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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희 "초콜릿 있어요?" 이때가 전성기…LG폰 역사속으로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2005년 당시 배우 김태희가 등장했던 LG전자의 초콜릿폰 광고.

2005년 당시 배우 김태희가 등장했던 LG전자의 초콜릿폰 광고.

“초콜릿 있어요? 초콜릿 있어요, 없어요?”
배우 김태희가 휴대폰 매장의 문을 열고 고개를 빼꼼히 내민 채 이런 질문을 던진다. 김태희뿐 아니라 당대 내로라하는 스타인 다니엘 헤니와 현빈 등이 모델로 출연했던 LG전자의 ‘초콜릿폰’ 광고의 한 장면이다. 초콜릿폰은 2005년 11월 출시된 지 2년 만에 국산 피처폰 중 최초로 글로벌 시장에서 1500만대라는 판매 기록을 세웠다. 경쟁사가 다양한 기능을 넣느라 울퉁불퉁한 디자인을 선보일 때, 블랙 컬러의 간결한 디자인으로 소비자를 사로잡았다.

이후 LG전자는 샤인폰ㆍ프라다폰을 연이어 흥행시키며 글로벌 시장 3위를 오를 만큼 승승장구했다. 하지만 2007년 애플이 쏘아 올린 ‘스마트폰’이라는 메가 트렌드에 뒤처지면서 2015년부터 ‘적자의 늪’에 빠졌다.

26년간의 휴대폰 사업서 완전히 철수  

LG폰 출시부터 철수까지 그래픽 이미지.

LG폰 출시부터 철수까지 그래픽 이미지.

LG전자에 있어 영욕의 역사로 기록될 휴대전화 사업(MC)이 지난달 31일을 끝으로 시장에서 완전히 철수했다. LG전자 측은 사업 종료 후에도 휴대폰 구매 고객과 기존 사용자가 불편을 겪지 않도록 충분한 사후 서비스(AS)를 지원하겠다는 입장이다. 향후 3년간 기존 제품에 대한 업그레이드를 제공하고 4년간 AS도 지속할 방침이다. MC사업본부 임직원 3400여명의 재배치도 마무리됐다.

LG전자는 지난달 29일 열린 실적 발표 컨퍼런스 콜에서도 이런 입장을 재확인했다. LG전자 측은 “휴대폰 사업 종료에 따른 상반기 전체 중단 영업 순손실은 1조3000억원 수준”이라며 “향후 운영체제(OS) 업그레이드와 앱 서비스 지속 운영 등 고객 서비스를 위한 모든 필요한 비용을 충분히 반영했다”고 말했다.

애플이 쏘아 올린 ‘스마트폰’ 패러다임서 도태  

이로써 LG전자가 이어온 26년 역사의 휴대전화 사업이 막을 내리게 됐다. LG전자는 1995년 ‘화통’을 출시한 LG 정보통신과 합병(2000년)한 뒤 10년간 전성기를 누리며 승승장구했다. 2010년 3분기에만 2800만 대를 팔아치우며 세계 3위에 올랐다. 하지만 애플의 아이폰 등장 이후 내리막길로 접어들었다. LG전자는 2010년에 첫 스마트폰인 ‘옵티머스’를 시작으로 스마트폰 시장에 뛰어들었지만, 판세를 뒤엎긴 역부족이었다.

LG전자는 2015년 2분기부터 지난해 말까지 23분기 연속 적자를 내며 누적 영업 적자만 5조원대를 기록했다. 올해 1월 세계 최대 가전박람회인 소비자가전쇼(CES)에서 화면이 말려 들어가는 스마트폰인 ‘LG 롤러블’을 공개하며 기술력을 과시했지만 사업 철수 결정을 뒤집진 못했다.

LG전자가 올해 1월 열린 'CES 2021'에서 공개한 'LG롤러블'의 구동 장면. [영상 LG전자]

LG전자가 올해 1월 열린 'CES 2021'에서 공개한 'LG롤러블'의 구동 장면. [영상 LG전자]

2만4000개 특허, 미래 먹거리 ‘전장’에 이식

LG전자는 휴대폰 사업에선 철수하지만 그동안 축적한 기술은 새로운 미래 먹거리를 키우는 데 활용할 계획이다. LG전자는 컨퍼런스 콜에서 “내부적으로 2만4000개에 달하는 4세대(4GㆍLTE)ㆍ5세대(5G)의 통신 표준 특허를 보유하고 있다”며 “휴대폰 사업에서 확보한 핵심 지적재산권(IP) 자산은 스마트 가전과 사물 인터넷(IoT)에 활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전장 사업과의 시너지를 기대하고 있다. LG전자는 “통신 특허 기술은 전장 사업과 차량용 커넥티드 핵심 기술로 활용이 가능하다”며 “텔레매틱스(차량용 무선인터넷 서비스)ㆍ디스플레이 등 인포테인먼트(정보와 엔터테인먼트의 합성어) 개발에 적극 활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LG전자와 마그나 인터내셔널은 7월 28일 합작법인인 'LG마그나 이파워트레인'에 대한 주식매매 절차를 마무리했다. [사진 LG전자]

LG전자와 마그나 인터내셔널은 7월 28일 합작법인인 'LG마그나 이파워트레인'에 대한 주식매매 절차를 마무리했다. [사진 LG전자]

앞서 LG전자는 지난달 28일 캐나다 마그나 인터내셔널과의 합작 법인인 ‘LG마그나 이파워트레인’에 대한 주식매매 절차를 마무리했다. 마그나는 글로벌 3위 자동차 부품 회사다. 두 회사가 가진 전기차 핵심 부품에 대한 제조 경쟁력(LG전자)과 파워트레인(동력전달장치) 분야 기술력(마그나)을 통해 글로벌 친환경차와 전동화 부품 시장을 공략하는 것이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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