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은 서프라이즈, 주가는 주춤…'한숨 나오는' 제약·바이오

중앙일보

입력 2021.08.02 07:00

미국 모더나사와 코로나19 mRNA(메신저 리보핵산) 백신 완제 위탁생산 계약을 체결한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분기 역대 최고 실적을 기록했다. 사진은 인천 연수구 삼성바이오로직스 홍보관. [뉴스1]

미국 모더나사와 코로나19 mRNA(메신저 리보핵산) 백신 완제 위탁생산 계약을 체결한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분기 역대 최고 실적을 기록했다. 사진은 인천 연수구 삼성바이오로직스 홍보관. [뉴스1]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가 잇따라 2분기 호실적을 발표했다. 하지만 실적과 주가의 괴리는 컸다. 중앙일보 분석 결과 45개 제약·바이오 상장사 중 38개사의 주가가 한달 전보다 하락했다.

코로나19 백신을 위탁생산(CMO)하는 삼성바이오로직스·SK바이오사이언스는 2분기 나란히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2분기 매출(4122억원)은 전년 동기 대비 34% 증가했고 영업이익(1668억원)은 105.7% 늘었다. 1분기 50%였던 제3공장 가동률이 2분기에 90%로 치솟으면서다. SK바이오사이언스도 2분기 역대 최대 실적(매출 1446억원, 영업이익 662억원)을 거뒀다.

두 회사 모두 코로나19 관련 사업이 호실적을 이끌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과 8년간 2억3100만 달러(2853억원) 규모, 일라이릴리와 1억5000만 달러(1842억원) 규모의 코로나19 항체치료제 생산 계약을 각각 체결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도 아스트라제네카의 코로나19 백신 원액·완제를 생산 중이다. 노바백스가 개발한 코로나19 백신은 기술이전을 받아 생산·공급할 예정이다.

삼바·SK바사 나란히 역대 최고 분기 실적

문재인 대통령이 20일 안동 SK바이오사이언스를 방문해 코로나19 백신 생산 시설을 시찰하고 있다. [사진 청와대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이 20일 안동 SK바이오사이언스를 방문해 코로나19 백신 생산 시설을 시찰하고 있다. [사진 청와대사진기자단]

전통 제약사의 2분기 실적도 좋다. 대웅제약은 분기 기준 역대 최대 매출(2897억원)을 올렸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4.1% 증가했다. 지난해 2분기 56억원이던 보툴리눔 톡신 제제(나보타) 매출(232억원)이 4배 넘게 뛰면서다. 영업이익(187억원)·순이익(90억원)도 흑자 전환했다. JW중외제약 역시 흑자전환(영업이익 34억원)에 성공했다. 매출(1450억원)은 6.9% 늘었다.

같은 기간 한미약품은 영업이익(159억원)이 49.6% 증가했다. 코로나19로 타격을 받았던 북경한미약품의 매출(595억원)이 회복하면서다(+119.9%). 한미약품이 자체 개발한 의약품(로수젯·아모잘탄패밀리)도 양호한 판매량을 보였다.

유한양행·GC녹십자·종근당은 매출 성장세가 눈에 띈다. 유한양행은 2분기 매출(4238억)이 3.7% 증가하면서 매출액 기준 국내 최대 제약사 타이틀을 지켰다. GC녹십자는 매출액(3876억원)이 7.7% 증가했고, 종근당(3268억원) 역시 4.3% 늘었다.

LG화학의 바이오사업도 매출액(2030억원)이 26.6% 늘면서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의약품 조사기관 유비스트에 따르면, LG화학이 개발한 국산 신약 19호 당뇨병 치료제(제미글로) 상반기 처방액은 587억원이다. 신학철 LG화학 부회장은 온라인 기자간담회를 통해 “신약개발에 1조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주요 제약사 연 매출 1조 클럽 예약

주요 제약바이오 기업 주가 변동. 그래픽 김경진 기자

주요 제약바이오 기업 주가 변동. 그래픽 김경진 기자

국내 주요 제약·바이오 업계가 호실적을 거두고 일부 업체는 ‘1조 클럽' 가입을 예약했지만, 주가는 지지부진하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7월 30일 기준 국내 45개 상장 제약·바이오 기업 중 38개사 주가가 한달 전보다 하락했다. 8개 기업은 10% 이상 주가가 내려갔다.

지난달 낙폭이 가장 큰 제약사는 신풍제약(-26.3%)이다. 보령제약(-23.9%)·일양약품(-11.4%)·GC녹십자(-11.1%) 주가도 두 자릿수 빠졌다.

종근당홀딩스(-6.5%)·종근당(-5.1%)·JW중외제약(-3.5%)·유한양행(-2.4%)·대웅제약(-0.6%) 등 실적이 좋은 기업도 주가는 기대에 못 미쳤다. 전체 제약·바이오 주식 시장 투자 규모(145조5000억원→144조4000억원)는 한 달간 1조원가량 빠졌다.

실적과 주가가 반대로 움직이는 상황에 대해 허혜민 키움증권 애널리스트는 “제약업종이 다른 업종 대비 투자자들에게 소외됐기 때문”이라며 “다른 이유로는 설명이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사흘새 시가총액 1.5조 사라진 신풍제약. [일러스트 허윤주 디자이너]

사흘새 시가총액 1.5조 사라진 신풍제약. [일러스트 허윤주 디자이너]

2분기 주가가 주춤한 상황이지만 증권가는 제약·바이오 업계의 향후 실적을 긍정적으로 전망한다. 바이오기업은 코로나19 위탁생산 매출이 꾸준히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한병화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CMO 사업 호전으로 삼성바이오로직스 영업이익률이 예상보다 높았다”며 “현재 20개 이상의 제약사들과 생산 조건들을 조율하면서 제4공장 수주를 진행 중이기 때문에 실적 전망을 상향한다”고 말했다.

일부 제약사의 2분기 영업이익이 주춤한 것도 일시적 요인이라는 분석이 많다. 이혜린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유한양행의 경우 지난해 2분기 받았던 기술료 수익 때문에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이 줄어든 것으로 나왔다”며 “일시적 감소 폭을 고려하면 본업 수익성은 오히려 예상보다 좋았다”고 평가했다.

이동건 신한금융투자 애널리스트도 “종근당이 개발하고 있는 신약 개발 후보는 27개에 달한다”며 “임상 1상이 진행 중인 항암 이중 항체 바이오 신약 등이 종근당의 중장기 성장동력으로 주목받고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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