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만 100% 재난지원금 검토…野도 與도 다 뒤집어졌다

중앙일보

입력 2021.08.01 19:20

업데이트 2021.08.01 21:40

더불어민주당 대선주자 이재명 경기지사가 전국 순회일정 셋째 날인 1일 친환경?친기업 행보에 나섰다. 전주 덕진구에 위치한 '한국 탄소 산업 진흥원'을 방문해 탄소소재로 만든 물건들을 만져 보고 있다. 프리랜서 장정필

더불어민주당 대선주자 이재명 경기지사가 전국 순회일정 셋째 날인 1일 친환경?친기업 행보에 나섰다. 전주 덕진구에 위치한 '한국 탄소 산업 진흥원'을 방문해 탄소소재로 만든 물건들을 만져 보고 있다. 프리랜서 장정필

소득 하위 88%에게만 지급하기로 한 5차 재난지원금을 경기도가 자체적으로 100% 지급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어서 파장이 일고 있다. 이재명 경기지사는 1일 충남 예산 윤봉길기념관을 방문한 뒤 기자들과 만나 “재난지원금 지급 대상에서 배제된 나머지 12%의 경기도민 전원에게 지원금을 지급하는 쪽으로 검토하고 있다. 이같은 방안을 경기도 시·군에 논의해 달라고 공식 요청했다”고 말했다.

이 지사의 요청은 지난달 27일 고양‧파주‧광명‧구리‧안성 등 5개 시장이 “재난지원금을 받지 못하는 (상위) 12% 시민에게도 경기도와 각 시‧군이 분담해 별도 지원금을 지급하자”고 공동으로 건의한 데 따른 것이다. 이 지사는 “지금 현재는 압도적 다수의 시장·군수님들이 같은 생각을 가지고 계신 것 같다. 경기도가 예산의 절반을 부담해 달라는 의견이 있었지만, 경기도는 절반보다 더 많이 부담할 필요도 있고 그런 능력이 있다”고 말했다. 소득 상위 12% 경기도민에게 재난지원금을 지급하려면 약 4000억원 이상이 필요할 것으로 추산된다. 이 가운데 2000억원 이상을 도 예산으로 부담할 의사를 밝힌 것이다.

이 지사는 “민주당도 처음 전원 지급을 당론으로 정했지만 야당이 합의했다가 일방적으로 파기하고 기획재정부가 끝까지 반대하는 바람에 88%로 희한한 타협을 봤다”며 “세금을 더 많이 낸 고소득자를 국가정책 혜택에서 배제하는 건 민주원리나 헌법 정신에 반하는 것”이라는 지적도 덧붙였다. 독자 100% 재난지원금 지급이 추진될 경우에는 소비진작 효과 등을 위해 소멸성 지역화폐로 지급하는 안이 유력하다는 게 경기도 측 설명이다.

“심각한 편가르기. 경선 불공정” 당내 파장

기초 단체장들의 건의에 따라 경기도가 검토하는 모양새를 띄긴 했지만, 당장 더불어민주당에선 정치적 파장이 일고 있다. 이재명 경기지사가 민주당 대선 경선 레이스를 뛰고 있는데다, 경기도의 이번 검토안이 ‘소득 하위 88% 지급’이란 정부 정책을 사실상 무력화하는 내용이기 때문이다.

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인 김두관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돈 많은 경기도에서는 100%가 받고 돈 없는 지방은 88%만 받는 건, 정부의 선별지급보다 더 나쁜 일”이라며 “전 국민을 다 주지 않는 것을 차별이라 한다면, 경기도만 주고 다른 지방은 못 주는 것은 더 심각한 편가르기”라고 비판했다. 또 김 의원은 “6명의 후보 가운데 유일한 현직 도지사가 집행권을 무기로 돈을 풀겠다는 게 ‘공정 경선’에 해당할 수 있겠느냐”며 “결정을 즉각 철회하라”고 이 지사를 압박했다. 이어 “당 선관위도 이런 경선 불공정에 대한 대책을 신속히 세워달라”고 요구했다.

이낙연 전 대표 캠프에서도 “국회가 합의해서 처리한 재난지원금을 경기도에 한해서 추가지급 한다는 건 다른 지자체와의 형평성 등 여러가지 문제를 낳을 수 있다. 걱정스럽다”(오영훈 수석대변인)며 반발이 터져나왔다.

야당서도 “포퓰리즘. 대선에 행정자원 사용” 비판

야당은 “포퓰리즘”이라고 비판했다. 황보승희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대선에 출마하면 도지사를 그만두는 게 도리인데, 그만두지 않고 예산으로 현금살포 선거운동을 하고 있다. 전국민의 고통에 대해 국가 차원에서 고민해 세운 대책에 포퓰리즘으로 대응, 지역 간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게 만드는 행보”라고 말했다.

재난지원금을 직접 언급하진 않았지만 “대선을 위해 가는 길에 도의 행정자원을 사용하는 것은 저의 공직윤리로는 문제가 있다”(원희룡 제주지사)며 이 지사의 지사직 유지를 문제삼는 목소리도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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