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재진압에 나섰다가 화상을 입은 소방관이 수술을 앞두고 혈액이 부족하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가족은 물론 동료 소방관들이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2일 충남소방본부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충남 천안시 직산면 중문(철제 출입문) 제조공장에서 발생한 화재를 진압하던 최모(30) 소방관이 크게 다쳐 서울의 대형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최 소방관은 ‘3도 화상’의 중상으로 신체 절반가량을 다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31일 천안에서 화재진압 중 부상
전신 3도 화상 입은 소방관…A형·O형 혈액 필요
최 소방관은 이르면 2일 오전 1차 수술을 진행한 뒤 앞으로도 여러 차례 수술을 받을 예정이다. 회복에는 최소한 1년 이상이 걸릴 것으로 의료진은 전망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수술을 앞둔 최 소방관이 혈액이 부족해 어려움을 겪는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동료 소방관들이 긴급 헌혈에 나섰다.
충남소방본부는 휴일이던 지난 1일 본부와 16개 소방서 소방관들에게 문자를 보내 헌혈에 동참해 달라고 당부했다. 필요한 혈액형은 A형과 O형으로 최 소방관에게 직접 전달하자는 취지로 ‘지정 헌혈’을 통해 이뤄지고 있다. 소방관들은 당장 필요한 혈액 외에도 최 소방관이 여러 차례 수술을 받으면서 충분할 혈액이 공급될 수 있도록 순차적으로 헌혈하는 방안도 논의 중이다.
동료 소방관들 '지정 혈액' 통해 헌혈 동참
당시 최 소방관과 함께 현장에 출동했다 부상한 김모(38) 소방관은 손등에 화상을 입었지만, 치료를 받고 귀가했다.
충남소방본부 관계자는 “경력이 2년 남짓한 젊은 소방관이 화재 진압 중 상처를 입어 동료들이 상심이 크다”며 “코로나19 장기화로 헌혈이 줄면서 혈액이 부족한 상황이라 동료들이 먼저 나서기로 했다”고 말했다.
한편 코로나19 4차 대유행과 사회적 거리두기 격상 등으로 헌혈 참여가 줄면서 지난달 30일 기준 혈액 보유량은 2~3일 사용분에 불과한 것으로 집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