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일 역대최다' 日 코로나 폭발적 확산...올림픽과 연관성 공방

중앙일보

입력 2021.08.01 15:49

도쿄올림픽이 열리고 있는 일본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연일 최다 기록을 갈아치우며 급격한 확산세를 보이고 있다. 국민들의 반대 속에서 올림픽을 강행한 일본 정부는 "현재의 코로나19 확산과 올림픽은 관계가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지만, "폭발적인 확산의 근본 원인은 올림픽"이라는 전문가들의 지적도 이어진다.

도쿄 4천, 전국 1만명 넘으며 연일 기록 경신
스가, "감염 확산과 올림픽 관계 없다" 주장
"올림픽으로 경계심 준 게 원인" 지적도

지난달 31일 도쿄 신주쿠에 있는 올림픽주경기장 인근에서 시민들이 올림픽 상징물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지난달 31일 도쿄 신주쿠에 있는 올림픽주경기장 인근에서 시민들이 올림픽 상징물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일본에서는 지난달 31일 전국 1만2341명의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와 나흘 연속 최다 기록을 경신했다. 올림픽 개최도시인 도쿄(東京)의 확진자는 이날 처음으로 4천명을 넘어 4058명이 나왔다. 이는 일주일 전 같은 요일보다 2.6배 많은 수치로 코로나19 유행 이후 최다 기록이다.

도쿄에는 지난달 12일부터 긴급사태가 발효돼있으나 확진자는 오히려 급증 양상이다. 도쿄 인근 수도권까지 감염이 확산하면서 일본 정부는 2일부터 사이타마(埼玉)·가나가와(神奈川)·지바(千葉)현과 오사카부(大阪府) 등 4개 광역자치단체에 긴급사태를 추가 발효한다.

현재 긴급사태가 발효 중인 도쿄와 오키나와(沖繩)현까지 포함해 대상 지역은 6곳으로 늘어난다. 기간은 패럴림픽 개막(8월 24일) 이후인 8월 31일까지다.

IOC, "올림픽, 성공적"

개막 전부터 일본에서는 올림픽이 코로나19 확산의 기폭제가 될 것이란 우려가 높았다. 실제 우려대로 '올림픽 하에서의 감염 대확산'이 현실화하자, 그 원인이 올림픽에 있는가 아닌가를 두고 공방이 벌어지고 있다.

지난 30일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가 긴급사태 발령 지역을 확대한다는 내용의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지난 30일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가 긴급사태 발령 지역을 확대한다는 내용의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일본 정부는 "현재의 감염 확산은 감염력이 높은 델타 변이 탓"이라며 올림픽과의 연관성을 부인하고 있다.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총리는 지난 30일 저녁 긴급사태 확대 관련 기자회견에서 올림픽이 감염 확산의 원인이라는 지적에 대해 "(외국 선수단이) 공항 입국 때 일본 국민과 접촉하지 않도록 하는 등 확실하게 대응하고 있다"면서 "지금은 그것(올림픽)이 감염 확산의 원인이 된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도 힘을 보탰다. 마크 애덤스 IOC 홍보부장은 지난달 30일 기자회견에서 "올림픽은 (현재까지) 매우 성공적"이라면서 "올림픽 관계자의 코로나19 감염률은 0.08% 정도로, (감염 확대와 올림픽과의) 연관은 없다"고 단언했다. 도쿄올림픽 조직위의 간부도 "내가 아는 한 선수와 올림픽 관계자가 도쿄 시민들에게 감염을 확산시킨 사례는 하나도 없다"고 밝혔다.

'무관중' 개최에도 구름 관객 몰려

1일 조직위가 발표한 이 날 올림픽 관계자 중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18명으로, 지난달 1일 이래 누적 259명이다. 평균으로 계산하면 하루 10명이 안 된다.

하지만 직접 감염 전달만이 확산 원인이 아니란 지적이 나온다. 긴급사태 선언 하에서도 인파가 줄지 않고 사람들의 외부 활동이 활발해진 데는 올림픽이 큰 영향을 줬다는 분석이다. 오미 시게루(尾身茂) 일본 정부 코로나19 대책 분과회 회장은 지난달 30일 7∼8월 휴가 시즌과 올림픽 개최 등을 거론하면서 "좀처럼 위기감이 전달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우려의 목소리를 높였다.

하라다 다카유키(原田隆之) 쓰쿠바(筑波)대 교수(임상심리학)도 마이니치신문에 올림픽 개최와 외출 자제 요청이 모순된다고 지적하며 "인간은 모순을 느끼는 상황에서 자신에게 유리한 것만 수용하는 경향이 있다. 따라서 올림픽에는 열광하고 (외출) 자제 요청은 흘러넘기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달 31일 밤 도쿄 신주쿠 가부키초 길거리에 젊은이들이 모여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지난달 31일 밤 도쿄 신주쿠 가부키초 길거리에 젊은이들이 모여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1일 도쿄신문에 따르면 도쿄 신바시(新橋) 등 유흥가에서는 음식점들이 정부의 단속에 아랑곳 않고 밤늦게까지 문을 열며 술까지 파는 경우를 흔히 볼 수 있다. 술집에 꽉꽉 들어찬 사람들은 단체로 환호하며 올림픽 경기를 본다. 4명의 젊은 남녀 손님들은 "올림픽이니까 마셔야 하지 않겠냐"고 목소리를 높였다고 신문은 전했다.

'무관중'임에도 불구하고 조금이나마 올림픽 분위기를 느끼기 위해 경기장 주변에 몰려드는 인파도 문제가 되고 있다. 트라이애슬론 경기가 열리는 도쿄 오다이바에는 새벽부터 시민들이 모여 밀집 응원을 했으며, 올림픽 주경기장 인근도 기념 사진을 찍으려는 사람들로 연일 북적이고 있다.

시내 관광 나선 선수들, 추방 

선수나 관계자들이 방역 수칙을 어기는 경우도 속속 드러났다. 지난달 29일에는 올림픽 심판 2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고 격리하던 중 당국의 승인 없이 외출했다가 적발됐다. 31일에는 유도에서 은메달을 딴 조지아 선수 2명이 규정을 어기고 도쿄 관광에 나섰다가 추방 조치를 당했다.

조직위는 1일 선수들의 방역지침을 규정한 '플레이북' 위반 사례가 현재까지 22인 나왔으며, 이 중 자격인정증명서인 AD카드를 회수당한 경우는 6명이라고 밝혔다.

관련기사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

Innovation Lab

ADVERTISEMENT