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원 재규어는 죄가 없다" 죽을뻔한 관람객이 혼난 이유

중앙일보

입력 2021.08.02 05:00

미국의 한 동물원에서 관람객이 철창 안으로 손을 넣어 재규어를 조롱하다 공격받는 아찔한 사고가 발생했다.

지난 28일(현지시간) 미국 플로리다 주 잭슨빌에 위치한 동물원에서 한 관람객이 재규어를 조롱하며 우리에 손을 넣었다가 12살 재규어 해리에게 공격당했다. [CNN]

지난 28일(현지시간) 미국 플로리다 주 잭슨빌에 위치한 동물원에서 한 관람객이 재규어를 조롱하며 우리에 손을 넣었다가 12살 재규어 해리에게 공격당했다. [CNN]

31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지난 28일 오후 미 플로리다 주(州) 잭슨빌에 위치한 동물원을 찾은 한 남성은 약 1m 높이의 보호 울타리를 넘어 재규어 우리로 다가갔다. 그는 곧 손을 흔드는 등 재규어를 자극하는 행동을 했고, 재규어가 관심을 보이지 않자 이목을 끌기 위해 철창 안으로 팔을 밀어 넣었다.

그 순간 이를 주시하던 12살 재규어 ‘해리’가 달려와 남성을 발톱으로 공격하며 현장은 아수라장으로 변했다. 다행히 팔을 완전히 붙잡히지 않아 가까스로 빠져나올 수 있었지만, 이 남성은 팔 여러 군데가 찢어지는 상처를 입었다.

WP는 이후 출동한 구조대가 곧바로 그를 병원으로 옮겼고,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다만 이날 출동한 잭슨빌 소방서 소속 에릭 프로슈위머는 현지 언론과 인터뷰에서 “21년째 이 일을 하고 있지만, 동물원 안에서 동물에게 공격을 받아 구조 요청을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황당한 심경을 드러냈다.

댄 말로니 동물원 부원장도 “이런 건 머리가 없는 사람들이나 하는 짓”이라며 “재규어가 팔을 붙잡았다면 상황은 ‘매우 달랐을 것’(a very different story)”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관람객의 안전을 위해 담을 넘는 행위는 하지 말아 달라”고 당부했다.

이날 발생한 사고 이후 현장을 정리하는 동물원 직원들의 모습. CNN

이날 발생한 사고 이후 현장을 정리하는 동물원 직원들의 모습. CNN

이날 목격자들은 “그가 팔을 빼는 순간 현장이 피로 얼룩졌다”며 “구급대원들이 팔에 붕대를 감고 환자를 옮긴 후 직원들이 흥건한 핏자국을 치워야 했다”고 전했다.

이번 사건에 대해 동물원 측은 “재규어는 본능대로 행동했을 뿐”이라며 “관람객의 잘못으로 발생한 만큼 재규어를 안락사시키는 등의 조처는 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관람객에 대한 별도의 소송도 제기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한 동물행동 전문가는 “작은 동물이어도 위협을 느끼면 공격적으로 반응할 수 있다”며 “동물원 속 동물들은 이미 스트레스를 받고 있을 가능성이 크기에 자극하지 않아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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