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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치 쇼트트랙 은메달리스트, 도쿄에선 '야구'하는 사연

중앙일보

입력

미국 야구대표팀의 에디 알바레스는 동계올림픽에 이어 하계올림픽에서도 메달에 도전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미국 야구대표팀의 에디 알바레스는 동계올림픽에 이어 하계올림픽에서도 메달에 도전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에디 알바레스(31)가 올림픽 역사에 이름을 남길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미국 야구대표팀의 알바레스는 독특한 이력의 소유자다. 그는 다섯 살 때 롤러스케이팅, 일곱 살 때 스피드스케이팅을 시작했다. 굵직굵직한 대회에서 우승하며 일찌감치 두각을 나타냈다. 그런데 고등학교 때 잠시 스케이팅이 아닌 야구로 '외도'를 했다. 운동신경이 탁월했던 알바레스는 한 대학에서 전액 장학금을 제시받을 정도로 야구에서도 잠재력을 보여줬다.

스케이팅이냐 야구냐 선택의 순간. 알바레스는 스케이팅으로 진로를 정했다. 그리고 2014년 소치올림픽 때 쇼트트랙 남자 5000m 계주에서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소치 대회가 끝난 뒤 그는 새로운 도전을 준비했다. 2014년 6월 메이저리그(MLB) 시카고 화이트삭스와 계약해 야구선수로 인생 2막을 열어 지난해 8월 MLB에 데뷔했다. 마이너리그 통산(604경기) 성적은 타율 0.279, 43홈런, 277타점. 선구안이 워낙 좋아 출루율이 0.379로 높다.

알바레스는 마이크 소시아 감독이 이끄는 도쿄올림픽 미국 대표팀에 승선했다. 올림픽에는 현역 메이저리거의 출전이 불허돼 그에게 기회가 닿았다. 만약 알바레스가 이번 대회에서 메달을 딴다면 올림픽 역사상 하계와 동계올림픽에서 모두 메달을 획득한 여섯 번째 선수가 된다. 미국 선수로는 1920년 복싱과 1932년 봅슬레이에서 모두 금메달을 딴 에디 이건, 2004년 육상과 2012년 봅슬레이에서 은메달을 목에 건 로린 윌리엄스의 뒤를 잇는다.

가능성이 없는 얘기가 아니다. 알바레스는 조별리그 2경기에서 타율 0.375(8타수 3안타), 2타점, 3득점 활약했다. 소시아 감독은 2경기 모두 알바레스를 테이블 세터에 기용했고 공격의 활로를 뚫어내며 팀에 연승을 안겼다. 미국은 B조 1위로 한국을 제치고 상위 라운드 진출을 확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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