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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 본산은 전라도" 호남서 숙인 이재명…이낙연은 수도권 공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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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경기지사가 1일 “대한민국 개혁·민주세력의 본산은 전라도”라며 호남 표심 본격 공략에 나섰다. 반면 이낙연 캠프에서는 이 지사의 ‘백제 발언’에 대한 입장을 되물었다.

이재명, 정세균 띄우며 “전라도 없으면 민주당 존재 어렵다”

더불어민주당 대선주자 이재명 경기지사가 전국 순회일정 셋째 날인 1일 친환경·친기업 행보에 나섰다. 전주 덕진구에 위치한 '한국 탄소 산업 진흥원'을 방문해 탄소소재로 만드는 물건들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프리랜서 장정필

더불어민주당 대선주자 이재명 경기지사가 전국 순회일정 셋째 날인 1일 친환경·친기업 행보에 나섰다. 전주 덕진구에 위치한 '한국 탄소 산업 진흥원'을 방문해 탄소소재로 만드는 물건들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프리랜서 장정필

이 지사는 이날 전북도 의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동학혁명에서 나온 대동(大同) 세상의 주관은 본래 전북이다. 전라도가 없다면 민주당이 존재하기 어려운 게 현실이다. 전국 민주당 당원들 절대 다수도 전북도민이거나 출향민, 또는 가족이 많다”고 말했다. 이어 “(전북이 고향인) 정세균 전 대표께서는 저를 픽업해서 키워주신 분”이라며 “성과를 만들어내는 훌륭한 정치 선배다. 총리로서도 훌륭하게 역할을 해내셨다”고 덧붙였다.

이 지사는 간담회를 마친 뒤 전주 한국탄소산업진흥원을 찾아 지역 신산업 육성에 적극 힘을 보태겠다는 뜻도 밝혔다. 그는 “전라도가 과거에는 곡창지대였지만, 탄소·신재생 산업을 통해 재도약하는 시대가 오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 지사의 전주행은 지난달 30일부터 시작된 3박4일 전국순회 일정의 일환이다. 특히 이날 호남 방문에 초점을 맞췄다는 평가가 많다. 최근 ‘백제 발언’이 정치쟁점화한 뒤 이 지사의 호남 지지율이 급락했기 때문이다.

리얼미터가 오마이뉴스 의뢰로 지난 26~27일 전국 성인 2058명을 대상으로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를 조사한 결과(신뢰 수준 95%·표본오차 ±2.2%포인트.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참조), 이 지사의 호남 지지율(32.2%)은 2주 전 같은 조사(43.7%) 대비 11.5%포인트 급락했다. 이낙연 전 대표(30.7%)와 격차가 거의 없어져 캠프에 비상이 걸렸다. 이후 이 지사 측은 전국순회 일정을 발표한 것이다.

이낙연 측, ‘백제 발언’ 재상기…‘경기북도’로 수도권 공략

더불어민주당 대권주자인 이낙연 전 대표가 30일 경기도 의정부시 신곡동 경기도북부청사 앞 평화광장에서 열린 국가균형발전 및 경기도 분도 관련 좌담회에서 더불어민주당 김민철 의원의 발언을 경청하며 생각에 잠겨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대권주자인 이낙연 전 대표가 30일 경기도 의정부시 신곡동 경기도북부청사 앞 평화광장에서 열린 국가균형발전 및 경기도 분도 관련 좌담회에서 더불어민주당 김민철 의원의 발언을 경청하며 생각에 잠겨 있다. 연합뉴스

이 전 대표 측에서는 ‘백제 발언’을 재차 문제삼는 전략으로 응수했다. 이낙연 캠프 상임부위원장인 신경민 전 의원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이 지사가) 결정적 멘트를 빼고 덕담으로 (백제 발언을) 포장했다”고 비난했다. 신 전 의원은 ‘비슷한 덕담을 지난해 7월 30일 이 전 대표를 만나 나눴다’는 이 지사의 해명에 대해서도 당시 백제 발언은 없었다며 추가해명을 요구했다.

이 전 대표 측은 동시에 ‘경기북도 분도(分道)’ 이슈를 재차 꺼내들며 이 지사 강세 지역(이재명 30.8%, 이낙연 15.3%. 26~27일 리얼미터 조사)인 인천·경기 지역 표심을 공략했다.

이 전 대표의 수행실장을 맡고 있는 오영환 의원(의정부갑)은 이날 오후 간담회에서 “이 지사는 지난해 국감 때도 경기도를 분도하면 상황이 나빠진다 주장했다. 이는 균형 발전에 대한 책임을 회피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오 의원은 “이 지사가 경기도 분도 불가론에 가까운 입장을 내고 있음에도 이재명 캠프에는 ‘경기북도 추진단’에 이름을 올린 의원이 다수”라며 “캠프 총괄을 맡은 정성호 의원(양주)도 뜻에 충분히 공감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文 디스하냐”…‘닭칼, 소칼’ 논쟁 격화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왼쪽)와 이재명 경기도지사. 연합뉴스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왼쪽)와 이재명 경기도지사. 연합뉴스

이 지사와 이 전 대표의 갈등은 업적 공방으로도 번졌다. 이 지사 측이 이 전 대표가 총리와 민주당 대표 재임시 한 일이 없다는 식으로 공격을 하자, 이 전 대표는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닭 잡는 칼과 소 잡는 칼은 다르다”고 반박했다. 이에 이 지사 캠프의 현근택 대변인은 “이 전 대표는 국무총리, 당 대표를 지내서 중앙정치에서 잘 나갔고, 이 지사는 성남시장, 경기도지사 지냈으니 변방에서 못 나갔다는 것이냐. 소 잡는 칼을 갖고 있으면 뭐 합니까. 닭도 제대로 잡지 못하면서”라고 비꼬았다.

그러자 이 전 대표 측은 이날 간담회에서 “이낙연 총리가 별로 한 일이 없다고 하는데, 이건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디스”(신경민 전 의원)라고 맞받았다. 신 전 의원은 “문 대통령이 아무 하는 일 없는 총리와 3년간 같이 일했다는 것인데, 더 이상 이걸 가지고 이야기하는 건 마타도어를 넘은 민주당 정부에 대한 폄하”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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