한 후 두 달간 보합세를 보였다. 4월엔 26.67% 올랐지만 5~6월 가격은 제자리걸음이었다. 분기별로 대규모 거래가 이뤄지는 반도체 시장 특성 때문이다.

다만 트랜드포스는 “코로나19 팬데믹과 대형 고객사의 재고 증가 영향으로 4분기에는 메모리 가격 상승세가 멈출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4분기에는 PC용 D램 가격이 내려갈 가능성이 있고, 서버용 D램 역시 4분기 추가 가격 인상은 어려울 수 있다”고 덧붙였다. 국내 증권가에서도 하반기로 갈수록 반도체 피크아웃(고점 후 하락)과 공급과잉에 대한 우려가 심화할 것이라는 관측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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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인텔 마지막 결전은 ‘돈싸움’”

중장기적 관점에선, 삼성과 인텔의 1위 다툼은 결국 ‘돈 싸움’으로 귀결될 전망이다. WSJ는 “향후 반도체 시장에서 삼성과 인텔의 성패는 자금 동원 능력에 달렸고, 모두 1000억 달러(약 115조원) 이상 투자할 준비를 하고 있다”며 “두 회사가 투자를 놓고 쇼다운(Showdown‧마지막 결전)을 벌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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